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언의 교육 칼럼] 사교육, 일요일은 쉽니다

학원을 다니고 있는 학생이라면 시험기간에라도 주말에 학원에 가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주말에만 학원에 가는 학생들도 있을 텐데, 만약 일요일에 학원 문을 닫아야 한다고 하면 어떨까?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취임 1주년을 맞아 후보자 시절 공약으로 내걸었던 '학원 일요 휴무제'(서울시 한정)를 검토중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일요일에는 학원이 수업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으로, 성장기 아동의 과도한 학습을 줄여 휴식권을 보장하고, 사교육비를 줄여 그 폐해를 해소하고자 하는 취지로 제안된 것이다.

 

 

초중고 학생 사교육 참여율이 72.8%에 달하는 상황에서 (자료 출처: 여성가족부 '2019년 청소년 통계'),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82.5%가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일요일이라도 쉴 수 있게 한다면 학생들이 더 많은 것을 체험할 기회가 생기고 휴식도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이 있지만 반대도 거세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자신의 자식을 알아서 교육시키려는데 왜 강제로 막는 것이냐 하는 것, 학원 입장은 일요일 수업에 대한 운영의 자율권을 침해한다는 것, 그리고 학원을 막아봤자 과외는 허용되는데 과연 효과가 있겠냐는 일부 여론이 있다.

 

필자 또한 학생들의 휴식권을 보장하자는 정책의 취지만큼은 찬성하는 바이다. 그러나 취지가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면 문제에 대한 해결법이 잘못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일요일까지도 쉬지 못하고 학원에 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과열된 교육열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학생들의 휴식권을 제대로 보장해주기 위해서는 교육열을 식힐 수 있는 제도가 생기든지,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의 상황에서 학원 일요휴무제를 실시한들 학생들이 마음 편히 쉬거나 다양한 경험을 위해 가족과 웃으며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그건 아닐 것이다. 게다가 이 제도에는 학원만 금지되고 과외는 그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이 또한 논란이 일고 있고, 서울 외의 다른 지역 학생들에게는 이 제도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일요일에 학원을 가고 싶어하는 서울 지역 학생은 이 정책 실시에 대한 반감이 생길 여지도 충분히 있다고 본다.

 

오는 8월에는 공청회가 열려 시민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지고 9월에는 권역별 토론회가, 11월에는 연구 용역의 연구 결과를 가지고 최종 결정이 내려진다고 한다. 부디 학생들의 의견에도 충분히 귀 기울여 현장에서는 무엇을 원하는지, 학생들에게는 무엇이 필요한 지 듣고, 전문가들도 함께 진지하게 논의하여 이 시도가 더 나은 교육으로 한 걸음 내디딜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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