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들인 KBO 비디오 판독 센터...실체는?


이번 시즌부터 도입된 KBO비디오판독센터가 논란이 되고 있다. 무려 30억이라는 큰돈을 투자해 만든 최첨단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 오히려 오심을 부추기는 셈이 되었다고 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데, 과연 비디오 판독 시스템의 문제점이 무엇일까?

우선 비디오 판독 센터를 운영하게 된 회사는 에이클라로 프로야구 중계권 대행사이자 스포츠채널인 SPOTV의 모체로 유명한 회사이다. 에이클라가 운영권자가 되면서 방송가에서는 KBO가 에이클라를 밀어준다는 이야기가 돌아다녔다. 왜냐하면, 에이클라는 KBO로부터 프로야구 중계권의 대부분을 획득한 상태에서 비디오 판독 운영권까지 따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당시 방송사들은 KBO의 입찰과정을 지적했는데, 이를 살펴보면 비디오 판독 센터 운영권 입찰서 마감일이 120일이었고, 프레젠테이션 발표일이 24일이었는데, KBO는 입찰공고문을 13일인 금요일에 올렸고, 14, 15일이 주말이었으므로 실질적인 입찰 준비기간을 고작 4일이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센터의 근원적 문제는 입찰 과정이 아니라 사업 설계부터 장비 구입, 시스템 구축까지 모든 과정에 있다. 시스템 설계 때부터 비디오 판독의 핵심인 초고속 카메라와 고속 영사의 리플레이 시스템 구성이 빠져있었고, 전문가들은 이를 화살을 쏴 제트기를 격추시키는 격이라고 말했다.


또한, 비디오 판독 기획서를 보면, KBO가 구장마다 설치한 카메라 3, 중계카메라 7대로 센터를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문제는 KBO의 카메라 렌즈 배율이 중계카메라 렌즈의 배율만도 못하다는 것이었다. 각 방송사가 사용하는 중계카메라 렌즈의 배율은 70~120배의 고배율 렌즈로 현장 중계 PD들은 이정도의 고배율 렌즈를 사용해야 공의 움직임, 선수들의 세세한 플레이들을 하면에 담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KBO가 설치한 3대의 카메라는 이보다 배율이 떨어졌고, KBO1월에 공고한 비디오 판독 장비 구매입찰서에 따르면 고정용 카메라의 렌즈 기준이 ‘17배 이상의 기능이 있는 장비라고만 명시되어 있다.


이때, 방송사의 카메라는 현장 PD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고, 이런 상황에서 배율이 낮은 고정식 카메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는 저배율 렌즈가 아닌 초고속 카메라에 있다.


방송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지상파 산하 케이블 스포츠채널(MBC SPORTS+,KBS N SPORTS, SBS 스포츠)은 초고속 카메라를 중계마다 2~4개씩 사용한다. ‘피칭캠을 개발한 김덕호 대표는 영화신호가 1초에 24프레임이고, 일반적인 방송 신호는 1초에 30프레임이다. 반면 울트라 슬로우’(초고속 카메라)는 대개 400~1200프레임까지 제공한다.”순식간에 이뤄진 비디오 판독에서 울트라 슬로우를 반드시 써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는 KBO 비디오 판독 센터도 인정하는 부분이지만 아직까지 이런 문제 때문에 곤혹을 치른 일은 거의 없었다. 왜냐하면 나머지 7대의 중계카메라가 대부분 문제의 상황을 포착해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센터는 또 다른 곤혹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지금의 비디오 판독 센터에서는 울트라 슬로우의 영상신호를 받아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를 MBC SPORTS+ 이정천 부국장은 생닭과 프라이드 치킨으로 비유하여 이야기 했다. “울트라 슬로우는 생닭인데, 튀김기계인 전용 서버와 컨트롤러를 거쳐서 나온 울트라 슬로우 영상이 프라이드 치킨이다. 라며 아무리 중계사가 울트라 슬로우 영상을 찍어도 전용 서버와 컨트롤러가 없다면 30프레임의 일반 영상, 생닭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지금 그러한 시스템을 만들려면 엄청나게 많은 돈이 들어가고, 만약 만들어도, 문제가 생길 것 이라고 했다. 과연 어떤 문제일까?


예를 들어 MBC SPORTS+는 총 4대의 울트라 슬로우를 사용한다. 그중 1대는 선수나 관중, 감독의 표정을 잡는 데에 쓰이기 때문에 실제 경기상황을 따라가는 카메라는 3대인데, 만약 1사 만루 상황에서 안타가 나왔을 때, 3대가 각각 타구, 타자 주자, 투수를 잡는다고 가정했을 때, 홈에서 벌어지는 세이프-아웃상황을 울트라 슬로우로 보여줄 수가 없다. 따라서 판독 센터가 중계카메라에만 의존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렇게 준비조차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KBO 비디오 판독 센터는 알고 보면 마치 깡통처럼 속이 비어있는, 어떻게 보면 전혀 필요가 없는 센터일 수도 있다. 이를 보고 한 방송사 PD“30프레임 영상으로 판독이 가능한 접전 상황이라면 어느 감독도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지 않는다.”라며, “판독 요청이 나오는 접전은 최소한 120프레임 이상으로 봐야 알 수 있는데, 30프레임이 전부인 판독센터에서는 뭔가를 판정할 수 없고, 정직하게 말하면 지금의 판독센터는 처음부터 깡통 센터였다. 이를 KBO만 몰랐고, 지금은 야구팬들만 모르고 있던 것이다.”라고 말을 했다.


"[엠스플 사실은?]KBO비디오 판독 센터,처음부터 '깡통센터' 였다.",엠스플 뉴스, 2017년 8월 3일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