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2013년에 상영된 영화 <설국열차>를 기억하시나요? 기상 이변으로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지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을 태우고 17년째 달리는 기차 한 대가 등장합니다. 기차의 맨 뒤 꼬리 칸에는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바글대며 거지처럼 살고 있지요. 앞쪽 칸의 호화로운 생활과 달리 이들은 바퀴벌레로 만든 양갱 형태의 단백질 덩어리만 먹고 삽니다. 영화에서처럼 환경오염된 지구에서 미래의 인간은 지금과는 다른 음식을 먹게 될지도 모릅니다. 바퀴벌레, 애벌레 같은 것들이 미래 먹거리가 될 수도 있죠. 그런데 이 바퀴벌레로 만든 단백질 덩어리 말고, 더 나은 먹거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배양육입니다. 배양육이란 소, 돼지, 닭의 근육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실험실에서 6주간 배양해 식용할 수 있는 고기 형태로 만든 것, 또는 그 기술을 말합니다. 줄기세포의 만능 분화능력을 이용한 것입니다. 농장이 아닌 실험실에서 만들어지는 고기라 하여 ‘실험실 고기’, ‘시험관 고기’라고도 부릅니다. 시험관 고기는 콩 단백질을 가공해 만든 인조고기와는 전혀 다른 진짜 고기입니다. 그런데 씹는 질감은 그런대로 흉내냈으나, 혈관이 없어 색깔은 붉은 기
얼마 전 어머니께서 건강감진 결과를 보고 걱정을 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안구 검사상 ‘황반부변성의심’으로 정밀검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황반부변성으로 심각한 시력장애가 생기고 최악의 경우 시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얘기에 놀라신 것이다. 그 후, 안과에서 정밀검사결과 아직은 질병이 발생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듣고 안심은 하셨지만, 그 뒤로 계속 눈에 좋다는 음식과 영양제를 챙겨 드신다. 사람들에게 실명이란 참 큰 위기이다. 물론 어떤 질병이든지 발병하여 장애가 생기면 큰 고생이지만, 나이가 들어 앞이 안 보인다는 것은 큰 절망이 된다. 누군가의 도움이 없인 움직이지도 못하고, 사랑하는 가족들 모습을 볼 수도 없다니 참으로 두려운 일이다. 그런데 얼마 전 영국의 과학자들이 줄기세포로 실명 위기에 처한 노인 환자들의 시력을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배아줄기세포로 배양한 망막세포를 80대와 60대 남녀 노인성 황반변성증 환자의 눈에 이식해 부작용 없이 시력을 회복시켰다는 기사이다. 노인성 황반변성증이란 눈의 망막에는 시력과 시야를 담당하는 황반이라는 곳이 있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 황반부에 노폐물들이 쌓이며 다양한 변성이
인간에게 장기와 신체부위를 제공할 복제인간으로 만들어진 사람들. 잠자리에서 일어나면서부터 몸 상태를 점검 받고, 먹는 음식과 인간관계까지 격리된 환경 속에서 사는 사람들. 이들은 자신의 존재의 비밀을 모른 채, 모두 지구에서 유일하게 오염되지 않은 희망의 땅 ‘아일랜드’에 추첨이 되어 뽑혀 가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아일랜드’로 뽑혀 간다는 것은 신체부위를 제공하기 위해 무참히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을 의미했던 것이다. 부모님과 함께 보았던 무서운 영화의 내용이다. 하지만 이젠 이런 무서운 상상은 하지 않아도 된다. 생명윤리에 어긋나고 불법적인 방법인 복제인간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강한 면역 반응을 해결해야 하는 돼지 등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종 이식도 아니다. 그것은 바로 외부에서 인간의 장기를 생산하는 시대가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연구센터 연구팀이 ‘인간 소장(小腸) 오가노이드 체외 성숙화’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고 밝혔다. ‘오가노이드’(organoid)란 소장이나 대장 같은 창자를 모사한 장기 유사체를 말한다. 장기를 대체하려면 혈관·신경 등도 생겨나야 하며, 10년 후쯤이면 대체할
다음은 책 <하리하라의 바이오 사이언스>에서 발췌한 부분이다. 13살 난 어린 소녀 알리시아가 납치되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를 한 알라시아의 언니는 동생을 납치한 범인은 수염을 기른 흑인 남성이라고 주장한다. 그녀가 지목한 사람은 이미 아동성추행 전적이 있는 성범죄자. 경찰은 그가 범인이라고 확신하지만 용의자는 자신의 범행을 완강히 부인한다. 결국 수사 과정에서 알리바이가 입증돼 무죄로 밝혀지고 수사는 다시 미궁으로 빠진다. 그러던 중에 알리시아가 죽은 채로 발견되고 CSI 팀은 그녀의 사인을 밝혀내기 위해 동분서주 뛰어다닌다. 그런데 검사 결과 알리시아가 난치병에 걸린 오빠 다니엘을 위해 세살 때부터 헌혈과 골수 채취를 해 왔다는 것이 밝혀진다. 다니엘은 아직 병에 완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결국 범인은 알리시아만 죽게 한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해 다니엘까지 죽음으로 몰아간 것이다. CSI팀은 알리시아를 감싸고 있던 담요에서 혈흔을 찾아내고 DNA 분석을 시도하지만, 뜻밖에도 이는 알리시아의 혈액으로 밝혀진다. 그런데 알리시아의 사체에는 피가 날 만한 상처가 없었다. 