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못추는 사극 [드라마 스토리]

픽션과 팩션 사이 맥 못추는 사극

사극은 각 방송사마다 꾸준히 방영한다. 사극이라는 장르는 우리네와 뗄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역사를 교육하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극이 왜 요즘 픽션과 팩션을 구별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을까? 그것은 바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시청자에 의해 평가받는 드라마 PD들이라면 평생 타방송사와 경쟁해야 하는 “시청률” 때문일 것이다. 사극은 어느 시대를 대상으로 삼든 왕과 궁중에 관련된 스토리가 많다. 


때문에 궁중의 복색과 살림살이 등으로 드라마를 어필해야 하고 더 나아가 흥미진진한 스토리까지 제공해야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참신함과 화려함으로 승부해야하는 드라마 제작자들이 순수한 상상력을 넘어 황망한 상상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픽션과 팩션을 구분 짓지 못하는 사극들이 마구 생겨나고 있는것이다. 이런 작품 중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2013년도에 방영했던 SBS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이다. 



이 드라마는 지금껏 잘 알려진 인현왕후와 장희빈의 선악구도를 완전히 전복시킨 획기적인 작품이었다. 숙종과 장희빈을 주된 이야기로 끌고 나가며 장희빈의 행동에도 이유가 있었음을 표현하였다. 장희빈뿐만 아니라 다른 인물들도 참신하게 그려냈다. 인현왕후는 착한 이미지였던 전작의 드라마들과는 달리 이 작품에서는 정치적 야망이 있는 명문가 규수로 표현되었고, 최숙빈은 장희빈을 롤모델로 삼고 낮은 신분을 극복하기위해 권모술수도 마다하지 않는 여인으로 표현되었다.


스토리만 봤을때 <장옥정 사랑에 살다>는 지금껏 보지 못했던 참신한 드라마로 소개될수 있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시청자들의 심리를 간과했다. 시청자들은 1971년 MBC드라마 <장희빈>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여러번 소재가 되었던 장희빈의 악녀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해 드라마에 공감하지 못한것이다. 이 때문에 <장옥정 사랑에 살다>는 오랜 시간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러 동시간대 꼴찌라는 굴욕을 맛봐야했다.


이런 사례로 알 수 있듯이 사극은 픽션이면 픽션답게 팩션이면 팩션답게 스토리와 연출을 해야한다. 정통사극이 없어지고 픽션과 팩션사이 맥을 못추고 있는 사극들이 넘쳐나고 있는 요즘. 주제가 어정쩡한 드라마들보다는 역사를 교육함에 있어 도움이 되는 팩트 가득한 정통사극이 부활한다면 사극의 기강을 바로잡고 존재감을 높이는 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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