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심판 "포괄적 합의"....알고 보니 거짓해명

지난 기사에서 기아-넥센전 때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다뤘던 적이 있다. 이 사건을 요약해보면, 무사 1, 2루에서 기아의 김민식이 만들어 낸 번트타구가 배트에 두 번 맞았는지, 한번 맞았는지에 대해서 비디오 판독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이때, 심판들은 비디오 판독을 했고, 경기가 끝난 뒤에 현장에 있던 나광남 대기심은 인터뷰에서 “타석 내에서 일어나는 파울 상황은 포괄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시즌 전 심판진끼리 합의가 된 부분”이라고 얘기했다. 또한, KBO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배터 박스 내에서 일어나는 파울, 헛스윙, 몸에 맞는 볼 등 전반적인 사항이 비디오 판독 대상”이라며 “비시즌 심판진 미팅을 통해 이미 합의가 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말들은 증언들을 통해 금방 거짓인 거로 밝혀졌다. 한 심판은“김풍기 심판 위원장이 KBO에 전화한 것이 배트에 두 번 공이 맞는 것도 비디오 판독 대상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며 KBO로부터 비디오 판독 대상이 맞는다는 말을 듣고서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즉 김 위원장도 ‘배트에 공이 두 번 맞는 것’이 비디오 판독 대상인지 몰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즌 전, 심판진들이 배트에 두 번 공을 맞으면 비디오 판독 대상이라는 포괄적 합의를 한 적이 있는지도 의심이 갈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다수의 심판은“솔직히 말해서 그런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없다. 이번에 처음 들었다”며 “만약 그런 사실이 있었다면 문서라든가 서류 등 기록이 있을 거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사석에서 심판들이 모여서 그런 이야기를 확실하게 했다. 누가 모른다고 하느냐?”라고 주장했다.


만약 김 위원장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된다. 무슨 문제일까?


우선 비디오 판독의 범위는 ‘KBO리그 규정’에 분명하게 명시되어있다. 따라서 규정에 명시된 사항에 대해서만 비디오 판독을 시행한다. 즉, 심판이 마음대로 경기에 개입할 수 있는 여건을 최소화한 것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말을 종합하면, KBO 심판진들은 포괄적 합의를 통해 ‘비디오 판독 범위 확대’까지 적용했다. 이는 비디오 판독이 생겨난 이유를 퇴색시켜 버리는 행위가 된다.


본인들에게 불리한 상황이 눈앞에 닥치자, 눈앞에 있는 팬들의 분노를 피하고자 거짓 해명을 한 KBO는, 이제 더욱더 커진 팬들의 분노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많은 팬이 KBO를 부정적인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그냥 흐지부지하게 상황을 넘기다가는 이러한 일이 또 발생하고 말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꼭 철저하게 수사를 해서 강력한 징계를 받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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