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스포츠 구단의 상생(相生)

K리그의 롤모델이 되어야 할 두 리그

대한민국 축구는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다. 명실상부 월드클래스로 발돋움한 손흥민, 10년 이상 영국에서 부동의 중원사령관을 맡아온 기성용, 떠오르는 샛별 이강인 등 많은 선수들이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승리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기점으로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더욱 밝게 비춰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K리그는 그 열기를 이어받지 못했을까? 왜 K리그에 관심이 없을까? 무관심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일본의 J리그, 미국의 MLS에서 찾아보려 한다.

 

#J리그

 

J리그는 어느순간 우리가 동경하는 대상이 됐다. 단지 ‘빅 네임’들을 연거푸 영입해와서가 아니라, 리그의 수준, 관중의 수, 스포츠 인프라에서 우리는 많은 것들에서 말 그대로 밀리기 시작했다. 차근차근 리그의 구색을 맞춰오던 J리그가, 어느 순간 아시아 최고의 축구리그로 발돋움하기 일보 직전까지 왔다. 그 이유를, 알아보려 한다.

 

⓵ 소도시 재생

 

여기, 이목을 끄는 구단이 하나 있다. 바로 ‘이와타 주빌로’라는 팀이다. 실제 KBS 송년특집으로 지역과 구단 사이의 이야기를 담은 ‘축구장 가는 길’에 나온 팀이다. 이와타 시는 레이스,베어링,자동차,악기 등의 공장이 있는, 말 그대로 작은 공업도시 중 하나다. 이 작은 도시를 ‘재생’시킨 것은 축구와 축구장이었다. J리그 주빌로라는 팀으로 이와타 시가 알려지자, 이와타 시는 스포츠 진흥과를 만들고 주빌로 담당자를 만들었다. 시간이 지나, 주빌로 이와타는 그저 축구단이 아닌 주요한 컨텐츠가 되어 지역의 발전을 도모했다. 축구단으로 지역을 알리고, 축구장으로 지역을 변화시킨 이 시도는, 당시 일본 내에서도 흔한 사례가 아니었다.

 

 

⓶ 지역과의 상생 (공간활용)

 

주빌로 이와타의 홈구장의 명칭은 야마하 스타디움이다. 즉, 주빌로 이와타는 기업구단이라는 것이다. J리그 내에서는 구단과 지역과의 상생이 모든 지역에서 보인다고 할 수있을 정도다. 기업구단인 주빌로 이와타를 들여다보자. 구단과 지자체, 그리고 가장 중요한 팬들이 함께해서, 구단은 끊임없이 팬들의 요구를 통해 변화를 시도하며 조금 더 다가가려 노력했다. 즉, 그 지역에서 상생의 마음으로 살아가겠다는 구단의 의지, 이것을 받아들이는 지역 또한 단단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 순환이 이뤄지는 것이다.

 

또 다른 구단은 J리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시민구단이다. 1934년에 창단한 ‘홋카이도 콘사도레 삿포로’라는 팀이다. 일본의 북해도를 연고로 한 팀이다. 적극적인 자생 노력으로, 여타의 기업구단과 비교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삿포로는 자본의 흐름을 우선한 자생이 아닌, 공간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우리 K리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이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삿포로돔’을 백분활용하고 있다. 삿포로돔 같은 경우에는 키즈파크, 트레이닝센터, 레스토랑 등 매장들을 경기가 없는 평상시에도 운영을 하고 있다. 또, 아이들이 놀러 오는 공간은 무료로 개방을 해서 항상 지역 주민들이 올 수 있도록 해서 하나의 관광 목적으로 관광객들에게도 알려지도록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삿포로돔이 활성화 되고 있으며 돔 투어 같은 프로그램으로 락커룸을 공개하는 등의 코스로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인기있는 존재가 된 것이다. 사실 이 삿포로돔은 야구와 축구가 같이 사용하는 돔이다. 그만큼 많은 비용손실이 있었지만, 그것을 메꾸기 위해, 있는 공간들을 활용하는 것은 야구단과 축구단 모두가 심혈을 기울인 부분 중 하나였다.

 

 

이들에게 분명 시민구단의 한계는 있었다. 하지만 이처럼 지역 주민들과 함께 상생하기 위한 과감한 시도들은 그 시도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주민들의 관심을 성공할 수 있었다. 즉, 우리 K리그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시·도민구단에게도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축구를 넘어, 도시 안에서 세대가 순환이 되는 것. 팀을 넘어 그 자체가 어떻게 보면 도시를 하나로 묶고 도시를 살리는 하나의 중요한 콘텐츠가 된다는 것이 중요한 지점이다."

