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때 또래상담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청소년들의 심리와 마음에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 가늠하기 힘든 것이지만 그 중에서도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불리는, 청소년 시기. 친구들 중에서도 잘못된 길을 가기도 하고, 또 다른 친구는 다시 제 길로 돌아오기도 한다. 여기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한 초등학교 선생님이 쓴 ‘그 아이만의 단 한 사람’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는데 이 책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한 사람에게 받은 깊은 존중이 평생을 살아갈 힘이 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아름답고 갸륵한 덕행’인 미덕을 가르치는 미덕교육이다. ‘버츄 프로젝트(The Virtues Project)’라고 불리는 이 교육방식은 캐나다 정신과 의사인 린다 캐벌린 포포프 등이 창안했다. 세계적으로 공통되는 미덕 52가지를 선정해 이 가치들에 기반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다. 아이들 속에는 미덕 52가지가 이미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이것을 일깨워주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자신 스스로에게 이러한 미덕이 존재한다는 것을 교사로부터 알게 된 아이들은 결국 평생 자신 스스로를 보석이라 여기며 인생을 소중히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미덕 52가지>
감사, 결의, 겸손, 관용, 근면, 기뻐함, 기지, 끈기, 너그러움, 도움, 명예, 목적의식, 믿음직함,배려, 봉사, 사랑, 사려, 상냥함, 소신, 신뢰, 신용, 열정, 예의, 용기, 용서, 우의, 유연성, 이상 품기, 이해, 인내, 인정, 자율, 절도, 정돈, 정의로움, 정직, 존중, 중용, 진실함, 창의성, 책임감, 청결, 초연, 충직, 친절, 탁월함, 평온함, 한결같은, 헌신, 협동, 화합, 확신
나는 이 방법으로 자신의 가치를 알게 되는 책 속의 아이들을 보고 내 친구들을 떠올렸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뭘까. 작은 말 한 마디, 배려깊은 행동 하나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대한민국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시기는 심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기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성적에 대한 좌절과 절망 등으로 많이 피폐해지고 힘들어하는 선배들을 보았다. 그래서 나는 3학년 4반, 우리 반 친구들을 대상으로 이 프로젝트를 실시하려고 한다. 학급에 미덕 52가지를 부착하고 미덕보드와 미덕용지를 만들어 놓고 자율적으로 친구들의 구체적인 행동과 미덕들을 붙여놓는 것이다.
과연 자신을 알아봐 주는 작은 말 한 마디가 고 3들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이러한 미덕 찾기는 사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학생들이 지치거나 힘들 때 누군가 자신을 세심하게 바라봐주고 챙겨주고 있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누군가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작은 행동을 칭찬해주고 나의 미덕을 발견해 주었을 때 내가 정말 존중받고 있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 버츄 프로젝트를 우리 반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고, 이것이 힘든 3학년 시기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