[김하정의 사회/과학 칼럼 6] 독일의 숲 유치원

1990년 대, 독일에서 아이들을 둔 엄마들이 모여 숲 유치원들을 만들기 시작한다. 지금은 350~400개 정도의 숲 유치원이 있다.

 

 

 

 

숲 유치원의 아이들은 퍼즐, 로봇, 인형 대신 돌멩이, 풀, 꽃과 함께 논다. 숲속에서 나무를 가지고, 여러 가지 형태로 놀잇감을 만들고, 선생님이 주시는 산딸기 등을 맛본다. 아이들은 자연과 함께하며, 자연스럽게 욕구를 분출하고, 모든 감각을 익힌다. 숲 유치원의 아이들은 무언가를 발견하면 그것에 집중하고, 또 작은 그룹으로 모여 서로 발견한 것을 설명해주고 가르쳐 준다.

 

숲 유치원의 효과는 실제로 연구 결과를 통해서 입증되어졌다.

 

2003년, 하이델베르그 대학의 패터 헤프너 박사가 숲 유치원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숲 유치원을 다녔던 230명 아이들, 일반 유치원을 다녔던 114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이 아이들이 취학한 뒤 담당교사들이 동기부여, 인내력, 집중력, 운동능력, 사회성, 창의력을 평가했고, 그 결과 모든 능력에서 숲 유치원 출신 아이들이 일반 유치원 출신 아이들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나타내고 있었다.

 

독일 바이에른 주 사회복지부 산하의 국립조기교육연구소에서도 조사를 실시했다. 숲 유치원 출신 50명과 일반 유치원 출신 50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운동능력을 테스트해본 결과, 소근육, 대근육 운동능력 모두 숲유치원 출신 아이들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숲 유치원의 아이들이 경험할 수 있고, 느끼는 공간은 정해진 공간이 아니기에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되고,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도 또한 산이 많은 지형이기 때문에 숲 유치원을 잘 활용한다면, 아이들에게 더 즐거운 곳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찍부터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한국말을 완전히 익히지 않은 채로 영어유치원에 보내려 하고, 집이나 학원에 계속 다니게 하는 것은 오히려 아이들이 경험할 수 있는 것을 제한하게 만든다고 본다.

 

공간의 틀에 박혀서 노는 것보다 숲 유치원이 아이들을 더 많은 걸 느끼게 만들고, 현명하게 살아가는 법을 익히게 하는 장소임을 인지한다면, 우리나라의 자연환경의 특징과 더불어 아이들의 최고의 놀이터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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