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진의 스포츠칼럼 7] '9800만 유로' 셀링클럽 에버튼의 무서운 반란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에서는 유럽대항전 진출권을 획득할 수 있는 순위인 1위부터 5위까지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클럽들이 있는데 팬들은 이 클럽들을 흔히 '빅6' 라고 칭한다.

비록 이 빅6에 포함되진 못하지만 늘 그들의 발목을 잡는 팀이 있다. 바로 리버풀을 연고로하며 현재 EPL에서 가장 오랜기간동안 활동한 에버튼FC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빅6에 비해서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있는 클럽이지만 알고보면 에버튼은 역대 잉글랜드 1부리그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39경기 60득점) 보유자인 전설 '딕시 딘'이 활약했던 잉글랜드 명문구단이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꾸준히 빅6를 위협했지만 재정상황 등의 차이로 인해 그들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야기가 다르다. 지난시즌부터 구단주와 감독 등 다양한 변화가 생기면서 서서히 과거의 모습을 되찾고있는 그들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그 어느 클럽보다 활발한 영입을 보여주고있다. 이번 여름이적 시장에서 공개된 액수로만 9800만 유로(약 1300억원)로 클럽 역사상 가장 적극적인 영입을 하고있는 에버튼에게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



[공격수부터 골키퍼까지 소리없이 무서운 그들의 영입]



아직 이적시장 마감일까지 많은 시간이 남았지만 현재까지 에버튼은 네델란드 에레디비스의 아약스에서 주장으로 활약한 데비 클라센(24)과 지난시즌 맹활약을 보여주면서 이름을 알린 선덜랜드 출신 골키퍼 조던 픽포드(23)를 시작으로 스페인 말라가에서 활약했던 공격수 산드로 라미레즈(22)를 영입했다. 또한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유망주인 보리스 마티스(19)와 네이선젤로 마켈로(17) 등의 신성들까지 영입하면서 베스트 11에만 의존했던 지난시즌과는 달리 강력해진 벤치자원까지 보유하게 되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에버튼 팬들의 주목을 받은 영입은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출신 수비수 마이클 킨(24) 이다. 맨유 유스 출신으로 현재 헐시티 AFC에서 활약하고있는 공격수 윌 킨과 쌍둥이 형제인 그는 3년전 2부리그 소속이었던 번리FC에서 임대이적 신분으로 맹활약을 보여주면서 팀의 승격에 큰 기여를 하였고 다양한 빅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센터백 세대교체가 절실했던 에버튼의 과감한 투자로 5년 3000만 파운드(약 447억원)이라는 구단 최다 이적료를 기록하며 에버튼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많은 빅 클럽들이 관심을 보였던만큼 에버튼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또 센터백에 변화가 필요했던 에버튼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구단 최다 이적료를 기록한만큼 수많은 에버튼 팬들이 그를 지켜보고 있다.



[유망주들의 천국, 에버튼FC]



현재까지 에버튼이 영입한 선수들은 모두 20대 초반의 선수들이다. 또한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10대 유망주인 보리스 마티스와 네이선젤로 마켈로, 그리고 올해 20세가 된 나이지리아 신성 헨리 온예쿠루까지 새롭게 영입하면서 에버튼은 유망주들의 천국이 되었다.

지난시즌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면서 국내 포털사이트 인터넷 검색어 1위에 오르기까지한 톰 데이비스(19)와 메이슨 홀게이트(20)가 에버튼 U-23 소속이며 심지어는 대한민국에서 개최된 2017 U-20 월드컵에서 잉글랜드의 무패 우승에 기여한 칼버트-르윈(20)과 아데몰라 루크먼(19), 키에런 도웰(20)까지도 에버튼 소속이다. 

특히 톰 데이비스와 아데몰라 루크먼은 벤치 자원부터 최대는 선발까지도 활약가능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면서 다가오는 시즌에는 과연 얼마나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으며 어느덧 이들은 에버튼의 새로운 희망이 되어주고 있다.



[13년만에 돌아온 웨인 루니]


팀을 대표했던 스트라이커 로멜로 루카쿠가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맨유에 이적했으나 또 다른 스타가 팀에 입단하게 되었다. 바로 잉글랜드 간판스타 웨인 루니가 돌아온 것.

자그마치 13년 이란 세월동안 맨유에 몸담으며 전설로 남을 줄 알았던 그가 더 이상 맨유의 빨간 유니폼이 아닌 에버튼의 푸른 유니폼을 입다는 사실에 전세계의 수 많은 축구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루니는 에버튼이 연고로 하는 리버풀에서 자란 에버튼의 열혈 팬이며 2002년 에버튼에서 축구생활을 시작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또한, 한 인터뷰에 따르면 루니는 지난 13년 동안 "집에서는 가족들과 에버튼 파자마를 입었다" 라고 말하는 등 평소에도 에버튼에 대한 사랑을 저버리지 않았으며, 이번시즌 맨유를 떠날것을 짐작하면서 "에버튼에 돌아갈 수 있게되어 너무 행복하다" 라는 반응을 보였다.

EPL을 대표했던 선수인 만큼 최근들어 급격하게 폼이 떨어진 그의 모습을 본 많은 팬들이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에버튼 팬들에게 있어서는 그의 복귀가 그 어떤 소식보다 반가울 수 밖에 없다. 또한 팀을 이끄는 로날드 쿠만 감독 역시 "어린 선수들이 유독 많은 팀내에서 그들을 잘 이끌어줄 경험 많은 선수가 필요했다" 라고 언급하면서 루니의 복귀를 환영했다.

주급을 삭감하면서까지 팀을 옮기며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 루니는 과연 과거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되찾으면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이 그를 응원하고있다.



[로날드 쿠만과 에버튼의 숙제]



지난시즌, 3년동안 팀을 이끌었던 로베르토 마르티네즈 감독과 이별한 에버튼은 과거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한 스타 플레이어 출신 감독 로날드 쿠만 감독을 부임했다.

비교적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낸 그는 지난시즌 유럽대항전 진출권을 획득할 수 없는 7위를 기록했지만 맨유의 유로파리그 우승과 EFL컵 우승으로 인한 챔피언스 리그 진출로 인해 운좋게 아스날 FC와 함께 유로파리그에 진출하게되었다.

또한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즉시 전력감이 되어줄 수 있는 상위수준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선수층을 보강한 그는 지난 시즌과 다르게 5~6위권에 진입하여 불안감 없이 유럽대항전에 진출하는 목표를 가지고있다.

하지만 한 가지 풀어야할 숙제가 있다면 이제는 유망주들을 발굴하여 큰 금액으로 빅클럽에 판매하는 '셀링클럽' 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13년전의 웨인 루니 또한 영원히 에버튼 맨이 되어줄 것 같았으나 뛰어난 성적으로 맨유에 둥지를 틀게 되었었다. 위에서 언급되었던 수 많은 유망주들 역시 언제 팀을 떠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물론 지난 시즌 유로파 리그 진출권을 획득하면서 선수들에게 조금 더 매력적인 팀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셀링클럽의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인 것이 사실이다.

올해로 부임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게된 그와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는 에버튼FC는 다가오는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서 과연 토피스(에버튼 팬들을 칭하는 단어)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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