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성준의 스포츠칼럼 11] 이변과 기적의 월드컵 최종예선 복기

이탈리아와 칠레, 네덜란드 이집트와 파나마, 그리고 아이슬란드

월드컵 촤종예선이 모두 끝이 났다. 이탈리아, 칠레, 네덜란드 같은 강호들이 대거 탈락한 이변의 최종예선이었으며, 아이슬란드, 이집트, 파나마 등 오랜만이거나 처음으로 월드컵에 진출한 국가가 많은 기적의 최종예선 이었다. 이제 최종예선을 통과한 이들은 각자의 방법을 통해 평가하고, 실험하고, 조직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그 방법들 중 가장 좋은 것 은 복기이다. 자신들이 했던 플레이, 경기를 되돌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복기는 팀들뿐만 아니라 축구를 즐기는 우리에게 필수적이다. 그들 과거의 플레이를 보면, 미래가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돌아보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두 가지의 키워드를 확인 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은 첫 줄에 언급된 이변‘, 기적이다.

 

 

 

 

 

이변의 최종예선

 

작년의 월드컵을 곱씹어 볼 때, 이번 월드컵은 이변으로 가득했다. 2014년 남아공 월드컵 준우승팀인 네덜란드의 탈락이 대표적 이변 중에 하나였다. 사실, 네덜란드의 탈락은 작년 유로 2016 때부터 예견된 결과였다. 당시 네덜란드는 예선에서 탈락했고, 당시 우승한 포르투갈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했다. 네덜란드는 과거 반 니스텔루이, 클라위베르트 등이 군림했던 모습을 영광 속으로 한 채, 현재형 레전드, 로벤 의 마지막을 지켜 볼 수밖에 없었다. 네덜란드와 더불어, 코파 아메리카 우승팀인 칠레의 탈락은 가장 큰 이변 중에 하나였다. 칠레는 근 몇 년간 알렉시스 산체스, 아르투로 비달 등 훌륭한 기량의 선수들을 앞세워 황금기를 누리고 있었다. 아르헨티나를 꺾고 달성한 코파 아메리카 우승이 그 증거이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 예선에선 달랐다

 

치열하기로 유명한 남미 예선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것이다. 칠레는 조별 순위표 안정권에 위치해 있었지만, 마지막 날 순위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탈락 위기였던 메시의 아르헨티나가 에콰도르를 3:1로 이긴 것이다. 게다가 안정권이었던 콜롬비아와 페루가1:1로 비기면서 칠레와 브라질의 경기로 칠레의 월드컵행이 정해지게 되었다. 하지만, 칠레는 티테 감독의 브라질에게 3:0으로 패해 월드컵에서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모두가 예상치 못했던 이탈리아의 월드컵 탈락은 최대의 이변이었다

 

이탈리아는 스페인이라는 난적을 조별예선에서 만나 조 2위로 PO에 진출했다. 그리고 그 플레이오프에서, 문제가 터졌다. 스웨덴에게 밀리는 경기력을 보이며 탈락한 것이다. 이는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팀의 기둥이었던 부폰, 키엘리니, 바르찰리, 그리고 데 로시가 은퇴를 선언했다. 게다가, 이탈리아 축구협회장 타베키오와 감독 벤투라가 사퇴했다. 이번 월드컵의 후폭풍으로, 이탈리아는 축구의 기둥들과 많은 팬들을 잃었다.

 

 

 

기적의 월드컵

 

이렇듯 많은 강호들이 탈락하자, 그만큼 많은 기적의 주인공들이 그들을 대체했다. 이집트, 아이슬란드, 파나마가 그 예이다. 이집트는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강팀이다. 검은 대륙의 잔치인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최다 우승팀이기도 하고, 매년 수많은 선수들을 배출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파라오들은 이상하리만큼 월드컵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가장 최근의 월드컵 진출이 1990년이었다. 하지만 2010년도부터 축구 산업 증진에 힘을 쓴 결과, 드디어 월드컵에 진출하였다. 그것도 우간다, 가나, 콩고가 속한 죽음의 조에서이다. 물이 오른 모하메드 살라, 아스날의 엘 네니, 전설의 이름을 가진 트레제게, 그리고 44세 골키퍼인 엘 하다리의 월드컵, 그들이 써내려 갈 스토리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이집트는 이번 월드컵이 보여준 이변 중에서는 덜 놀라운 축에 속한다. 사실 이번 대회에는 첫 참가 팀이 두 팀이나 된다. 아이슬란드와 파나마이다. 아마 작년 유로 20168강 기적을 보여주었던 아이슬란드를 기억 할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 아이슬란드의 기적의 역사가 러시아 월드컵에도 쓰이게 되었다. 사실 아이슬란드는 스위스와 한 조에 묶였던 2014 월드컵의 전철을 밟을 뻔했다. 크로아티아, 터키, 우크라이나가 한 조에 있는 죽음의 조에 묶인 것이다. 하지만, 아이슬란드는 침착하고 효율적인 축구로 자신들을 지난 월드컵에서 탈락하게 했던 크로아티아를 밀어내고 조 1위로 올랐다. 인구 30만의 소국, 유로 전만 해도 변방이었던, 기적의 팀이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 것이다. 단순한 조가 아닌, 가시밭길에서 본선행 역사를 쓴 것이다

 

그들의 진출로 우리는 유로2016의 천둥박수, 치과의사 감독과 영화감곡 골키퍼의 감동 신화를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파나마는 아마 우리에게 축구보다는 야구로 더 잘 알려진 국가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축구로 기억해 주기를 온몸으로 호소하고 있다. 그들 역시 본선까지 가는 길이 순탄치 않았다. 아니, 그들의 본선 행은 가장 순수한 기적 그 자체였다. 마지막 경기 전까지, 미국이 3위 파나마가 4,온두라스가 5위였다. 3위까지 본선 직행이었고, 4위는 플레이오프, 5위는 탈락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경기 때, 모든 순위가 뒤바뀌었다. 그 운명의 날, 온두라스가 진즉에 본선을 확정한 멕시코에게 승리했고, 파나마는 토레스의 연속 골로 2위 코스타리카를 3:0으로 완파했다. 이 두 경기는 모두 놀라움의 연속이었지만, 다음 경기는 놀라움을 넘어서 경악이었다. 바로 미국이 최하위 트리니다드 토바고에게 1:0 패배를 당한 것이다. 이 단 한경기로 미국은 바로 5위가 되어 탈락했다. 천국에서 바로 나락으로 떨어진 것이다. 그리고 파나마는 기적을 맛보았다. 항상 변방이었던 그들이 꿈에 그리던 월드컵 본선으로 올라온 것이다.

 

이제 끝이 난지 몇 주가 지난 월드컵 최종예선의 회상을 마쳤다. 비록 우리에게 익숙한 이탈리아, 칠레가 탈락했지만, 익숙하지 않은 기적의 팀들이 그들을 대신 해 줄 것 이다. 이탈리아의 탄탄한 수비는 아이슬란드의 탄탄한 기초가 될 것이고, 칠레의 매끄러움은 파나마의 투지가 되어 있을 것이다. 늘 하던 것에서 탈피해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이 재미가 있듯, 이번 월드컵은 신선한 새로움으로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할 것이 분명하다.

 

글의 말미에서, 필자가 첫 칼럼에 쓴 문장에 새로운 절을 덧붙이려고 한다. 축구에서의 이변은 즐겁다. 기적 또한 그렇다.

 

 

 

 

칼럼소개 : 성준의 스포츠칼럼 90는 주로 해외축구에 대한 분석과 축구계의 여러가지 사건들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을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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