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웅의 스포츠 칼럼] 다양한 색, 다양한 축구를 인정하기

No to Racism

#인종차별이란?

 

우선 인종차별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자. 인종차별(RacialDiscrimination)이란 그들이 인식하고 있거나 그렇다고 믿고 있는 ‘인종’을 근거로 다른 이들을 차별하는 사상을 말한다.(출처: 위키피디아) 추상적일 수 있지만, 단순히 이야기하자면, 겉모습이 다른 인종을 열등한 존재로 인식하며 그들을 비하하고 놀리는 행위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러한 인종차별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실생활 전반에서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축구계 내에서의 인종차별

 

축구계 내에서 인종차별은 수도 없이 많이 자행되어 왔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당한 인종차별부터 알아보자면, 대표적인 코리안리거 손흥민 뿐만 아니라 박지성, 설기현, 이영표, 기성용, 차두리 조원희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거쳐간 한국 선수들은 인종차별적인 상대팀의 구호, 즉 수만명에게 조롱을 경험했다. 현재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각각 뛰고 있는 권창훈과 이승우는 EPL을 거쳐간 선배들 혹은 동료들보다 더 강한 수준의 인종차별을 매 경기마다 당하고 있다. 이러한 역겹고 더러운 인종차별은 아시아인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2011/12시즌 당시 리버풀 소속의 우루과이 축구선수 루이스 수아레스가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의 프랑스 혼혈선수 에브라에게 ‘검둥이’라고 발언했던 적도 있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팬들 사이에서의 인종차별 역시 자행되어왔다. 2015/16시즌 첼시-파리 생제르맹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앞두고 첼시 팬들이 파리의 지하철 한 역에서 흑인들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며 흑인들이 지하철에 탑승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 이외에도, 2014/15시즌에 반유대주의 깃발을 들고 응원한 서포터, 2014/15시즌 비야 레알 팬들이 바르셀로나의 다니 알베스 선수에게 바나나를 던진 사례 등 인종차별에 관한 사례 정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FIFA와 축구계의 대처

 

그렇다면 FIFA를 비롯한 축구계에서는 이런 끔찍한 인종차별에 대해 어떤 대체를 하고 있을까? 우선 FIFA와 UEFA, 그리고 유럽 축구 리그들은 인종차별에 대해 단호한 대처를 하고 있다. 최근에 FIFA는, 2017 피파 컨페더레이션스컵(대륙별 챔피언 6개국이 참가하는 대회)부터 경기장 내 인종차별 행위가 발생하면 주심에게 경기를 몰수할 수 있는 권한을 주기로 했다.(출처: http://sports.khan.co.kr/asiangames/2018/view.html?art_id=201706150837003&sec_id=520101) UEFA 또한 인종차별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선언하며 심판이 경기 중 인종차별 행동을 했을 경우 최소 10경기 출전 금지, 관중석에서 인종차별행위가 나오면 최대 무관중 징계 등의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이렇게 FIFA와 UEFA 등 거대한 축구계가 움직이고 있음에도 여전히 없어지지 않는 인종차별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 축구는 안전한가?

 

2014년 우라와 레즈의 ‘Japanese only’라는 현수막에 맞선 2015년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Stadium for football not only for Korean’이라는 현수막은 인종차별에 대하는 모범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그러나 우리 역시 인종차별에서 절대 안전하지 않다. 인종과 관련된 큰 이슈가 드러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인종차별을 규정하고 있지 않아 한국에는 공식적으로 인종차별이 없고, 인종차별이 정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인종차별에 대한 처벌 규정을 만들 근거가 없다. 다시 말해, 정말로 인종차별이라는 행위와 그에 따른 범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론 법적으로 인종차별에 관한 것들이 규정되어있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인종차별을 규제할 수 없는 것이다. 공식적인 수를 가늠하기 어렵겠지만, 실생활에서, 우리는 인종, 민족에 따른 차별을, 더 나아가 비하를 하고 있다. (출처: http://humanrights.or.kr/Insadong_column/37342)특히 스포츠계는 더 그렇다. 중국 국가대표나 중국프로축구리그 (이하 슈퍼리그)에 진출한 선수들에게 ‘짱개’라고 부르는 것, 일본 국가대표나 일본프로축구리그 (이하J리그)에 진출한 선수들에게 ‘왜놈’, ‘쪽바리’를 비롯한 비하 발언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당장 선수들에게선 인종차별을 찾을 수 없다한들, 몇몇 팬들에게선 인종차별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

 

2016/17시즌 잉글랜드 FA컵 8강전 토트넘 핫스퍼와 밀월FC와의 경기에서 토트넘 소속의 손흥민 선수는 해트트릭과 1도움을 기록, 팀의 6:0 대승을 이끌었다. 최고의 하루를 보낸 그였지만, 경기 후 헤드라인은 밀월 팬들의 인종차별로 도배되어 있었다. 손흥민이 공을 잡을 때마다 ‘DVD’를 외치며 개를 먹는다는 구호 또한 있었다. 이 사태가 일어난 후, 우리는 인종차별이라는 그 행위 자체에는 분노를 느꼈겠지만, 양 팀의 선수들, 감독, 구단 프런트, 리그 협회 그리고 런던의 경찰까지 모두가 손흥민 선수의 편에서 인종차별을 행한 자들의 반대에 서는 것을 보며 안도감과 그들의 시민의식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아까 언급했듯이, 아직은 우리 사회에서 ‘인종차별’이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행해지지 않고 있다 해도 그 빈도와 정도는 글로벌화라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SNS를 통해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 스포츠계와 연예계 등 모두의 노력이 들어간 조속한 법률적, 정책적 대안 마련도 필요하지만, 그 전에 우리 스스로도 인종차별적인 발언과 행동을 하지 않았는지 성찰하며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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