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연주의 시사칼럼 2] ‘외식이 집밥보다 나아요!’

엥겔지수의 모순과 스테그플레이션 현상

창조경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우고, 진행 중이던 사업이다. 하지만 현재 경제 상황을 보자.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트럼프 정부의 등장에 따른 새로운 정책들과 미국 연방 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 FRB)의 금리 인상 등 많은 변수의 등장과 이에 대한 미비한 대처로 한국 경제는 침체되어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침체 속에서도 물가는 서서히 오르고 있다. 특히, 의식주 중 ‘식(食)을 담당하는 식료품 코너에 가보면 터무니없는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기도 하다. 오이 하나에 1,000원을 웃돌고, 애호박도, 버섯도, 심지어 농사가 아주 잘 돼서 농민들이 눈물을 머금고 손해를 보며 팔고 있다는 고추마저도 전보다 가격이 낮아진 것 같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이러한 스테그플레이션 현상(=경제불황 속에서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상태; Stagnation 경기침체와 Inflation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을 반영하는 가장 적절한 지표가 있다. 이는 엥겔지수(=전체 수입에서 식비로 나가는 돈의 비율)이다. 그런데, 작년 엥겔지수는 13.70으로 2003년 관련 통계자료를 수집한 이후 가장 낮았다고 한다.


엥겔지수는 각 가정의 식사를 위한 식 재료비만을 반영하고 외식비용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하지만, 1인/2인 가구들은 오히려 외식하는 것이 값싼 실정. 일주일에 한 두 번을 제외하고는 음식점에서 포장해서 사 먹거나 밖에서 먹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3, 4인가구도 외식이 더 싸다는 외침에 동참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를 보자. 물가가 비싸다는 영국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보다 기본 식재료 가격은 싼 편이다. 물론, 가공된 음식들은 우리나라보다 인건비가 비싼 영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비싸다는 것이 이해가 간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가공된 음식과 식재료 가격과의 차이가 별반 나지 않는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어쩌면 이러한 스테그플레이션 현상은 우리 생활의 일부분을 차지하는 음식의 가격이 비싸다는 것으로 끝날 수 있는 문제이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인건비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사람의 손을 덜 거쳐 간 것과 거쳐 간 것의 차이는 분명해야 하나, 그렇지 않다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중간 상인들의 이윤 챙기기가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한 인식도 사람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부가 소수에게만 집중되는 것이다.


1997년 IMF와 실업률이 같은 지금, 과거 기업이 힘들었던 상황에서 가계가 힘들어진 상황이 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수의 독식을 줄이고 개인의 소득을 보장해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칼럼 소개: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는 세계에 맞추어나가기 위해서는 세상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시사는 세상의 흐름을 알아보기에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다. 흥미롭지만 다가가기 어려웠던 부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사를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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