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빈의 독서 칼럼] 동물에 대한 관점,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

2020.09.08 16:02:08

'다람쥐'라는 단어를 듣고 연상되는 단어들을 생각해보자. 귀여움, 볼주머니, 도토리 등이 생각날 것이다. '다람쥐'라는 단어를 듣고 약한 동물, 천적은 부엉이 등이 바로 생각나는 사람들은 매우 드물다. 우리가 만일 다람쥐를 기르게 되면 다람쥐에게 먹이를 모두 떠먹여주고 보금자리도 정성스럽게 마련해줄 것이다. 도서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는 이러한 태도가 과연 옳은 태도인지에 대하여 질문을 던진다.

 

 

 

이 도서는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둘째 아들이 주인공인 어머니를 관찰한 이야기가 나온다. 어머니는 처음 다람쥐를 만났을 때, 집안의 막내를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으며 다람쥐에게 막내딸이 쓰던 그릇에 먹이를 담아 준다. 그 뒤로 다람쥐는 어머니 집의 술독에 살게 된다. 그리고 술독에서 다람쥐 새끼 또한 낳게 된다.

 

어느날, 어머니는 외출을 한 상태로 이틀동안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람쥐는 다람쥐 새끼들을 위한 먹이를 직접 구하러 가려다가 천적에게 잡아 먹히는 일이 발생하였다. 어미를 잃은 다람쥐 새끼들에게는 다람쥐의 천적인고양이가 찾아오게 되는데, 이 고양이는 다람쥐를 마치 자신의 새끼인 마냥 돌봐준다. 그 결과, 다람쥐 새끼들은 자신이 고양이인줄 알게되었으며 천적인 이웃집 고양이를 경계하지 않다가 물리기도 하였고 부엉이가 자신의 천적인줄 몰라서 부엉이를 보아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러한 모습을 본 어머니는 이 다람쥐 새끼들에게 다람쥐의 본질적인 성격을 교육시키기 위해 야생에서 살고 있었던 다람쥐를 잡아와서 술독에 넣어 놓았다. 다람쥐 새끼들은 다람쥐의 성격을 점점 띠게 되었다.

 

이 줄거리를 살펴보면 우리가 흔히 반려동물들에게 배푸는 '친절'이 오히려 동물들의 본질적인 모습을 유지시키는 데에 해를 가하는 행위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람쥐에게 먹이를 전부 떠먹여주면 어미 다람쥐처럼 야생에서 다람쥐들이 직접 먹이를 구해야 되는 상황에서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천적이 누군지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으면 천적에 대한 경계가 분명하지 않아 천적에게 잡아 먹히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우리가 동물들에게 친절이라고 생각하여 베푸는 것들이 동물들에게는 오히려 자연에 적응하는 기회를 빼앗는 행위, 본질적으로 살아갈 방법을 체득할 기회를 침해하는 행위로 다가갈 수도 있다.

 

이 도서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귀엽고 작은 다람쥐 새끼를 키워보고 싶다며 어머니한테 다람쥐를 팔라고 요구한다. 현재 사회의 시민들이 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인 것 같다. 귀여우니까 자신이 키우고 싶은 것이다. 사람들은 동물들을 동물 그대로의 본능적인 모습을 인정하고 유지시켜 주어야 한다. '자연의 섭리'라는 것을 따라야 하며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 속에서 각각의 개체들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동물들을 단순히 "귀여운 내 반려동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동물 스스로의 본질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수빈 기자 sofiedo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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