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예술로 승화시킨 '카드섹션'의 세계

?90분 동안 펼쳐지는 사투, 땀 흘리며 뛰는 선수들, 골에 열광하는 팬들. 모두 축구가 선사하는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축구가 주는 행복은 무한하다. 오늘은 그중에 축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벤트이자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카드섹션'을 소개하려고 한다.


카드섹션이란? '많은 인원이 여러 빛깔의 카드를 들고 하나의 그림을 만드는 집단적 성격의 표현수단'이다.



말이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 쉽게 말하자면 각각 색깔이 있는 카드를 들면 외부에서 봤을 때 하나의 그림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정교하고 거대한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카드섹션이 축구에서 의미하는 바는 크다. 카드섹션을 통해 팬들의 단결력을 보여줄 수 있고 의미를 웅장하게 표현해낸다는 점에서 좋은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카드섹션은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일단 경기장의 규격, 좌석 수, 그림의 도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카드섹션은 모두가 참여하는 데에 의미를 두기 때문에 무리한 동작을 관중들에게 요구해서는 안 된다. 대한 구단의 통보도 적절하게 되어야 하고, 관중들도 카드섹션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어야 한다.


지휘자 또는 장내 아나운서의 신호에 맞춰 카드를 들거나 흔들면 카드섹션이 되는 것이다. 카드섹션은 관중이 많고 적음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명확히 갈리기 때문에 많은 관중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는 빅경기, 더비 매치 등에 적합하다. 이런 경기에서 카드섹션을 선보인다면, 원정팀은 그 분위기에 압도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6년 4월 3일 바르셀로나 홈구장 누캄프에서 네덜란드의 축구영웅이자 선수, 감독으로써 바르셀로나에 몸담았던 '요한 크루이프'의 추모 카드섹션이 있었다. "Gracies JOHAN"이라는 문구와 14번의 등 번호로 크루이프에게 감사를 표하는 문구를 카드섹션에 녹였다. 이 경기에서는 1분간 양 팀이 묵념을 하기도 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선보인 카드섹션이다.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가 카드섹션을 실시하면 멋진 구장이기도 하다 맞아 빅이어 우승 트로피를 형상화한 그림을 표현했다. 특이하게도 관중석 전체를 이용하지 않고 한 쪽만 이용해 선보였다.


카드섹션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팀, 도르트문이다. 2012-13시즌 말라가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선보인 카드섹션이다. 망원경을 통해 "지켜보겠다"라는 의미를 담아냈고, 해설자들도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장관이었다. 또한 도르트문트 팬들의 단결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선수들도 팬들의 기운을 받아 극적으로 4강에 진출하였다.




외형이 정말 멋진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펼쳐진 카드섹션이다. (Pack ma's 가자!)란 뜻을 담고 있는 문구와 바이에른 뮌헨의 엠블럼을 그림으로 나타내었다. 알리안츠 아레나는 누캄프(바르셀로나), 지그날 이두나 파크(도르트문트)와 더불어 카드섹션 하기에 가장 최적의 장소이다.


우리나라 팀 중에선 전북 현대 응원단이 유명하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에서 '전주성에선 적에게 자비란 없다'라는 문구를 내세워 실제 전주성의 모습을 나타내었다.


그 뒤에는 병으로 세상을 떠난 서포터즈를 기리면서 그분을 추모하고자 그림을 내걸었다. 초록색, 진한초록색이 줄무늬로 이어진 카드섹션도 장관이었다.


K리그에서 카드섹션을 제일 즐기는 팀은 수원 삼성팀이다. 수원 삼성은 서포터들의 단합력이 좋아서 카드섹션이 자주 성공하는 편이다. '그때의 영광', '푸른제국'같은 문구를 넣어서 우승을 바라는 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옥에 티가 있다면, 2016 FA컵 결승전 때 비가 와서 사람들이 비를 맞지 않으려고 2층 관중석으로 가는 바람에 1층 관중석에서 펼쳐진 카드섹션이 일부 끊기기도 한 일이 있었다. 카드섹션이 날씨에 변수를 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이다.


누구나 알만한 카드섹션이다. 2002월드컵 4강 독일전에 붉은악마가 선보인 카드섹션이다. '꿈은 이루어진다'에 "우리는 기적을 보여줄 것이다"라는 의미를 담아냈다. 비록 경기는 졌지만, 온국민이 하나가 된 2002년 월드컵 때 누구보다 강한 단결력을 세계에 보여준 카드섹션이었다.


카드섹션은 축구를 보러 가는 묘미이자 하나의 예술작품인 것이다. 담아내고 싶은 생각을 거대한 그림과 함께 보여준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하지만 축구이기에 가능한 것이고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