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윤의 만화/애니 칼럼 2] 목소리의 형태

 

<목소리의 형태>는 작가 오이마 요시토키가 2008년 신인 만화 상에 투고하여 상을 받은 후, 만화잡지 주간 소년 매거진에서 연재했던 작품이다. 2014년에 완결되었으며, 약 360만권의 판매 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또한, 2016년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 되었는데, 관객 125만명에 흥행수입 160억원을 돌파하면서 큰 흥행을 거두었다.

<목소리의 형태>의 주인공 이시다 쇼야는 재미없는 것은 참지 못하는 13살의 소년이다. 그가 친구들과 매일 장난을 치며 놀던 어느 날, 쇼야의 반에 청각장애인 소녀, 니시미야 쇼코가 전학 온다. 쇼코는 처음엔 아이들과 잘 어울리고자 하였으나, 주인공 쇼야를 비롯한 반 친구들의 심한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쇼코를 괴롭힌 것에 대해 추궁을 받은 반의 아이들은 쇼코를 괴롭힌 것은 쇼야 뿐 이라고 하면서 쇼야를 점점 몰아간다. 결국, 쇼코는 전학 가고 괴롭힘의 화살은 쇼야에게 돌아온다. 이 일이 있고 5년 후에도 쇼야는 그대로 왕따인 상태 이고, 그 결과 쇼야는 자신의 마음의 문을 닫는다. 쇼야는 끝내 자살까지 결심하나, 마지막으로 쇼코에게 사과를 하러 가야한다는 핑계로 자살을 포기한다.

 

<목소리의 형태>의 가장 큰 특징은 왕따, 장애, 자살 등의 수 많은 주제들이 얽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중에서 가장 중심적인 주제는 ‘소통’ 이라고 생각한다. 주제가 소통이다 보니, 만화 중에도 소통에 대한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먼저, 주인공인 이시다 쇼야는 왕따로 인해 사람들과의 소통을 포기한 사람이다. 이를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은 바로 X자 연출이다. 작중에서는 쇼야가 관심을 가지지 않는, 즉 소통하려 하지 않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X자가 쳐져 있다. 이 X자가 작품이 진행되면서 조금식 사라지거나 다시 붙는 것으로 쇼야의 상대방에 대한 감정을 독자에게 간접적으로 표현해준다.

또 다른 주인공인 쇼코는 원래부터 소통에 제약이 있던 등장인물이다. 쇼코는 태어났을 때부터 청각장애인으로 살아왔다. 그 때문에 듣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고, 말하는 것 역시 서툴다. 쇼코는 처음부터 소통하지 않으려 했던 것이 아니다. 필담 노트를 내밀며 아이들에게 소통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아이들의 왕따로 인해 소통을 포기하게 된 것이다. 작중에서는 그런 쇼코가 왕따의 주동자였던 쇼야를 다시 만나면서 점점 소통하게 되는 아이러니함을 보여준다.

 

작중의 조연 중 하나인 우에노 나오카는 이러한 소통이 너무 솔직해서 문제가 된 등장인물이다.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쇼야의 관심을 끌기 위해 쇼코를 왕따한 주동자 중 한 명이었지만 그 괴롭힘이 쇼야를 향하자,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 ‘방관자’로 전략한 인물이다. 쇼코를 왕따시킨 것에 대해서는 미안한 마음은 있지만, 이 때문에 쇼야가 왕따가 되어 버렸다고 생각하기에 쇼코를 싫어한다. 그리고, 작중에서 이를 직설적으로 표현하는데, 이로 인해 작중에서 갈등이 생기게 된다.

 

나는 이 작품을 어떤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보느냐에 따라 조금씩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위의 글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소통의 테마로써 본다면 훌륭한 작품이다. 장애의 테마로써 보아도 마찬가지다. 작중에서는 쇼코의 장애에 대한 묘사가 정확하고, 수화 역시 상당수 나온다. 또 다른 테마인 자살 역시 훌륭하다. 쇼야는 자신에게 향해버린 왕따의 화살에 소통을 포기하고서 죽을 결심을 한다. 쇼코는 어렸을 때 아버지 쪽 집안에서는 버림받고, 초등학생때의 왕따, 그리고 쇼야의 친구관계가 전부 무너진 것을 자신의 탓으로 간주해 아파트 발코니에서 뛰어내리려고 하다가 소야에게 구해진다. 그러나 왕따라는 테마에서 본다면 조금 비판받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가해자를 미화한다’라는 비판의 시선을 주고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작중에서는 어디에서도 쇼야를 미화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작중 쇼코의 동생인 유즈루는 쇼야에게 ‘자기만족 때문에 온 거면 돌아가 주세요’라는 말을 하기도 하였다.

 

나는 이 작품이 훌륭한 작품이고, 모두가 봐 줬으면 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초등학교 5~6학년생과, 그러한 사람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보통 학교에서 조금씩 왕따 등의 여러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 이쯤인데, 아이들에게 미리 보여주어서 ‘사람을 괴롭히면 안 된다’라고 각인 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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