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우혁의 MLB 리뷰] 전반기 아메리칸리그 주요 부문 수상자 예상

한국시간 7월 8일 오전 8시 정각,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LA 에인절스의 경기에서 터져 나온 조지 스프링어의 끝내기 안타는 2019 메이저리그 전반기 마지막 안타가 되었다. 전반기가 끝난 시점에서 MVP, 사이영상 등 주요 부문 수상자는 누가 될 것인지 예측해 보자.

 

마리아노 리베라 상: 쉐인 그린(DET)

가장 예측하기 쉬운 상이었다. 메이저리그는 2014년부터  AL(American League) 최고 구원투수상의 이름을 마리아노 리베라(MLB 역사상 최다인 652 세이브를 기록한 전설적인 마무리 투수) 상으로 바꾸었다. 2018년 시애틀 매리너스의 에드윈 디아즈가 수상했던 이 상의 바통을 올해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쉐인 그린이 넘겨받을 것으로 보인다. 쉐인 그린은 전반기 33경기에 출장, 22세이브 1.0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말 그대로 '언터쳐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09의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 마무리투수 중 가장 낮고, 22세이브는 AL 2위이다. 디트로이트 팬들이 보기에는 너무 편안하고, 타 구단 팬들이 보기엔 너무 압도적인 피칭을 하는 쉐인 그린이 큰 이변이 없는 이상 마리아노 리베라 상의 주인은 쉐인 그린이 될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큰 이변은 우리 눈앞에 바로 닥쳐와 있다! 리빌딩을 준비하며 사실상 시즌을 시작할 때부터 대권에 욕심이 없었던 디트로이트에게 쉐인 그린이란 올스타 마무리투수는 특급 유망주를 3~4명 얻어낼 수 있는 훌륭한 트레이드 카드이다. LA 다저스나 워싱턴 내셔널스처럼 대권에 도전할 수 있을 만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불펜이 불안정한 내셔널리그 팀에게 그린은 정말 탐나는 선수일 것이고, 실제로 2주 전 LA 다저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협상을 했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선수가 리그를 넘어가는 순간 기록은 초기화되기 때문에, 쉐인 그린의 수상 조건에는 'NL(National League)팀에게 트레이드 되지 않는다'라는 문항이 하나 더 추가되야 할 것이다. 

 

 

신인왕: 브랜든 로우(TB)

NL의 피트 알론소처럼 너무 압도적인 신인이 등장하지 않은 AL은 아마도 가장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템파베이의 브랜든 로우가 신인왕을 수상할 것이다. 올 시즌 브랜든 로우는 0.276, 49타점, 16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최지만과 1루수 경쟁을 펼치고 있는 로우는 76경기 출장에도 불구하고 16홈런으로 장타력을 과시하는 중이다. 마이너리거였음에도 불구하고 스몰마켓인 템파베이가 올해 초 6년 2400만달러 연장계약을 맺은 로우인 만큼 앞으로 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MVP(최우수선수): 마이크 트라웃(LAA)

쉐인 그린에 대해 설명한 첫 번째 문장에서 '가장 예측하기 쉬웠던 상'이라고 했는데, 취소하겠다. 신이 1991년 8개월 하고도 7일을 투자해 만든 야구 기계인 마이크 트라웃은 올해도 말이 되지 않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마이크 트라웃은 일반 선수들이 포텐이 터지기도 전인 20세부터 27세 시즌까지 연평균 30홈런 102타점 28도루를 쓸어담았다. 이런 트라웃을 팬들은 '매년 정상(1등)의 위치에 있으니 발전이 없는 선수' 로 반어를 사용하여 찬양하기도 한다. 그러나 2019년의 마이크 트라웃은 맨 위에 있는 것조차 만족하지 못해 지붕을 뚫고 나가는 중이다.

 

타점, 출루율, 장타율, 홈런, WAR, WRC+, OPS 등 강타자를 상징하는 거의 모든 지표를 싹쓸이하고 있는 트라웃은 홈런 부문에서 개인 전반기 커리어 하이이자 에인절스 구단 신기록인 28개의 홈런을 때려냈고, 11.5라는 말도 안되는 WAR 페이스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었던 마이크 트라웃의 12년 4억 3500만 달러(약 5,135억 원) 계약이 트라웃의 가치에 비하면 구단에게 혜자였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트라웃은 11일 현재 타율 .306 , 67타점 , 28홈런, .453의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다.

 

No Doubt About Him. 더 할 말이 있겠는가. 아메리칸 리그 MVP는 마이크 트라웃이 확실하다.

 

 

사이 영 상(최고투수상): 저스틴 벌랜더(HOU)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일까, 아니면 진짜 괴물인 것일까. 내후년이면 불혹을 앞두고 있는 한국나이 38세의 벌랜더는 다시 한 번 올스타 선발투수에 선정되어 올해도 통계학자들의, 아니 사람들의 머릿속에 당연한 것 처럼 새겨진 '에이징 커브'(선수의 기량이 나이가 듬에 따라 저하됨을 나타낸 곡선)를 때려 부수는 데 일조하고 있다. WHIP와 피안타율 등 타자를 얼마나  잘 억제하는지에 대한 지표에서 백전노장 벌랜더는 20대 투수들을 당당히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승리, 탈삼진, 이닝, 평균자책 등 클래식 지표에서도 꾸준히 3위 안으로 랭크되어 있다. 드디어 꽃을 피운 루카스 지올리토와 마이크 마이너, 탈삼진 306개 페이스의 영 건이자 팀 동료인 게릿 콜 등이 후보로 거론되는 만큼 사이영상 페이스는 점입가경이 될 듯 하지만 아직은 저스틴 벌랜더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저스틴 벌랜더는 11일 현재까지 2.98 , 10승 4패, 153탈삼진, 126.1이닝을 기록했다.

 

 

지금까지의 내용은 필자 한 사람의 개인적인 의견을 담은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이지도 않고 사실성도 떨어진다. 아직 전반기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단 하나는 확실하다. 이 4명의 선수들은 각자의 포지션에서 최고이며, 지금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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