 

#Major Soccer League 

 

세계에서 4대 축구리그를 뽑아보자면 영국의 PL, 독일의 분데스리가, 스페인의 라리가 마지막으로 프랑스의 리그앙을 뽑을 수 있다. 주관적인 의견이지만, 가장 가능성을 보이는 4대 축구리그를 뽑아보자면, 미국의 MLS, 중국의 슈퍼리그, 일본의 J리그 마지막으로 한국의 K리그라고 생각한다. 그 중 가장 기대가 되는 리그는 바로 미국의 MLS다.

 

⓵대도시 재생

 

대도시 재생? 소도시는 그렇다쳐도, 대도시를 굳이 재생할 필요가 있을까? 그 필요성을 미국의 LA에서 발견할 수 있다. LA는 미국의 2대 도시로 꼽히며, 10개 이상의 프로스포츠구단의 연고지이다. 현재 LA에서는 신생구단을 통한 새로운 시도들이 펼쳐지고 있다. 과거 스포츠의 성지였던 LA는 신생구단과 새로운 축구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바로 LAFC와 함께 말이다. LAFC는 2018년부터 MLS에 참가하게 됐다. 홈구장(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스타디움)의 구석 끝자락에서는 도시의 전경이 보인다. 말 그대로 도심으로 진입한 구장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래서, 축구장을 중심으로, 교통망도 확장되고, 무엇보다 LA라는 도시 자체가 다양한 문화를 안고 있는 도시라는 점에서, 지리적 통합의 힘을 보여줬다.

 

 

축구장이 없던 지역에서, 이제는 축구장과 축구 그 자체가 주요한 컨텐츠가 됐다. 그러나 중심가의 근접성이 이 공간이 준 가치의 전부가 아니다. 또 다른 특징을 담고있었다. 축구전용 구장(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스타디움) 옆에 위치한,또 LA스포츠 역사의 상징, 그리고 미식축구의 국립역사기념물이기도 한,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은 지역 고유의 스포츠라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 두 가지 다른 종목의 스타디움을 공간적 특성 활용을 통해, 그들은 또 다른 가능성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단순한 체육시설이 아닌, 도시 안 상징물로써 갖는 공간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줬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음을 상기시켜줬다.

 

⓶구단의 자생노력(자본 활용)

 

우리는 미국에서 지역적인 가치와 구단들의 내일을 그려가겠다는 시민구단의 노력과 의지를 찾을 수 있었다. 신생구단 LAFC와 그들의 홈구장,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스타디움은 구단이 지역에서 어떻게 살아남는지, 또 그들 스스로는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들의 공간이 나아가는 방향은, 우리와 사뭇 달랐다.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그들은 지역 주민들을 위한 집을 만들고 싶었다고 얘기한다. 가족과 같은 존재를 목표로 그들은 공간을 활용했다. 궁극적으로 그들은 스포츠 그 이상으로, 사람들이 모이길 바랐던 것이다. 콘서트, 회의, 레스토랑, 트레이닝센터 등 다양한 복합시설이 들어서 있으며 이것들을 이유로 사람들이 모이는 현상을 목표로 한 것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왔기에, LAFC는 마케팅 측면에서 대성공이었다. 2018년 기준으로, MLS 내에서 구단 물품판매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팬들 스스로, 가족과 같은 자기 팀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스타디움 내의 푸드센터는 사람들이 직접 찾아올 정도로 명소가 됐다. 즉, 전형적으로 다른 팀들은 대부분의 것들을 선수에 초점을 두지만, 그들은 팬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오는 곳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공간 활용을 팬들과 함께 공유했다. 계속해서 수정작업이 이뤄지고 나서야, 팬들을 먼저 생각하는 스타디움이 생겨난 것이다. 그들의 올곧은 방향설정으로 지역 내에서 성공을 이끌어냈던 것이다.

 

일본과 미국은 각기 다른 방법으로 구단과 지역이 함께 성장했다. 일본은 이미 있는 공간을 활용, 미국은 자본을 바탕으로 지역적 특색과 팬을 고려해서 공간을 새로 창조해냈다. 모두 팬을 먼저 생각했다는 점은 어딜 가나 똑같다. 팬이 있기에 구단이 있다는 점을 우리 K리그가 깊게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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