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정의 문화 칼럼] 세대 차이를 좁히는 레트로와 뉴트로

미디어의 급속한 발전으로 사회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문화적 측면에서는 미디어를 통해 다양하게 형성되기 때문에 시대의 흐름이 순식간에 변화한다. 이러한 이유로 서로 다른 세대가 향유했던 문화 간 차이가 커지게 되고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각 세대가 접해온 사회의 분위기와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문화적 공통분모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난감한 문제로 해결방법을 찾던 도중, 세대와 상관없이 한 번 쯤은 접해보았을 법한 문화를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레트로와 뉴트로이다.    

 

흔히 부모님 세대 감성, 8.90년대 감성이라고 일컫는 분위기의 문화가 최근 상권이나 방송 매체 등에서 유행하고 있다. 이처럼 과거의 유행이 현재에 다시 부상하는 것을 레트로라고 한다. 그 당시의 문화를 향유하던 세대들은 2020년대에 접어든 지금, 레트로를 통해 다시금 향수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레트로를 즐기는 것은 그 당시의 세대들만이 아니다. 레트로를 처음 접한 다른 세대들은 이들만의 방식으로 발전 시켜 한 층 더 트렌디하게 재해석해 즐긴다. 이를 뉴트로라고 한다.

 

 

<LP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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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대 후반 등장한 LP는 스테레오 시대의 문을 열어서 1980년대까지, 약 40여 년간 음반시장을 점유했다. 하지만 1990년대에 LP보다 더욱 진보된 성능의 CD가 등장하며 LP의 소비는 급속히 쇠퇴하였고, 2000년대에는 온라인 음악 서비스가 들어서며 음악 시장을 장악했다. [참고: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40724&cid=46661&categoryId=46661]

 

그렇게 사라져갔던 LP는 2010년대에 레트로 열풍이 불어오면서 소비가 점차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금처럼 간단한 터치 몇 번으로 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과는 달리, LP는 음악을 듣기까지 까다로운 절차들이 따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단점으로 여겨졌던 것이 오히려 그 당시 세대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다시 LP를 찾게 만들었다. 이러한 분위기에 최근 인기 가수들도 LP로 음반을 발매하는 모습을 줄이어 보이고 있는데, 기존의 LP판에 비해 다양한 색상을 활용해 한 층 화려하고 다채로운 디자인이 눈에 띈다. 그렇게 LP 뉴트로가 형성되며 10대부터 30대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참고: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0042818512106835 / http://www.hani.co.kr/arti/culture/music/941065.html]  이를 통해 날이 갈수록 LP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데, LP 생산업체 마장뮤직앤픽처스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음악 시장에서 LP 판매량은 2016년 28만 장의 배를 넘는 60만 장을 기록했다고 한다. [참고: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0042818512106835]

 

 

<그 시절, 그 노래들의 재탄생>

JTBC의 예능 프로그램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일명 슈가맨)'도 음악으로 레트로와 뉴트로를 동시에 구현한다. 슈가맨에는 10대부터 40대까지의 방청객들이 현장에 참여한다. 방청객들은 수 십 년 전 발매되어 인기를 끌었던 노래(슈가송)의 주인공, 즉 슈가맨에 대한 힌트를 듣고 슈가맨이 누구인지 추리해 나간다. 그 후에는 슈가맨이 등장해 슈가송 무대를 꾸미면서 레트로 감성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노래들을 알고 있는 연령층은 대부분 3, 40대이다. 1, 20대들은 태어나기도 전에 발표된 곡들이 꽤 있어서 비교적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주 소비자가 1, 20대의 젊은 연령층인 가수들을 리메이크 가수로 섭외해, 슈가송을 2020년 버전으로 재탄생시킨다. 이를 통해 1, 20대 연령층도 함께 슈가송을 즐길 수 있다. 

 

파일:Yang Joon Il.2019.jpg

 

실제로 슈가맨으로 출연했던 양준일은 방송 이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의 스타일과 음악이 최근 유행하는 레트로, 뉴트로와 완전히 부합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그는 1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폭넓은 연령층을 사로잡았다. 특히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그의 노래인 '리베카' 무대가 큰 화제가 되면서 폭발적인 조회 수를 기록하고, 당시 무대의 양준일의 패션에 열광하는 등 약 30년 전 스타일과 노래라는 점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참고:https://www.ytn.co.kr/_ln/0102_202001171640438857 /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868525 /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601211&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가족들이 다 함께 양준일의 팬이 되었다는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네티즌은 양준일을 알고난 후 가족들과 같이 팬클럽에 가입하고, 양준일의 팬미팅 공연을 관람했다는 후기를 전했다. 이를 통해 레트로와 뉴트로가 세대 통합을 불러왔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레트로와 뉴트로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서 다양한 분야에서 세대 간의 접점을 마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여러 세대가 하나의 문화를 함께 즐김으로써 공감대의 형성을 유도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위의 사례처럼 실제로도 부모, 자식의 세대 간 차이를 좁히고자 레트로와 뉴트로를 함께 즐기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만약 주변 사람들, 혹은 가족들과 세대 차이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면 레트로·뉴트로 유행에 동참해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레트로와 뉴트로가 불러올 앞으로의 긍정적인 영향과 발전을 통해 세대 간 차이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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