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진의 역사문화칼럼 1] 인도, 고타마 싯타르타



세계사를 통해 인도의 역사를 배우고 윤리와 사상을 통해 불교의 사상과 종교에 대해 공부하며 세계의 다양한 사상과 종교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끌게 되었다.


얼마 전 ‘부처님 오신 날’을 기해 연재된 온라인 기획물을 읽던 중 많은 사실을 알게 되어 무척 흥미로웠다.


인도에 대한 이미지는 카스트 제도가 아직도 사회를 지배하는 불합리한 나라로 100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은 지저분하고 낙후된 나라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얼마 전 신문 기사에서 보았던 모디 총리의 개혁을 보며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 달리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첫 번째로 모디 총리가 수업시간에 배웠던 카스트제도의 신분 계급 안에도 들지 못하는 불가촉천민 출신이라는 사실에 놀랐고 두 번째로는 이러한 총리에 대한 국민의 지지율이 80%를 넘는다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 지난해 11월 불시에 실시한 화폐개혁은 최 고액권을 중심으로, 통용되는 화폐의 86%를 종잇장으로 만드는 혁명에 가까운 조치로 탈세와 지하경제를 잡기 위한 대수술이었다. 당시 모디 총리는 TV 생방송에 나와 눈물을 글썽이며 자신을 믿어 달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그 당시 부패함과 무능력으로 공석이 된 우리나라의 대통령직을 바라보며 그런 국가 지도자를 가지고 있는 인도가 나는 솔직히 부러웠다.


그 옛날 동아시아에서 실크로드를 거쳐 인도로 갔던 승려들은 열이면 여덟이 죽거나 행방불명이 되어 둘 정도만 살아서 돌아왔다고 한다. 중국의 현장법사는 땅에서, 신라의 혜초는 바다에서 목숨을 걸었다.


태양이 작열하는 사막에서 쓰러지거나, 눈 덮인 히말라야 산맥에서 실족할 때는 시신조차 건지지 못하는 그토록 험하고 어려운 인도 땅을 밟기 위해 왜 동아시아의 수행자들은 목숨을 걸고 인도로 갔을까.


붓다가 2600년 전 태어난 땅은 히말라야 산맥 아래 북인도 지역인 카필라 왕국이었다. 지금은 네팔의 영토이다. 그래서 인도와 네팔은 서로 붓다는 자기네 사람이라고 종종 맞선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런 국경도 없었고 인도의 16개 왕국 중 하나인 아주 작고 약한 나라일 뿐이었다.


멀리 히말라야 설산이 보이는 땅에서 왕인 숫도나다 고타마와 대지처럼 의젓하고 연꽃처럼 아름다운 왕비인 마야 사이에서 태어난 고타마 시타르타는 태어나자마자 일곱 걸음을 걸은 후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읊었다고 한다.


붓다의 탄생 일화에는 수수께끼의 코드가 박혀 있다고 하는데 다름 아닌 옆구리 출생이다. 왕비 마야가 붓다를 옆구리로 낳았다고 하지만 실제 그럴 리는 없고 이건 하나의 상징이자 은유일 것인데 탄생이 상징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옆구리 출생은 ‘중도’를 의미한다고 한다. 붓다가 뚫고 나온 옆구리 이전은 ‘공(空)’이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그것이 중도(中道)를 관통하는 본래의 의미이다.

붓다만 옆구리로 태어났을까. 아닐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空’에서 태어났지만 다만 망각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옆구리 이전의 나, 태어나기 이전의 나, 지금의 나를 움직이는 것을 잊어버렸을 것이라는 해석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5월의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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