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성의 생활과학 칼럼10] 나는 3D 프린터로 만든 집에 산다

3D 프린터 기술

내가 오늘 마우스를 한번 클릭했는데 내일 일어나니 집 한 채가 만들어져 있다면 어떨까? 얼마 전만해도 아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공상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이 일이 현실이 되었다. 3D 프린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3D 프린터는 최근 2~3년 사이에 사람들의 삶속으로 슬며시 파고들었다. 처음에는 그게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각종 영화나 소설 속에서 등장하면서 친숙한 과학기술 중 하나가 되었다. 플라스틱을 재료로 해서 일회용으로 쓸 수 있는 총을 만든다던지 지문을 통해 가짜 손가락이나 사진을 활용해 사람의 얼굴을 본뜬 마스크를 만드는 것 등이 그 예이다.

 

3D 프린터란 입력한 도면을 바탕으로 3차원의 입체 물품을 만들어내는 기계를 말한다. 1980년대에 미국의 3D 시스템즈 라는 회사에서 플라스틱 액체를 굳혀 입체 물품을 만들어내는 프린터를 개발한 것이 시작이었다. 

 

하지만 초반 3D 프린터는 관련된 높은 생산 비용 및 지적재산권 등의 이유로 항공이나 자동차 산업 등에서 시제품을 만드는 용도로 제한적으로 사용됐다. 그래서 실생활과 밀접해지지 못했지만 최근 지적재산권의 행사 기간이 종료되고 3D 프린터를 제작하는 비용이 저렴해지면서 본격적으로 개발되는 중이며 최근에는 그 활용 영역을 빠르게 넓혀 의료, 건설, 소매, 식품, 의류 산업에서 활용되기 시작하고 있다. 그중 이번기사에서는 건설 분야의 3D 프린터의 활약에 대해서 다루려고 한다.

 

 

 

 

   

러시아의 3D 프린터 제조사인 아피스 코어는 PIK사와 협력으로 대략 38㎡ 정도 되는 독특한 원통형 단층 주택을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제작했다. 건설업계에서 3D 프린터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과 빠른 속도인데, 이 집의 경우 24시간 이내에 골격이 건설되었고 이후 인력이 투입되어 인테리어 및 나머지 부분을 완성했다. 총 비용은 10,134달러로 약 1000만원 정도이다. 

 

이 3D 프린터 집의 장점은 기존 건축 양식의 틀을 벗어나 얼마든지 다양한 형태가 가능하며 저렴한 비용으로 단 며칠 만에 집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프린터의 규모를 더 키우면 5층 규모의 다세대 주택이나 고급 별장, 공장까지도 건축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기술은 골조 위에 기계가 콘트리트를 덧씌우는, 일종의 '대형 소재압출 3D 프린터'로 360도로 회전하면서 설계도면대로 콘크리트를 뽑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정교한 동작으로 집의 높이와 넓이에 맞게 벽을 세운 뒤 지붕을 덮고 창틀과 외벽에 마무리 작업만 마치면 바로 살 수 있는 주거 공간이 마련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집은 어떤 날씨에서도 100년 넘게 거뜬히 버틸 수 있게 튼튼하고 일반적인 단독주택 시공 비용의 70%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

 

UN에서도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보급 방안으로 3D프린터를 주목하고 있는데 이 기술을 통해서라면 재민이나 난민 같은 취약계층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곧 3D 프린터로 지은 집에서 사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각자 미래에 내가 살고 싶은 집을 하나씩 마음에 품어보는 것이 어떨까?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