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예은 게임 칼럼 2] 인공지능, 진정한 사람이 되다.

인간의 손에서 창조된 것들이 과연 자아를 가질 수 있을까.

  가까운 미래, 당신은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가져 단란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쑥쑥 커나갈 아이를 위해 가정 도우미 인공지능 안드로이드 로봇을 장만해왔다. 아이는 안드로이드와 함께 놀고 배우며 잘 크고 있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 어느 날 문득, 당신은 오래된 안드로이드를 최신의 다른 안드로이드와 교체하는 것이 옳겠다는 생각이 들어 바꾸기로 결심을 내렸다. 

 

  그런데, 당신의 계획을 알아차린 안드로이드가 배신감을 느껴 당신의 배우자를 죽이고 아이를 인질로 잡아 협박해온다면…….

 

  퀀틱 드림에서 출시한 'Detroit: Become Human',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라는 게임 속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로, 위의 내용은 처음 튜토리얼 부분의 간략한 스토리를 설명해놓은 것이다. 게임은 대부분 안드로이드의 시점에서 진행되며, 플레이어는 대표적으로 코너, 카라, 마커스라는 캐릭터를 조종한다. 주어진 수많은 선택지중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여러 갈래로 나누어진 최종적인 결말이 바뀌게 되는 인터렉티브 게임이다.

 

 

  전체적인 줄거리부터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2038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안드로이드 로봇들이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그 안드로이드들은 인간의 생김새와 매우 유사하다. 하지만 로봇은 로봇일 뿐, 인간과 같이 자아를 갖고 홀로 생각하지는 못하며, 주어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해나갈 뿐이다. 가정용 안드로이드부터 개인용, 공공장소용 안드로이드까지. 이들은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물건들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각 다른 위치에 처한 세 안드로이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그들의 이야기와 성장 과정을 담고 있다.

 

  맨 처음에 필자가 내세웠던 질문으로 되돌아가 보자. 만약 당신이 인간이고, 당신이 고용한 안드로이드가 폭동을 일으켜 당신에게서 소중한 것들을 앗아가 버린다면. 당신은 과연 안드로이드를 신뢰할 수 있을 것인가? 당연히 아닐 것이다. 인간의 보조 도우미로 살아가야 하는 기계가 감정을 갖는다는 것은 그리 좋은 일이 아닐 수 있다. 창조주인 인간에게 반기를 드는 예측 불가한 일들이 발생하기 쉬워질 테니까 말이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그러한 부정적인 측면을 초반에 내세움으로써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게 한다. 우리의 미래이자 현실이 될 수 있는 안드로이드가 과연 우리에게 득이 될 것인가 실이 될 것인가? 그리고 그 질문에 답을 내놓기라도 하듯 게임은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결말이 극과 극으로 나뉘게 된다. 어쩌면 안드로이드가 자아를 갖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결말이 나올 수도 있고, 오히려 긍정적인 결말이 나올 수도 있다. 오로지 선택에 따라 다양한 결말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의 최대 장점이자 우리가 생각할 여지를 주는 최대의 상상력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의 현실이 될 확률이 높은 주제를 선정함으로써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필자가 인공지능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지게끔 격려해주었다. 이 칼럼을 읽는 여러분들도 이 게임을 만나게 될 기회가 생긴다면, 지나치지 말고 꼭 접할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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