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예은 영화 칼럼 2] '상징'은 과연 무엇을 내포하고 있을까.

혹시 타로를 접해본 적이 있는가? 우리는 타로로 우리의 미래나 궁금한 일들을 예지해보고 짐작해볼 수 있다. 타로를 봐주는 가게도 있는가 하면, 요즘에는 타로 관련 휴대폰 앱으로도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타로 카드에 그려진 그림이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여러 가지 상징들이 포함되어있다.

 

 

그 예로 'THE FOOL' 카드를 설명해보겠다. 눈으로 살짝 훑어봤을 때는, 눈을 감은 한 남자가 위험한 낭떠러지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보일 것이다. 필자도 최근까지 그렇게 로만 인식하고 별로 좋지 못한 카드라고 여겼다. 하지만 각각의 그림이 표현하고 있는 상징을 살펴보자.

 

우선 남자는 눈을 감고 있다. 보통 길을 걸을 땐 눈을 뜨고 걸어야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으며 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다. 그런데 눈을 감고 있다는 것은 이러한 위험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 다음은 남자가 손에 쥐고 있는 막대기와 꽃이다. 막대기 끝에는 짐 같은 것이 걸려있는데, 이것은 남자가 어디론가 떠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하지만 떠나는 것 치고는 짐의 크기가 작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행을 떠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남자가 들고 있는 꽃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낭만'과 같은 의미로 해석하면 되겠다. 긍정적이고 낭만적인 것을 찾아 떠나는 모습인 것이다. 어쩌면 이루어질 수 없는 높은 이상, 꿈 같은 것을 향해 나아가는 바보 같은 모습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여기서 필자가 가장 흥미롭게 본 것은 남자 옆에 위치한 개이다. 개는 앞발을 들고 남자를 바라보고 있는데, 여기서 전혀 다른 2가지 상징으로써 해석할 수 있다. 첫 번째로는 개가 남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며 위협을 하는 존재라고 볼 수 있으며, 두 번째로는 눈을 감고 낭떠러지로 향하는 남자를 말리는 존재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카드를 뽑은 사람의 상황에 따라 개가 어떤 존재로 표현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타로에 그려진 그림은 어느 한 가지라도 불필요하게 그려진 것이 없으며, 모든 것이 특별한 의미가 있다. 앞서 이러한 상징에 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오늘 이야기할 영화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이 영화의 제목은 'GET OUT'이다. 포스터를 보면 알겠지만, 흑인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영화에 흑인이 나오는 것을 보아 짐작했겠지만, 이 영화는 인종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도 하다.

 주인공은 흑인 남성이며 이름은 '크리스 워싱턴'이고, 그에게는 백인 여자친구인 '로즈 아미티지'가 있다. 그들은 서로 사귀면서도 로즈의 부모님께 교제 사실을 알리지 않았지만, 결국 크리스가 용기를 내어 그들에게 찾아가기로 한다. 그리고 찾아간 로즈네 집에서 로즈의 부모는 크리스에게 친절히 대해주며 긴장을 풀어준다. 마치 인종 차별이라는 것은 없다는 듯한 편안한 상황이었지만, 크리스는 흑인 정원부와 흑인 파출부에게서 쎄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날이 가면 갈수록 그에게 점점 더 묘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주의! 이 밑으로는 영화 'GET OUT'에 대한 스포가 다량 포함되어 있다.

 

사실, 로즈네 가족은 로즈의 할머니와 할아버지 때부터 백인의 두뇌와 흑인의 우월한 신체를 합치는 일을 해왔다. 즉, 백인의 뇌를 흑인의 신체에 이식함으로써 원래 신체의 주인은 의식만 남아있는 채로 거의 죽어지내며, 그 신체를 백인이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로즈의 할머니는 흑인 파출부에게, 로즈의 할아버지는 흑인 정원부에게 의식을 투여하여 젊고 튼튼한 몸을 가지게 되었다. 크리스가 그들에게서 싸한 느낌을 받았던 것도 그들의 부자연스러운 행동 덕분이었다.

로즈의 부모님은 나이가 들거나 신체에 장애가 있는 백인들의 의식을 흑인에게 주입해주는 대가로 많은 돈을 벌어 왔다. 마치 노예 경매처럼 제일 높은 금액을 부른 백인에게 혜택을 부여한 것이다. 돈을 받고 나면 로즈의 어머니가 흑인들에게 최면을 걸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게 만들고, 그들의 수술은 로즈의 아버지가 집도했다. 크리스 또한 그들의 희생양으로 쓸 목적으로 로즈네 집으로 데려오게 된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필자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영화에 나타난 '상징'의 의미이다. 'GET OUT'의 초반부에 크리스와 로즈가 로즈네 집으로 향하는 길에서 그들은 실수로 사슴을 치어 죽이고 만다. 이에 크리스는 차에서 내려 사슴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해보러 가지만, 로즈는 그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그냥 가자고만 이야기한다. 이어 도착한 집에서도 로즈의 아버지는 사고 이야기를 듣고는 진절머리를 내며 자신은 사슴이 싫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영화 후반부에는 크리스가 결국 로즈네 가족에게 잡혀 의식을 잃는데, 그의 앞에 또다시 박제된 사슴이 나온다. 우선 사슴은 영어로 말하자면 'Deer and bucks'이다. 여기서 'bucks'는 인디언 남성, 또는 흑인 남성을 비하하는 인종 차별 단어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사슴을 흑인과 동일시하여, 반복적으로 화면에 노출하고 사슴을 언급함으로써 은연중에 흑인을 차별하는 것이다. 로즈의 아버지가 사슴을 끔찍하게 싫어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 해보면 된다.

 

사슴과 관련된 상징의 의미 말고도 이 영화에는 찾아보는 재미가 있는 여러 가지 상징들이 포함되어 있다. 단순히 영화의 흐름만 이해하는 것보단 숨겨진 의미를 해석해보는 것은 어떨까? 설명을 끝내며 필자는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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