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민의 독서 칼럼] 리바이어던, 그 강력한 힘은 인간을 위한 것이다

2020.11.12 11:06:22

국가는 곧 국민이다

사회시간 추천도 서로 읽게 된 ‘리바이어던’(1651)은 그 의미를 찾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의무감으로 읽기를 시작한 관계로 몰입이 어려웠고 여기에 고전에 대한 개인적 선입견이 더해져 앞부분만 여러 차례 읽었다. 결국 책의 이해를 돕고자 작가가 경험한 시대적 배경을 찾아보고 그 상황을 이해하게 된 후에야 책을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저자 홉스(1588~1679)는 민주주의적인 계약론의 전통을 수립한 최초의 철학자로 ‘리바이어던’에서 이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 표현된 홉스의 철학은 ‘인간의 권리를 양도하고 인간의 합의체 활동을 승인하며 평화적으로 공존한다는 사회계약설’의 모체가 된다. ‘리바이어던’에서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나지만, 자기보존을 위해 전쟁을 하게 되는데, 결국 거대하고 압도할 만한 존재에게 이성적으로 합의된 계약을 통해 자신들의 권리를 위탁하고 자기보존과 평화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스스로 정리할 때쯤, ‘30년 전쟁’(1618~1648)으로 지속하는 내란과 혼란으로 생존 투쟁을 경험했던 홉스의 바람이 그대로 녹아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강력한 통치권으로 비로소 전쟁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상황이 되기를 바라는 홉스의 바람으로 그가 경험하고 있는 세상에서 충족되지 못한 생존의 욕구를 발견할 수 있었다.

 

 

홉스의 글을 읽으며 모든 것이 이해된 것은 아니다. 먼저, 과연 인간은 자기 보존을 위해 투쟁만이 그 방법이라 생각할까? 인간 개인의 생각과 모습은 다양한데 어떤 근거로 홉스는 인간을 ‘외롭고 가난하고 더럽고 잔인하고 짧다’(‘리바이어던’ 나남출판사 172쪽 인용)고 말하는지 그가 경험한 시대 상황에 대한 불만이 부정적인 인간관을 형성하게 된 배경이 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여기서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악하다’는 ‘성악설’도 생각하게 한다. 그의 인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에 동의할 수 없다. 인간이 자기보존을 위한 모습을 전쟁, 투쟁만으로 설명하기에 그 한계가 있다. 인간은 각자 서로 다른 특성을 갖고 태어나며 그 자체로 존재감을 느낀다. 그리고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태어나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경험한다. 그 개인의 세계는 다양하고 그 세계에 대처하는 방법은 같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인간은 모두 악할 수도, 모두 선할 수도 없다. 홉스가 바라본 인간의 삶은 적어도 밝게 보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세상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입장에서 현재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적어도 홉스가 바라보는 세상보다 밝게 느껴져 다행이다. 나는 인간을 악하게 비추는 그의 시선에 동의할 수 없다. 그러나 그가 살아갔던 시대적 배경으로 그의 생각을 바라보자면 자신이 바라는 이상적인 세상을 펼치며 숨을 쉬고 있는 홉스를 찾아낼 수 있었다.

 

 

한편, 리바이어던은 인간의 권리를 강력한 통치권에 계약으로 위탁한 것이다. 인간이 자신의 권리를 전적으로 위임한다는 내용은 인간의 혼돈에서 벗어나 보호와 평화가 보장되는 사회를 바라는 그의 절실함을 느낀다. 그렇다면 강력한 통치권은 인간 존중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즉, 국가는 단지 인간이 평화를 위해 강력한 권력을 신뢰하고 그들의 권리 전체를 위임하였기에 국가는 그 힘을 남용하거나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결국 국민에 의해 형성된 유기체일 뿐, 그 이상의 권력을 갖거나 그 임무를 소홀해서도 안 될 것이다. 홉스가 말하는 리바이어던은 인간이 바라는 뜻을 담아 신뢰하도록 그 임무를 다하여 인간이 갖는 보존 의지로 말미암아 어지럽혀질 그들의 세계를 예측하고 이를 예방할 공존의 법칙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간이 평화롭게 살아갈 만한 삶의 터가 제공된다고 해석해 본다. 인간이 그들의 권리를 모아 강력한 대상에 그것을 위임하는 과정은 서로가 합의된 계약이 있어야 하고 이 계약을 바탕으로 국가는 혼란을 정립하며 안정된 사회를 만들길 희망한다.

 

그러나 현실이 이처럼 평화로운 세상인가는 의문스럽다. 아마 홉스는 자신이 처한 시대 상황에 의한 부정적 경험으로 더욱 이상적인 세상을 꿈꾸었던 것은 아닐까? 강력한 권력자가 과연 얼마만큼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 합의된 계약은 얼마나 완성된 것이고 혹시, 그 영향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이 있는 건 아닐까? 우리는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밥상에서 짧게 보는 뉴스를 보면 권력층의 싸우는 모습, 내 것은 맞고 네 것은 틀렸다는 모습을 보면 과연 그들은 국민을 위해 그 합의점을 찾고 있는 것인지 모호해진다.

 

대한민국에 또 다른 남과 북이 있는 것도 같다. 여기서 홉스의 리바이어던에 의한 평화는 현재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너무 이상적이다. 물론 나는 세상을 많이 경험하지 못했고 세상을 논하기에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경험하는 세상을 비추어 볼 때 홉스의 리바이어던은 인간에 대해 극단적이고 부정적인 표현으로 읽는 동안 불편함을 느꼈다. 적어도 아직 내가 경험한 세상 사람들은 그가 말하는 인간상보다는 공존할 수 있는 여력이 있어 보였다. 그리고 그러한 믿음에서 더 공존할 수 있는 정서가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도 해본다. 기반이 앞으로 더 넓은 사회를 경험하며 그것의 가능 여부를 확인해 보고 싶어진다. 그리고 이것이 꼭 이상이 아닐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수민 기자 dorothyandbe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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