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의 건축은 무슨 차이가 있을까?

각 나라의 문화와 정서는 건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 중국, 일본의 고건축물들을 언뜻 보면 외관이 비슷해 보인다. 한,중,일 이 세 나라는 역사와 문화에서 공유하는 자산이 많고, 서로 밀접하게 상호작용해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각 나라의 대표적인 건축물을 보면 비슷한 듯 다른 고유의 건축 방식의 차이가 보인다. 한.중.일의 건축은 무슨 차이가 있고 왜 이런 차이가 생긴 것일까??


한국, 중국, 일본과 같이 동아시아권이 아닌 서양권의 사람이 한중일의 건축을 봤을 때 무엇인가 차이점을 느끼긴 하지만 정확히 무엇이 다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과연 서구 사람들만 차이를 잘 못 느끼는 것일까? 동아시아권인 우리도 느낌적으로는 구분할 수 있지만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느껴지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 이렇기에 우리는 각 나라의 건축의 기본적인 특성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우선, 각 나라 건축물에 쓰인 색깔과 기본적인 구조만 봐도 그 차이가 나타난다.



중국은 주로 빨간색, 주황색, 금색, 파란색 등 강한 색상을 사용한 경우가 많다. 또한 건축물이 좌우 대칭이 되도록 계획하는 경향이 있고 광장이 많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건축물이 장식적이고 규모가 크다. 이를 통해 중국 건축물의 장대함과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단층인 건축물을 2층, 또는 3층 건축물로 보이게 하기 위해 지붕 밑에 차양을 이어 달기도 하는데, 이것도 중국 건축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특징 중 하나이다. 중국의 건축은 전체적으로 광활한 대륙을 기반으로 둔 웅장하고 화려한 건축스케일이 돋보인다.



일본은 주로 흰색, 회색, 빨간색, 초록색 등 다소 어둡고 칙칙하다고 할 수 있는 색상이 자주 쓰였다. 건축물이 비대칭적으로 계획하는 경향이 있고 정원을 많이 가진 구조이다. 중국은 웅장하고 거대하게 표현한다면, 그와 반대로 일본은 절제된 화려함이 묻어나온다. 한국, 중국에는 없는 기계적인 날카로움이 나타나고 지붕이 직선적이고 경사가 큰데, 이는 비와 눈을 대비한 구조이다. 또한 습한 기후로 인해 개방적이고 통풍이 잘되는 건축을 추구했다. 일본의 건축물은 전체적으로 간소하고 섬세하다. 절제된 화려함과 일본의 축소 지향적인 문화가 돋보인다.




한국은 주로 검은색, 초록색, 빨간색, 흰색, 남색 등의 색상을 사용했다. 중국 건축은 자연을 인위적으로 한정하려 했다면, 일본 건축은 정원으로 자연 친화적인 모습을 일부 보여줬다면, 한국의 건축은 자연과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 건축을 추구했다. 예를 들어 자연에서 가져온 돌이나 나무를 별로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건축 재료로 쓰는 등 자연 그대로의 재료와 지형을 활용하여 한국 특유의 자연미를 보여준다. 또한 한국 건축의 지붕은 자연스럽고 편안한 기와 처마의 곡선으로 부드러움의 삼국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이처럼 한국의 건축은 자연에 순응하며 지형 그대로를 활용해 자연과의 조화를 이룬다. 또한 안정적이고 편안한 느낌의 건축으로 부드럽고 단아한 미가 돋보인다.


그렇다면 비슷한 지역의 세 나라에서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일까? 각 나라마다 추구하는 정서나 문화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광활한 대륙을 바탕으로 거대하고 웅장한 건축물을 지음으로써 자기 문화에 대한 자존심을 나타내려고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권위적이고 인위적인 건축물이 자주 보인다. 깊은 역사와 전통을 중시하며 독자적이고 수준 높은 문화임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황제 중심의 국가로서 부와 권력을 보이기 위해 화려함을 강조한 것이다. 


일본은 기후와 지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습기가 높고 여름이 덥기 때문에 개방적이고 강수에 대비한 건축이 발전하였다. 또한 일본은 중국 건축 양식을 바탕으로 일본의 고온다습한 기후와 지진이 잦은 지역 특성에 맞는 자신들만의 건축 양식을 발전해나갔다. 이처럼 일본은 자국의 사정에 맞는 기후적,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건축물을 지었고 일본 문화의 특성인 간소함과 섬세함을 더해 지금의 일본의 고건축이 되었다.


한국은 반도국으로 대륙적이면서 도서적인 이중적인 특성을 가졌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채 오랜 역사와 함께 형성해 온 한국의 건축은 중국과 일본의 중간적인 성격을 띤다.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은 사람들에게 자연에 순응하는 생활 철학을 갖게 하였고 이것이 건축에도 반영되어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였다. 이 때문에 지형 그대로를 이용한 건축과, 최소한의 가공을 한 자재들로 지은 건축양식이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한국은 유교 문화로서 검소함을 중시하였다. 조선 건국때 경복궁 건축의 모토가 '검이불루 화이불치' 즉 '검소하지만 남루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로, 과하지 않은 화려함과 인간, 자연, 건축의 조화를 강조하였다. 이처럼 한국은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며 독자적인 건축을 발전시켜왔다.




한중일 건축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건축은 각 나라의 문화와 기후적 특성, 정서에 맞게 발전한다. 이렇게 비슷한 듯 다른 삼국의 건축은 그 나라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만 알아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앞으로 한중일 건축물을 보면서 '어느 건축물이 가장 아름답나?' 가 아니라 왜 저런 '건축물이 지어졌을까?'를 생각하면 각각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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