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의 미학 ‘공정여행’

나와 너와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여행

지구촌 사회에서는 교통수단이 발달함에 따라, 또한 자기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함 등 여러 이유로 관광,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문화와 음식들을 접하며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여행에는 숨겨진 뒷면이 있기도 하다. 대부분 관광이 발달한 나라일수록 현지인들이 관광수입으로 잘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관광 수입의 70~80%는 선진국 기업이 가져가고 현지인들에게 돌아가는 돈은 얼마 없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관광으로 인한 자연환경 파괴도 문제로 대두되며 그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 중 하나가 바로 ‘공정여행’이다.


공정여행이란, 요약하면 여행자와 여행대상국의 국민이 평등한 관계를 맺는 여행을 말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대등한 관계를 맺는 공정무역(fair trade)에서 따온 개념으로, 착한 여행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단순히 관광객들은 즐기기만 하는 여행에서 초래된 환경오염, 문명 파괴, 낭비 등을 반성하고 어려운 나라의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2000년대 들어서면서 유럽을 비롯한 영미권에서 추진됐다고 한다.


실제로 관광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씩 성장하지만, 관광으로 얻어지는 이익 대부분은 G7 국가에 속한 다국적 기업에 돌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관광객들이 공정여행을 통해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를 이용하고, 현지에서 생산되는 음식을 사는 등의 행동을 함으로써 공정 여행의 지역사회를 살리자는 취지도 실천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공정여행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이런 사람들을 위한 ‘공정여행 십계명’이 준비되어 있다.


<공정여행 십계명>

1. 지구를 돌보는 여행

2. 성매매하지 않는 여행

3. 윤리적으로 보시하는 여행

4.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여행

5. 다른 이의 인권을 존중하는 여행

6. 기부하는 여행

7. 친구가 되는 여행

8. 행동하는 여행

9. 지역에 도움이 되는 여행

10. 상대를 존중하고 약속을 지키는 여행


십계명 중 몇 개는 ‘이거 당연히 지켜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것들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공정 여행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내가 움직이는 것은 누군가가 써야 할 자원을 사용하는 것이고, 내가 편리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불편을 감내하고 수고한다는 것을 잊지 않고 여행하면 된다. 여행 중에 선택해야 하는 숙박, 음식, 관광과 같은 것에 대한 기준을 ‘어느 것이 더 저렴한가?’에서 ‘어느 것이 더 공정한가?’로 바꾸면 되고 ‘어디로’ 여행할지가 아니라 ‘어떻게' 여행할지’를 고민하면 된다.

물론 나의 재미와 행복을 위해 놀러 온 여행지에서 이런 거까지 생각하면서 불편함을 느껴야 하나, 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내가 작은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현지인에게, 자연에, 지구에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만약 지금까지 자신의 여행 행태를 되돌아보았을 때 지역의 현지 주민들에게, 자연에, 지구에 무엇인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한 번쯤은 공정 여행을 생각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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