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ud History, What Future?

과거의 영광에 빠져있지 말길.

이제 5대 리그를 포함해 많은 유럽정규리그가 터닝 포인트를 찍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시즌 승격팀과 강등팀은 점점 보이고 만다. 왜 강등권에 있던 팀들은 그렇게 강등당하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것이며, 하부리그에서 승격을 위해 왜 그렇게 죽도록 뛰는 것인가?

 

 

그렇게 승격에, 또 1부리그에서 뛰고 싶어하는 이유들이 있다. 첫 번째로 TV중계권, 관중, 스폰서다. 당연히 상위리그가 아닌 하위리그에서 뛰는 것은 팀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유럽 명문 클럽들, 예를 들면 바르샤, 빌바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등 많은 팀들이 꾸준히 1부리그에서 활약해온 경우가 대다수이다. 만약 강등을 당할시, 우선적으로 중계권료에서 엄청난 손해를 본다. 2013~2016까지 EPL은 스카이스포츠와 BBC등과 한화 8조를 넘는 금액에 계약을 체결했다.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자면, 11~12시즌 꼴찌였던 울버햄튼이 8조 가운데 584억을 가져갔다.

 

즉, EPL의 20개팀들 대부분은 매년 980억에 가까운 금액을 중계권료로 받는다. 반면 2부리그 성격을 지닌 챔피언쉽은 11~16시즌동안 2800억 가량의 중계권 협상 체결에 그쳤다. 상황에 따라 800억에서 900억가량 손해를 보는 상황이 생기다 보니 상위리그와 하위리그와의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관중 감소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골수팬이 아닌 이상 팀이 강등되면 경기장을 안 찾기 마련이다. 11~12시즌 강등된 울버햄튼, 볼튼, 블랙번은 20프로, 30프로, 40프로씩 관중이 감소되었다. 안그래도 줄어든 중계권료에 관중수익마저 줄어든다면 너무 힘든 상황이 다가오게 된다. 그래서 요즘 스폰서들은 '강등 조항'을 걸어놓는다. 강등 될시, 계약의 규모가 대폭 감소되는 조항이다. 강등한 팀들의 경우 이 조항 때문에 50억 가량 손해를 본다고 한다.

 

이처럼 강등은 팀을 경제적으로 좀먹는다. 하지만 그와중에도 위안이 되는 것이 있다면, '낙하산 비용'이라는 것이다. EPL에서 강등된 팀들에게 4년동안 지급되는 돈이다. 첫 2년동안은 약 360억, 3년, 4년차는 160억을 받을 수 있다. 보기에는 큰 비용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앞서 언급한 TV 중계권, 스폰서 계약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적다. 말 그대로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팀에 남게 된 스타성 선수들은 1부리그로의 '엑소더스'를 추진한다. 몇몇 선수들은 팀이 강등될 시 자신의 급여 역시 10~20% 줄어드는 조항 역시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스타급 선수들의 이탈은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예산 역시 40~50%가량 감소되다보니 가는 선수를 막을 순 없다. 예를 들자면 12~13시즌 강등당한 QPR은 이와 같은 현실에 많은 선수들을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 놀라운건 이들의 급여가 다 합치면 챔스 준우승팀 도르트문트와 같았다는 점이다. 많은 주축선수들이 떠나면서 하부리그에서 아직도 헤메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강등은 팀에게 여러 영향을 미친다. 아무리 낙하산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380억 정도의 손해를 매년 본다고 한다. 괜히 팀들이 강등을 피하려고, 괜히 승격을 하려고 안달이 나있는 것이 아니다. 1부리그가 꿈의 무대일 수도 있지만, 그 꿈의 많은 부분은 경제적인 부분이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이번 16~17시즌에 이어 17~18시즌에도 선덜랜드, 뉴캐슬, 풀럼, 아스톤 빌라 같은 과거의 영광을 독차지 했던 팀들이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과거의 영광에 빠져있기보단, 세상의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구단을 운영하고, 팀을 구축해 나아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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