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우의 사회 칼럼]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

‘공부는 잘하고 있어?’, ‘취업은 했니?’, ‘결혼은?’ 우리는 살면서 그 나이에 맞는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시작하기에 적절한 나이는 없다지만 남들과는 다른 시도를 해본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우연히 보게 된 뉴스에서는 한 할머니께서 자신을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할망구’라고 말하며 행복한 표정으로 오지를 순례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용기 있는 어르신의 모습을 보며 나 또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것 같았다.

 

온천도, 해외여행도 관심 없다던 할머니는 여든한 살, 히말라야의 오래된 절 이야기에 이끌려 아들과 오지 순례를 시작해 지금은 석 달 동안 2만km 순례를 떠날 수 있는 탐험가가 되었다.1 그녀의 모습은 '나이가 들어 너무 힘들진 않을까?',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나?'라고 생각한 나의 편견을 깨뜨렸다. 오지를 순례하는 험난한 여정에도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 모습은 여행을 가지 못해 답답했던 나의 가슴을 뻥 뚫리게 했고, 최근 생겨나고 있는 안타까운 소식들에 절인 내 마음을 일으켜 세워졌다.

 

 

이렇게 새로운 시도를 한 사람은 또 있다. 인기 유튜버인 ‘박막례 할머니’는 대표적인 실버(silver, 노년층을 뜻하는 단어) 유튜버로 100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가졌다. 그녀는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라는 제목의 책을 펴내고, 대구에서 팬 사인회를 갖기도 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2 박 할머니 외에도 많은 실버 크리에이터분들이 요리, 먹방, 농업 등 저마다의 콘텐츠를 가지고 활동하고 있고, 많은 시니어 모델분들도 활동을 하고 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2016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기대수명 연장 및 출산율 감소 등의 영향으로 2015년 12.8%에서 급격히 증가해 2026년 20%, 2037년 30%, 2058년 40%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사회 속에서 노년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이다.3 노년층은 더는 소외된 세대가 아니다. 노년층의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대중문화 속에서도 노년층이 비중 있게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새로운 시작의 문턱이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했던 어린 우리는 어느새 자라고 자라 이제는 특별한 것이 아닌 평범한 것, 무난한 것을 따르게 된다. 언제부터 우리는 새로운 시작을 두려워하게 된 것일까? 이미 너무 늦었다고 만류하는 주변 사람들, 사회의 분위기는 우리의 시작을 막는다. 하지만 그 적절한 때, 시작은 누가 정하는 것일까? 새로운 시작을 만류하는 것이 아닌 응원하는, 더는 나이가 족쇄가 되지 않는 그런 세상이 오길 바란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참고: 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972138
2.참고: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190801.010160750400001
3.인용: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190801.0101607504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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