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연주의 시사칼럼1] 나는 마음이 있다. 고로 존재한다.

인공지능과의 정면대결에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경쟁력 '마음'

인간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분야에서 기술은 범접할 수 없는 뛰어남을 보인다. 기계가 시를 쓰고, 노래 가사를 쓰고, 기사도 작성하고, 심지어 표정까지 지어가며 사람과 의사소통도 하고 있다. 물류 배송 업체인 아마존(Amazon)은 영국 산간 지역에 무인기[드론: drone]로 배송하는가 하면, 택시 회사인 우버(Uber)는 무인 택시를 배치하기 시작했다.

 


이런 것들만 보아도, 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변화들은 더는 무시할 수도 없는 변화들이다. 어쩌면 정치적, 경제적인 문제보다도 더 큰 문제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


“미국에 있는 702개 직업을 조사했는데, 인공지능(AI)의 발달로 앞으로 20년 안에 그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47%의 직업이 사라질 거로 전망한다.” 2013년 영국 옥스포드 대에서 발표한 보고서의 내용이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AI)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는 짧으면 20년 길면 50년 안팎으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이 달리고 있는 고공행진의 일부분만을 고려한다 해도 우리의 경쟁력은 이에 비하면 한참 뒤떨어진다. 객관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적어도 속도, 정확성, 지식적인 면에서는 인간이 기계를 이길 날은 이제 올 수 없다. 

 


‘인간은 왜 존재하는 걸까?’라는 심오하고도 철학적인 질문을 자기 스스로 던져본 적이 한 번이라도 있는가?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는 인간의 존재 이유는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 때문이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인공지능(AI)은 주입된 지식 안에서 스스로 분석하고, 사고한다. 진정 인간의 존재 이유가 ‘생각한다는 것’이라면 인공지능은 이미 인간 그 자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인공지능(AI)은 인간과는 다르다. 인공지능이 다른 사람의 처지를 보며 공감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좋아할 수 있을까? 사람과의 소통으로 즐거움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을까? 목표를 가지고 그를 향해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으로 달려갈 수 있을까? 이 모든 것은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의 일부분, 다른 존재들과 다른 것들과 차별화되는 것이다. 즉, 인간은 ‘마음’이 있기에 인공지능과의 정면대결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기계가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더 커질수록, 인간의 ‘마음’을 이용한 직업은 늘어나게 될 수 밖에 없다. 기계와의 일로 인한 인간과의 소통 단절은 더욱 사람 간의 연결고리를 갈망하는 욕구로 표출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직업을 우리는 “STEMpathy 직업”이라 부른다. STEM(Science_과학, Technology_기술, Engineering_공학, Math_수학)과 empathy(정신적인 공감)을 합친 단어로, 기술적인 면과 더불어 다른 사람의 감정에 동화될 수 있는 직업을 의미한다.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페인트 나이트(Paint Nite)’라는 사업도 ‘STEMpathy 직업’의 한 종류이다. 이 사업은 퇴근 이후 사람들끼리 모여 술을 마시며 그림을 그리는 수업으로, 적당한 알코올로 사람들끼리의 무의식적인 경계심을 없애고 화목함을 조장한 뒤 미술수업을 진행하며 서로 간의 대화를 끌어낸다.


산업혁명이 일어난 이래로 사람들은 다양한 고난과 역경을 이겨냈다. 1차 산업혁명 때에는 ‘부르주아’라는 새로운 계급의 등장이 있었지만, 정치 구조의 개편으로 문제를 해결하였고, 2차 산업혁명 때에는 노동자들의 건강, 나이 등의 문제가 있었으나 정부의 정책적인 해결책과 시민들의 권리 주장으로 해결되었다. 3차 산업혁명 때에는 유해 매체들과 개인정보의 유출과 같은 문제들이 있었지만 다양한 규제들과 더불어 사람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과 노력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이는 분명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사소한 문제가 아니었기에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끼리의 협동과 노력이 이 문제를 해결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은 어떠한 문제가 일어나도, 어떠한 장애물이 있어도, 인간은 자신이 가는 길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하면, 힘을 모아 이를 해결하기에 이른다. 결국,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산업혁명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4차 산업혁명과 같은 변화는 사람들 간의 소통과 믿음이 없다면 효과적으로 진행 될 수 없다. 개인주의적인 사회 분위기가 팽배할 때 사회적인 문제를 모두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마음을 열고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고,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때이다. 인간은 ‘마음’이 있기에, 인간만이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고, 바꾸어나갈 수 있다.




칼럼 소개: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는 세계에 맞추어나가기 위해서는 세상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시사는 세상의 흐름을 알아보기에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다. 흥미롭지만 다가가기 어려웠던 부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사를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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