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연의 소설칼럼]'아몬드' 그 속에 있는 우리의 모습

손원평 작가의 장편소설 '아몬드'를 통해 우리 모습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이 책의 내용을 간단히 되돌아 보자면, 뇌에서 감정을 느끼는 편도체에 이상이 있어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주인공, '윤이수' 라는 아이가 있다. 윤이수는 초등학생 때 생일날 외식을 하러 나갔다가 사회에 한이 많은 한 남성에 의해 할머니를 잃고, 엄마는 크게 다쳐 병원신세를 지게 된다. 그렇게 이웃의 도움을 받으며 지내다가 고등학교에 가서 친구 '곤이'와 '도라'를 만나게 되었다.  두 친구를 만나면서 조금씩 감정이란 걸 알아가고, 마지막엔 친구를 위해 헌신까지 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난 이 책에서 처음에 타인의 감정을 느끼지 못했던 윤이수라는 아이를 통해, '내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건 당연한 것이 아니라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 윤이수가 어쩌면 현실에 있는 우리 모습일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다들 아니라고 하겠지만, 우리가 감정없이 혹은 감정을 외면한 채로 살아가는 모습을 돌아본다면 그 대답은 달라질 것이다.

 

남의 위기를 보고도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 내가 좀 배려해서 모두가 편할 수 있었던 일들을 지나치고 있진 않았었나?  괜히 모른 척, 못 본 척 하며 아무런 감정도 없는 것처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지나치고 있지는 않았었나? 윤이수를 통해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지 않을까. 보고도 못 본척, 알면서도 모른 척, 다른 사람이 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수 많은 사람들을 지나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남이 도울 것이라 나는 돕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이 도움을 받지 못할 수 있다.

 

그러니 이 글을 읽으며, 또 이 '아몬드'라는 책을 읽으며 꼭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내가 세상 속에서 사람들을 바라보던 시선을 말이다. 내가 세상 속에서 사람들을 대해오던 자세 또한 어땠는지 말이다. 말로는 사람들을 돕자고, 나누어주자고 하면서 우리가 하고 있던 감정없는 행동들, 감정을 외면한 행동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는 순간 하고 있는 행동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글을 통해 나는 사회가 조금이라도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감정을 가진 사회로 변화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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