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실의 언어칼럼 2] 한글은 한국인만 사용해야 돼?

한글사용의 보편화

세계에 있는 세종학당의 수는 51개국에 117개 가량 있다고 한다. 약 28,000명의 외국인 학생이 한국어 공부를 하는 중이다. 또한, 이 중 34%는 한국 문화를 목적으로 왔다고 이야기한다. (THE KOREA TIMES 기사 중) 이제 한류열풍이라는 말은 낯선 말이 아니다. 세계 각국에서 한국 배우들의 이름을 배우기 위해서, 드라마를 보기 위해서 한글을 배운다. 한국말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콘서트장에 한국어 손팻말을 들고 있는 외국인 등이 낯설지 않다는 뜻이다. K-POP 덕분에 한글은 점차 가장 과학적이고 쉬운 문자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이 기사를 읽으면서 이것이 과연 한글의 진정한 세계화인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람들 스스로가 관심이 생겨 한글을 배우는 것은 정말 놀라운 현상이다. 그러나 관심을 불러일으켜 한글을 배우기엔 한글의 쓰임새와 만듦새가 참 아깝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한글의 진정한 세계화를 위해서 우리가 꼭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바로 표기 문자로서의 보편화. 처음으로 한글을 표기문자로 채택한 찌아찌아 족에 대한 지원 사업이 현재 중단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많은 한국 사람들은 이 사례를 예로 들며 자랑스러워하고, 한글의 보편화 단계의 첫걸음으로서 알려졌지만, 얼마 가지 않아 자금 부족의 문제로 중단되고 말았다. 한류를 통해 한글을 널리 알리는 것도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단발적인 관심이 아닌, 지속적이고 체계화 된 한글의 세계화를 목표로 한다면 표기 체계가 없는 국가들에게 한글을 보급하는 것을 일차적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글을 훌륭한 문자라고 칭송하는 곳은 많지만 정작 한글을 사용하는 곳은 인구가 5천만인 한국이 전부이다.


한글의 위대함을 몸소 느낀다면 정부와 국어단체가 협력해 어떤 방법으로 이를 전파할 것인가를 지속적인 관점에서 고민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종학당이 문화센터의 역할이 아닌, 표기가 정립되지 않은 국가들에 소통의 수단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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