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은의 언어 칼럼] 언어 공부,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리나라에서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교육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약 3개의 언어를 배우게 된다. 하지만 '나는 3개 국어를 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흔치 않다.  오히려 '다 배우긴 했지만,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는 언어는 국어밖에 없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더 빠른 속도로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는 시대에서, ‘언어 공부’는 필수 교양으로 여겨진다. 국가마다 문화와 가치관의 차이 등이 존재하기에 더욱더 넓은 견문을 가지기 위해서 우리는 ‘외국어’를 공부한다. 우리나라는 초등학교부터 영어를 필수 과목으로 교육하고 있으며, 어릴 때부터 많이 접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님들은 ‘영어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기도 한다.

 

 

최근에 이르러서는 영어는 물론, 제2외국어를 함께 배우는 아이들도 늘었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중학교부터 제2외국어를 필수 과목으로 교육하고 있다는 사실의 영향을 받은 듯하다. 더욱이, 우리나라에는 외국어를 집중적으로 배우고 싶은 학생들을 위해 약 31개의 외국어 고등학교가 있으며, 약 5개의 외국어대학교가 있다. 언어 공부를 하기에 이보다 더 훌륭한 환경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점차 과학 기술에 발전에 따라 언어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포털 사이트의 번역기는 전보다 더욱 정확한 번역을 해내고 있으며, 실시간 외국어 번역이 가능한 이어폰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를 보며, 사람들은 ‘더는 힘들게 외국어를 배우지 않아도 된다’는 반응을 보인다. (참고: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tvh&oid=449&aid=0000143925

 

언어를 공부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러나 언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에, 대부분 사람의 최종 목표는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일 것이다. 아무리 기술의 발전으로 고성능의 번역기가 탄생한다 해도, 언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먼저, 의사소통이라는 것은 단순히 상대에게 나의 뜻을 전하고 상대의 뜻을 이해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억양, 말투, 속도, 어휘 선택 등은 그 사람의 감정, 상태, 더 나아가 가치관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들이다. 만약 번역기를 사용하여 의사소통하게 된다면, 흘러나오는 번역에 집중하여 그 사람을 파악하는 데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게 되고, 이를 보며 상대방은 자신에게 무관심하다고 생각하며,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언어를 배우지 않으면, 상대에게 ‘나’라는 사람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언어 구사 과정에서 ‘나’에 대한 정보들이 자연스레 드러나게 되는데, 번역기를 사용하면 ‘나만의 언어 구사 방식’이 아닌 번역기에 정보를 입력한 사람의 언어 구사 방식으로 전달되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표현하고 싶은 ‘나’를 표현하기 어렵다.

 

 

흔히 사람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것이 외면적 요인들이라고 한다. 이에 덧붙여 사람의 전반적인 인상을 좌우하는 것은 다름 아닌 언어 구사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온전히 자신의 지식에 기대어 전달력 있는 언어 구사 방식을 사용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주변인들의 관심과 신뢰를 얻기 쉽다. 하지만, ‘자신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수준은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것이 아닌,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코로나 사태로 집에 머물며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대신, 자신의 내면적 가치를 더욱더 높이기 위한 언어 공부를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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