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안전이 위협받는다! '안전 불감증'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과거의 피해와 오늘날의 예방법

지난 2017년 1월 9일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00일이 된 날이었다. 금요일에 돌아오기로 한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과 한껏 부푼 마음으로 제주도 여행을 떠난 일반인들이 제주도에 도착하지도 못한 채 진도 인근의 바닷속으로 진실과 함께 가라앉은 안타까운 사건.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고 발생 이후의 기사를 보면 늘 다음 단어가 약방의 감초처럼 따라다니곤 한다.




'안전 불감증'


이 단어는 과연 무엇이길래,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사고의 원인으로 매번 제기되는 걸까?


'안전의식 불감증'이라고 하는 이 단어는 뜻 그대로 안전에 대하여 무감각한 것을 의미한다. 안전한 상황이 아닌데도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은 물론 안전수칙과 같은 안전에 대한 기본 상식에 무지함까지도 포함한다.


세월호 참사와 대구 지하철 참사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나라 국민 뿐만이 아닌 공무원들과 고위관료들의 안전 불감증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앞에서도 소개했던 세월호 참사는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 침몰하면서 탑승객 476명 가운데 172명만이 생존하고, 300여 명이 넘는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이 사건에는 기준보다 무리하게 화물을 싣고 출항시킨 업체 그리고 관리·감시에 소홀히 한 경찰공무원들 등의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리고 2003년에 발생한 대구 지하철 참사에서도 안전 불감증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사건은 대구광역시 중구 남일동의 중앙로역 구내에서 발생했다. 뇌졸중을 앓고 있던 50대 중반의 한 지적장애인이 제 1079 열차가 중앙로역으로 서행하는 도중 휘발유를 담은 페트병 2개에 불을 붙인 뒤 바닥에 던졌다. 이로 인해 12량의 지하철 객차를 뼈대만 남긴 채 모두 태워버린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총 192명(신원 미확인 6명)이 사망하고 148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 방화사건이 참사로 이어진 데에도 역시 안전 불감증이 큰 영향을 미쳤다.


제1079 열차는 중앙역에 정차 중이었기 때문에 많은 승객이 열려 있는 출입문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최초로 화재가 발생했던 제 1079 열차 반대에 정차한 제 1080 열차에 있었다.


중앙역으로의 운행중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지하철 사령의 오판으로 정상운행을 하던 제 1080 열차가 화재가 일어난 제 1079 열차의 반대편에 정차했고, 설상가상으로 열차에 불이 옮겨 붙는 사고가 일어났다. 또한, 기관사가 승객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출입문을 열어준 후, 마스터 컨트롤키를 뽑고 탈출해 더 큰 인명피해를 불러왔다. 전기로 열리고 닫히는 지하철 전동문은 마스터 컨트롤키가 뽑힌 뒤 자동으로 닫혀버렸다. 설령 지하철 내부에서 탈출을 했다고 해도 방화 셔터가 일찍 닫히면서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길이 차단되어 인명피해를 더 늘렸다.


물론 이 참사에서는 다른 참사들과 다르게 한 개인의 과실이 가장 크지만, 자동문을 수동으로 여닫는 방법을 알지 못했던 사람들의 안전 불감증도 참사에 한몫했다고 말할 수 있다.


꼭 위에서 언급한 세월호 참사나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와 같은 큰 참사에서만 안전 불감증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생활 속에서도 안전 불감증의 예시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몇 가지 들어 보자면, 자전거를 탈 때 답답하고 멋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호 장구를 착용하지 않는 것, 빨리 가는 지름길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차도를 인도처럼 무단횡단하는 것, 더 나아가서 빙판길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는 행동과 계단을 한꺼번에 3~4개씩 올라가고 내려가는 행동까지도 모두 안전 불감증으로 볼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이런 안전 불감증을 떨쳐낼 수는 없는 걸까?


물론 가능하다. 우선 정책적으로 생각해본다면 국민이 안전 불감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정책들을 펼쳐야 한다. 예를 들어 정기적으로 학교나 산업현장에 파견을 나가는 전문교사를 육성·양성해서 교육활동을 통해 보호 장구 착용 방법을 알리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인식 변화이다. 아무리 교육을 받는다고 해도 배운 것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우리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이제 버려야 한다.


자전거를 탈 때는 꼭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계단에서는 꼭 한 칸씩 오르고 내리자. 그리고 차도를 건널 때는 꼭 횡단보도를 이용하자. 안전사고가 일어났던 곳에서는 제 2의 사고가 일어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예전부터 배워왔고 나중의 후손들에게 들려줄 안전 상식을 내가 먼저 지키기 시작하면, 당신은 안전 불감증을 이미 떨쳐낸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더는 우리나라에 어떠한 참사도 접할 수 없게 된 안전한 대한민국이 될 때까지 우리는 꾸준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