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세라의 과학칼럼 5] 신의 입자, 힉스

우주란 무엇인가?

2017년 5월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 김범준 교수팀은 ‘힉스 입자’의 붕괴 과정을 발견했다고 한다. 힉스 입자는 그 자체로 발견되기 힘들어서 붕괴과정의 발견이 곧 힉스 입자의 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주 탄생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다는 이유로 ‘신의 입자’라고 불리는 이 입자는 과연 어떤 입자일까?

  

과학자들의 염원

물리학을 포함한 모든 과학에서 대답하기를 원하는 질문은 ‘우주란 무엇인가?’, ‘물질이란 무엇인가?’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상당히 심오한 질문들이다. 과학자들의 오랜 염원이 담긴 질문이기도 하다. 우주가 시작되어 모든 물질이 생겨났기 때문에 저 두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우주의 탄생에 관해 이야기를 해야 했다.

  

이름도 낯선, 입자 물리학의 시작

우주의 시작은 어떠했을까? 우리는 우주가 빅뱅(big bang)이라는 대폭발 때문에 형성되었다고 추정한다. 그렇다면 대폭발 이전의 우주는 어떠했을까? 아마도 빅뱅 이전의 우주는 매우 뜨겁고 압력이 매우 높은 한 ‘점’이었을 것이다. 결국에 우리가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는 바로 이 한 ‘점’을 탐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것이 바로 입자 물리학의 시작이다.


어떤 물질은 쪼개고 쪼개다 보면 더 쪼개지지 않는 최소한의 물질로 나뉠 것이다. 이 최소한의 물질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이 적어도 분자 혹은 원자라는 대답을 할 것 같다. 과학을 배우는 학생이라면 양성자와 전자, 혹은 쿼크라고 대답할 것 같다. 입자물리학은 이렇게 최소한의 물질을 연구하는 분야이다.


입자물리학에서 다루는 대부분 물질은 질량이 매우 작다. 질량이 작은 물질 중에서도 특히 작은 물질들은 질량이 ‘0’이라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물질이 존재하기 위한 필수적인 물리량인 질량이 0이라는 것은 큰 모순이다. 물리학자들 또한 그러한 물질들에 물리법칙, 하다못해 중력을 적용하는 데에서도 큰 문제를 겪곤 했다. 


신의 입자 '힉스', 예견되다.

그 과정에서 영국의 이론 물리학자 피터 힉스는 ‘힉스 메커니즘’을 도입하여 질량이 없는 입자들에 질량을 부여했다. 이 힉스 메커니즘이라는 가설이 이후 힉스 입자의 발견이 큰 의의가 있게 한다.


안정된 상태에서 질량이 있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미지의 물질’이 가득 담겨있는 바구니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 바구니에 질량이 거의 없어 질량이 ‘0’이다-라고 표현되는 물질을 넣어보자. 바구니에 담겨있던 미지의 물질이 질량이 없던 물질 주위에 덕지덕지 달라붙어 그 물질에 질량을 부여할 것이다. 이때 아직 발견되지 않은 미지의 물질을 ‘힉스 입자’라고 명명하였다.


힉스 메커니즘이 처음 주장된 당시에 피터 힉스는 힉스 입자의 존재를 예견하기만 했지 실제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2013년 그 존재를 확인하여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물질은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는 무엇일까?

위에서 물질을 쪼개고 쪼개다 보면 쿼크로 나누어진다고 이야기했었다. 하지만 현대 물리학자들은 물질을 이루는 기본단위가 쿼크보다 더 작은 물질이지 않을까? 하고 질문했고 그 해답을 찾아냈다. 모든 물질은 초 끈(super-string)이라는 매우 미세한 끈으로 구성되고, 물질의 성질은 그 끈이 어떻게 진동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예측하고, 발견되기까지

포스텍 김범준 교수팀은 힉스입자가 한 쌍의 종파로 붕괴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모든 물질의 성질은 파동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붕괴과정에서 어떤 파동을 방출하는가는 힉스 입자가 원래는 어떤 파동을 가지고 있는가를 유추하는 데에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힉스 입자의 존재를 확인하기 힘든 이유는 왜일까? 힉스 입자는 우리가 보통 실험을 설계하고 진행하는 평면 공간에서 수명이 길지 않다고 한다. 빠른 속도로 무너지는 힉스 입자를 온전하게 살아있는 상태로 보기 힘든 이유가 이 때문이다.

 

왜 신의 입자인가?

힉스 입자의 붕괴 과정의 발견은 이어 힉스 입자 자체를 발견할 수 있다고 이어질 수 있다. 지금까지 응집 물리학에서 이를 직접 다룬 연구결과는 없었지만, 이후에는 이 물질의 현신을 밝혀내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힉스 입자는 ‘신의 입자’라고 불린다. 곧 마주하게 될 이 입자를 신의 입자라고 부르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칼럼소개 : 학생의 입장에서, 학생을 위하여, 미래의 과학도를 꿈꾸는 학생이 직접 작성한 과학 칼럼, 어렵다고 생각되는 과학은 실제로 어렵지 않고, 거리가 있다고 느껴지는 과학은 실제로 가까이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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