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연우의 문화 칼럼 8] 작가와의 만남: 김경숙 작가님과의 만남

<친절한 백화점>

이번에는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빚고 있는 갑질 문제에 대한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김경숙 작가님의 <친절한 백화점>은 갑질을 일삼는 아이 가비가 학교 축제날 마법의 백화점에 가면서 겪는 사건과 깨달음을 담은 책이다. 마법 백화점 손님들의 특징이 재치있게 표현되어 있어 읽는 내내 아이같이 즐거웠다.  책만큼 작가님도 재치있고 친절한 분이셨다. 

 

김경숙 작가님과의 인터뷰를 싣는다.

 

 

1. 가비는 친절한 백화점에서 여우지배인을 만나는데요, 지배인 캐릭터를 왜 여우로 설정하셨나요?

 

여우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예전에 <초대장 주는 아이>라는 이야기를 썼는데, 그 책의 주인공도 여우였어요. 친절한 백화점 이야기를 구성하면서도 여우는 꼭 넣고 싶었어요.

 

여우에 대한 매력은 끝이 없는 것 같아요. 공부하면서 특이하고 색다른 사실도 알게 되었는데요. 중국 산해경이라는 책에 의하면 여우는 50년을 넘기면 여성으로 변신할 수 있대요. 또 백 세가 되면 아주 예쁜 미녀로 변신할 수도 있다는 거예요. 멀리 떨어진 곳의 일을 알고 있고, 사람을 홀리기도 한다네요. 천 세가 되어 하늘과 통하게 되면 여우의 최고 단계인 천호가 된대요. 신기하지요? 오래 전에 살았던 사람들의 상상력이 대단한 것 같아요.
 
2. 가비가 갑질을 일상화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뉴스에서 갑질에 대한 사건사고를 많이 보도해요. 특히 돈이 너무 많은 재벌가나 사회 고위층 사람들이 벌인 사건사고에 대한 기사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다가 문득 그런 사람들에게도 어린 자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어른들이 있는 집에서 자란 아이들이라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갑질이 나쁘다는 생각을 하지 못할 것 같았어요.  

 

3. 갑질은 갑질은 사회적으로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으신가요?


갑질이 사라진다거나 갈등이 아예 없어질 거라고 생각지는 않아요. 다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작은 노력만으로도 불합리한 괴롭힘이나 약한 사람들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거예요


이야기 속 가비는 부잣집 아이에요. 갑질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행동하지요. 하지만 상대방이 입장이 되었을 때 전혀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될 거예요. 이 책을 읽는 친구들이 갑질 문제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해보길 바랐어요.     

 

4. 앞으로 가비는 어떤 아이로 살아가게 될까요?


가비가 상대방 입장을 조금쯤 헤아리는 어른으로 자랄 거라고 믿어요. 물론 하루아침에 달라지진 않겠지요. 하지만 조금씩 변하게 되지 않을까요? 무언가에 대해 한 번 의식하게 되면 점점 더 많을 것이 보이고 들리게 되잖아요. 그러다보면 점점 더 생각뿐 아니라 행동도 달라질 테니까요. 
 

5. 책에서 나온 것처럼, 아이들은 갑질을 어른에게서 배우고, 또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 갑질을 하는 식으로 전해져내려오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갑질을 하는 어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뿌린 만큼 거둔다, 라는 말 들어보셨죠. 얼마 전 한 그룹 회장이 직원을 폭행한 영상을 봤나요? 영상이 여기저기 나돌면서 회장은 대중이라는 힘 있는 사람들에게 비난과 손가락질을 받게 되었지요. 그 사람에게 갑질 회장이라는 낙인이 찍혔어요. 그 낙인이 평생 따라다니게 될 거예요. 정신 똑바로 차리세요!      
     
공통 질문

 

1.평소 캐릭터나 소재를 어떻게 구성하고 구체화하시나요? 떠오른 캐릭터/소재를 어떻게 보관하시나요?


책을 많이 읽고, 드라마나 영화, tv 뉴스도 가리지 않고 보려고 해요. 주위에서 만난 특이한 사람, 독특한 사건을 보거나 듣게 되면 메모를 해두어요. 메모를 하지 않으면 금방 잊게 되니까요. 휴대폰에 메모 기능이 있어서 편리한 것 같아요.

 

2.작업과정이 보통 어떻게 진행되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캐릭터가 떠오른 경우엔 그 인물에게 어떤 사건이 벌어질까 상상해요. 하지만 강렬한 사건이 먼저 떠오른 경우엔 그 자리에 어떤 인물이 있었을까 생각하고요. 캐릭터가 먼저인가 사건이 먼저인가? 그건 때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어쨌든 인물과 사건, 배경이 정해지면 그 다음부터 줄거리를 세우고 주인공을 따라가며 글을 씁니다. 제일 어려운 건 역시 수정이에요. 차분히 글을 정리하며 문장을 고치고 또 고치는 일은 지치지 않는 끈기를 꽤 요구하거든요.


3.작가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한마디!


이렇게 어려운 일에 도전하려고 마음먹다니 대견하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글을 쓰겠다는 결심을 하는 바로 그 순간 여러분에게는 자신 만의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일 거예요. 그 이야기가 책으로 태어나 찬란하게 빛날 그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여러분 가슴에 숨어 있을 보석 같은 이야기를 힘차게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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