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현의 시사 칼럼] 차별에 찬성한다는 말은

 

 

현재 정의당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발의하면서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다. 차별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장치인 '차별금지법',  너무나도 당연한 이 법안이 왜 이렇게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고 있는지, 또 이에 반대하는 이들과 찬성하는 이들의 주장은 무엇인지를 알고 차별 금지법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그 필요성을 말하고자 이 칼럼을 작성하게 되었다. 

 

"'나는 차별을 하지 않아.' '우리 회사에는 차별이 없어.' 정말 그럴까? 우리는 스스로가 선량한 시민일 뿐 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믿는 ’선량한 차별 주의자‘들을 곳곳에서 만난다."1) 지난 2019년 초판된 도서 ’선량한 차별주의자‘의 한 대목이다.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는 듯한 이 대목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부드러운 차별들을 끄집어내고 있다. 인권이라는 개념이 명문화된 이래로, 약자의 인권을 짓밟는 행위인 차별을 근절하고자 많은 이들이 노력해왔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그 노력의 하나의 종착지이자 진정한 평등의 시작으로 ’차별금지법‘이라는 법안이 오래도록 논의 상태에 놓여있다. 

 

차별금지법은 성별, 장애, 병력, 외모, 나이, 출신 국가, 인종, 성정체성,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학력 등의 사회적 조건을 이유로 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영역에 있어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과 혐오 표현을 금지하는 법률이다. 위에 언급된 차별을 다루는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성별, 인종, 장애 등 특정 차별만 다루는 개별적 차별금지법으로 분류될 수 있다. 현재 시행된 다른 나라의 차별금지법으로는 독일의 일반균등대우법(2006년), 미국의 연령차별법(1975년), 장애인법(1990년), 유럽 연합 기본권리헌장(2000년) 등이 있다.2)

 

다수 선진국이 이른 시기에 차별을 제재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 두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3)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에 처음으로 발의되었으나 매 국회마다 강한 반대의사로 좌절되었다. 이번 국회에서도 정의당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발의하면서 거센 찬반 논쟁이 일어났다. 가장 거센 반대 의사를 보이는 기독교인 측은 ‘동성애자를 특권층으로 만들며, 선량한 시민의 표현을 억압하는 악법’이라며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반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차별 금지법을 반대하는 단체가 고양시 정의당 소속인 심상정 의원의 사무실에 낙서 테러를 벌여 논란이 되었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한 정의당과 이를 지지하는 전국 인권위원장을 비롯한 단체들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특정 집단을 위한 것이 아닌 모두의 존엄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여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통과를 지지하고 있다. 전국 광역지자체 인권위원회 협의회는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차볋을 그대로 두고는 누구도 안전할 수 없다는 것은 국제적 표준이다.’라고 말하며 현 코로나 19 상황에서 불거진 차별을 통해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4)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이들은 이 법안이 오히려 역차별을 유발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명확하게 현실에 존재하는 기득권층과 약자를 구분해야 한다. 5) 현재까지도 성소수자는 약자이며 소수자이고, 차별금지법은 특정 집단에 이익을 주는 악법이 아닌 모든 이들의 최소한의 존엄과 인권을 보호하는 안전장치이다. ‘차별 금지법에 반대한다’는 말은 결국 타인의 특성을 근거로 차별을 정당화하는 것이며, ‘나는 차별에 찬성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역차별이라는 단어 뒤어 숨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차별을 묵인하고 정당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참고 및 인용 자료 출처 링크

1. 인용: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지음)

2. 참고: https://ko.wikipedia.org/wiki/%EC%B0%A8%EB%B3%84%EA%B8%88%EC%A7%80%EB%B2%95

3. 참고: https://www.christiantoday.co.kr/news/333617

4. 참고: :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955274.html

5. 참고: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64113&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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