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언의 시사 칼럼 1] 조금 더 멀리서 바라보기

 

 

 

일주일이 넘어가기 무섭게 현관 앞 쓰레기봉투가 가득 차오른다. 많이 버리는 것 같지 않아도, 먹고 나서, 새 물건을 사고 나서 생기는 빈 포장지들과 오래되어서 버리는 옷, 쓰고 더러워진 휴지 등, 한 가정에서도 나오는 쓰레기의 양은 만만치 않다. 그렇다면 전 세계 사람들이 버린 그 수많은 쓰레기들은 어디로 갈까?


 폐기물들이 처리되는 방식은 다양하다. 재활용, 소각, 매각, 혹은 바다에 버려지기도 한다. 그리고 ‘수출’ 할 수도 있다. 쓰레기를 수출하다니? '과연 어느 나라가 자국 쓰레기를 처리하기도 버거운데 돈을 주고 쓰레기를 살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자원으로 물건을 만들고, 그 물건은 소비되어 버려진다. 그리고 그 재활용률은 높아 봐야 50% 남짓. 자원이 부족한 나라는 폐기물을 수입하여 그 폐기물로 부족한 자원을 채우는 것이다. 실제로 동남아시아의 여러 국가들과 중국, 대한민국은 부족한 자원을 폐기물을 수입하여 채우고 있다.

 

 

 

특히 중국은 세계 폐기물의 56%를 수입하던 거대한 수입국이었다. 그런데 1년 전, 중국 정부는 “폐기물이 중국 환경을 심각하게 오염시킨다.”는 주장을 걸고 폐기물 수입을 중단시켰다. 그러자 중국으로 많은 양의 폐기물을 처리하던 미국, 영국 등이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이에 동남아 국가들에게로 눈이 돌리기 시작했고, 중국 업체들이 동남아시아에 처리 시설을 구축하면서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의 폐플라스틱 수입률이 늘어나게 되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 중) 그리고 이웃 나라인 대한민국도 이 상황의 영향을 받고 있다.


지금껏 한국의 재활용 업체들은 재활용 폐기물을 수거했다가 중국으로 수출하면서 수입을 올렸다. 그러나 중국이 수입을 거부하자 폐기물은 쌓여갔고, 미국, 영국 등에서 수입하는 폐기물로 인해 결국 폐기물 포화 상태가 되어버렸다. 이에 폐기물 가격은 내려갔고, 돈이 되지 않는 폐비닐은 현재 몇몇 곳에서 수거조차 거부하여 종량제 봉투에 담아 처리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는 조례를 위반하는 격이 되어버리니(분리수거 가능한 품목을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면 안 된다) 결국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쓰레기는 이 순간에도 쌓여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더 이상 이 쓰레기들을 무시할 수 없다. 임시방편으로 동남아 등에 수출하는 방법이 있다고는 하지만 과연 그것이 옳은 방법일까? 아니, 그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전혀 되지 않는다. 우리는 이제 쓰레기를 ‘처리’ 하는 방법이 아니라 쓰레기를 ‘줄이기’, ‘재활용하기’ 에 더 힘써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이번 중국의 쓰레기 수입 금지는 우리나라에도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더 좋은 환경을 가꾸어나갈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당장은 물론 불편할 것이다. 하지만 조금 더 멀리서 바라본다면, 앞으로의 세상을 살아갈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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