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모 게임 칼럼] 정신병과 게임

정신병과 관련한 문화 매체는 예전부터 많이 있었다. 특히 공포와 관련이 많았는데, 이는 사람이면서도 사람이 아닌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공포심과 소외의 대상이 되어 왔기 때문이다. 우리 또한 어렸을때부터 굉장히 많은 정신병과 관련된 매체를 접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정신병에 대하여 자세히 표현한 매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오늘은 그렇게 정신병을 자세히 표현한 게임들에 대하여 써볼 것이다. 

 

 첫번째 게임은 정신분열증에 대하여 다룬 게임,

who am I: the tale of Dorosi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모여만든 오내모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이 게임은, 새 가족에게 입양된 도로시의 정신분열증을 치료하는 것이 목표이다. 각 인격의 이름들은 동화에서 따 왔으며, 소심한 원래 인격인 도로시, 자존심 강한 신디(신데렐라) 겁 많은 앨리스, 광기의 그레텔로 나누어져 있다. 이 게임에는 특별한 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실제 다중인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특징들이 등장인물들에게 고스란히 드러나 있고, 그 인격들을 치유할 때 실제로 사용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치료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나는 이름을 동화속 등장인물들의 이름으로 붙인점이 좋은데, 게임을 동화에 빗대어 표현함으로써 등장인물들의 특징을 잘 살렸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겁많은'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로 들어 가듯이 자신만의 세계에 들어가 보이지 않는 모자장수와 상상의 놀이를 하고, '광기의' 그레텔은 도로시를 위협하는 모든 '마녀'를 솥에 던져넣으려고 하며, '자존심강한' 신디는 답답한 도로시대신 자신이 유리구두를 신고 바같에 나가려고 한다. 그러므로 플레이어는 말 하나하나를 신중히 해야하며, 비난으로 인해 도로시를 자살 시킬 수도 있다. 여러 과정을 거쳐 3인격 모두를 도로시에 통합하고 나면 사실 플레이어 또한 도로시의 5번째 인격, 오즈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다른 3인격들과 함께 도로시에 통합되면서 게임은 마무리된다. 실제 이런식으로 스스로 다중인격장애를 극복하는 경우를 외상후성장이라고 하며, 다중인격장애에서 빠져나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현재 이 게임은 스팀과 플레이스토어에서 3000원 가량의 가격으로 판매중이니 심심하다면 한 번쯤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두번째 게임인 스펙옵스:더 라인은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정말 자세하게 묘사한 게임이다. 먼저 PTSD란, 성폭력, 살인, 강간, 전쟁 등을 겪은 사람에게 생기는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피해망상 증세가 드러나고, 밤에 혼자 자거나 어두운 곳을 두려워하며,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과하게 안전을 챙기게 되며 심하면 자기파괴감을 느껴 자해하거나 자살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그 외에도 다양한 증상들이 있다. 이 게임은 그런 PTSD의 증상을 잘 나타낸 게임이다. 이 게임의 배경은 두바이이다. 모래폭풍으로 인해 두바이 안의 사람들이 고립되고, 그 안에 같이 갇힌 미 육군 자동화 보병33대대는 사람들을 진정시키려 하다가 연락이 두절되고야 만다. 그를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주인공 마틴워커 대위와 그의 정찰팀인원 두명이 이 게임의 중심인물이다. 주인공 일행은 모래폭풍안에서 악행을 저지르고있는 33대대를 발견하고, 그를 저지하기 위해 움직인다. 그러다가 중앙광장에 33대대가 일반인들을 공격하기 위해 모여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를 저지하기 위해 백린탄(대량 살상무기중 하나로, 범위내의 사람들의 피부를 녹여버린다.)을 발사하게 된다. 하지만 사실 그들은 민간인들을 보호하고 있었다는것을 알게되고, 충격을 받은 대위는 PTSD에 걸려버린다. 게임의 중후반부의 핵심은 이 PTSD인데, 악행의 중심인 존 콘래드 대대장은 사실 대위의 망상이 만들어낸 존재이고, 진짜 대대장은 이미 죽어있었기 때문이다. 대위는 현실을 부정하며, 대위를 구조하러 온 구조대원들을 공격하다가 구조대원들에게 죽는다. 죽어가면서 대대장의 환상이 하는 말은 이 게임의 주제 중 하나인 THE LINE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집? 우리는 집에 갈 수 없어. 우리 같은 사람들은 반드시 넘어야 하는 선이 하나 있거든.""만약 운이 좋다면, 죽기 전에 임무를 완수하는 게 고작이겠지."

 이 말은 집(house)에 가더라도 예전과 같은 일상(home)으로 돌아갈 수는 없으며, PTSD에 걸린 주인공의 자책감과 비참한 결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게임성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스토리가 충격적이면서도 플레이어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글은 여기서 끝이다. 하지만 필자는 앞으로도 게임 속 이야기들을 풀어 나갈 것이다. 앞으로 많은 게이머들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게임을 하면서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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