알리시아의 피가 알리시아의 몸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논리적으로 맞지 않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의 삼림학자, 수잔 시마드는 말한다. “수많은 나무들이 살고 있는 숲의 지하에는 나무들끼리 소통하는 또 다른 세계가 있습니다. 거대한 연결망을 통해 나무들은 서로를 도와주고 지지하면서 살아갑니다.” 식물들은 광합성을 통해 빛에너지를 이용하여 양분을 얻어 살아간다. 더 많은 양분을 얻기 위해서는 햇빛을 향해 위로 또 위로 올라가야 한다. 나는 수많은 나무들이 있는 숲속에서는, 키가 큰 나무들은 햇빛을 많이 받을 수 있어 살고, 키가 작은 나무들은 큰 나무들의 그늘 아래에서 햇빛을 받지 못해 죽게 되는, 생존을 위한 경쟁만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숲속으로 들어가 보았을 때, 무성한 나무들 사이에서 키 작은 나무들이 꿋꿋이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는 그때 생각했다. ‘저 어린 묘목들은 그늘진 곳에서 햇빛을 못 받고 어떻게 살아가는 걸까?’ 앞에서 삼림학자 수잔 시마드가 말한 숲의 지하에 있는 ‘또 다른 세계’가 나의 이 질문에 명쾌하면서 신비로운 대답을 해 주었다. 서로협력하며살아가는 식물들 최근에 과학자들은 실험실에서 한 소나무 묘목 뿌리가 다른 소나무 묘목 뿌리로 탄소를 전달한다는 것을 발
영화 ‘스파이더맨(Spider Man)’의 주인공은 우연한 기회로 유전자 변이 거미에게 물린 뒤, 몸의 변화를 겪는다. 그 뒤 자신이 거미줄을 잘 다룬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거미줄을 자신만의 무기로 삼아 멋진 수트를 입고 악당들과 맞선다. 여기서 거미줄은 매우 질기고 유연해서 악당들이 꼼짝 못하게 감기도 하고 주인공이 높은 곳에서 낙하할 때 버팀목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영화 속에서는 거미줄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우리가 실생활에서 거미줄을 접하는 경우는 그저 길을 가다 모르고 나무에 거미가 쳐놓은 거미줄을 끊어버린 경험이 전부다. 그런데 만약 이 거미줄이 신소재로 개발되어 많은 분야에 쓰여 우리의 전반적인 생활에 쓰이는 유용한 존재가 된다면 어떨까? 거미줄이 신소재로 거듭날 수 있는 이유 거미줄은 매우 튼튼하고 잘 늘어나며 내구성이 강한데다가, 가늘고 가볍기까지해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가능성이 큰 천연 소재이다. 철에 비해 5배의 강도를 지니고 있으며, 초경량의 뛰어난 신축성은 어떤 신소재도 따라오기 힘들 정도다. 거미줄로 만든 로프로 거대한 거미줄을 만들 경우 비행 중인 제트여객기를 낚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었다. 최근에는 다
윗 사진은 우리가 흔하게 생각하는 공룡(벨로시랩터)의 모습이다. 하지만 만약 처음에 인간이 공룡을 잘못 생각한 것이고, 실제 공룡이 아래 사진처럼 생겼다면 어떨 것 같은가? 위의 책은 ‘All Yesterdays'라는 책이다. 2012년 12월에 출간되었으며, 공룡을 비롯한 기타 고생물 복원에 있던 편견과 학설에 기반한 고정관념을 깨는 목적으로 나온 책이다. 우리가 공룡을 잘못 복원했다면 책은 크게 두 개의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전반부에서는 여러 과학적 고증 및 오늘날 동물들과의 비교를 통한 기발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작가의 공룡 복원 그림들을 다루고 있다. 초식공룡인 테리지노 사우르스는 풀을 모아 먹기 위한 발톱의 거대함 때문에 아직도 다양한 매체에서 육식공룡으로 잘못 등장하는 일이 일어난다. 책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 남부에서 살았던 조각류 공룡인 라엘리나사우라에게 풍성한 털을 그려주었다. 갈수록 다양한 계통의 공룡에서 깃털이 확인되는 점과 당시 호주 남부가 극지방이었던 점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경우들을 통해 전반부에서는 현재 우리가 고생물 복원을 잘못했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후손들이 현재의 생물들을 복원한다면 후반부에서는
지금, 이 시각, 우리의 지구는? 2016년 6월 중국 장쑤 성, 초강력 토네이도 발생으로 864명 사상 2016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 초대형 산불로 국가 비상사태 선포 2016년 8월 인도, 최악의 홍수로 156명 사망 2016년 8월 우리나라, 최악의 폭염으로 17명 사망▲사진출처 : 네이버캐스트올 한해, 지구 곳곳의 우리는 극심한 기상이변으로 신음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연간 사망자는 5백만명으로, 뉴질랜드의 인구 수와 맞먹는다. 피해 금액 역시 1,300조원으로 매우 크다. 이렇게 현재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기상이변의 원인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지구온난화'이다. 지구온난화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점점 높아지는 현상으로, 실제로 지난 100여년 간 지구의 온도는 약 1.2℃ 상승했다. 그렇다면 지구의 온도는 왜 자꾸만 높아지는 것일까? 그 주범은 바로 우리, 인간이다.지구온난화에 대처하는 우리의 모습 산업 혁명 이후 인구 증가와 산업화에 따라 화석 연료의 사용이 늘어나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고, 무분별한 삼림 벌채로 대기 중의 온실가스 농도가 높아지면서 지구온난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대부분의 우리는 이를 잘 알고 있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