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지우 경제/역사 칼럼] 뭔헨 협정 - 체코슬로바키아는 어떻게 버려졌는가

 

 

 

제가 독일에서 명예로운 평화를 들고 왔습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시대의 평화라고 믿습니다. 

-2차대전 발발 1년 전 뭔헨 협정 직후 네빌 체임벌린 영국 총리

 

이전에 본인은 칼럼에서 세계 대공황에 대해서 설명했다. 설명을 조금 해보자면 미국의 거품이 꺼진 경제적 충격이 전세계에 영향을 미쳤는데, 당시 독일도 이 영향에서 피해 갈 수 없었다. 독일은 1차대전 패전국으로써 배상금을 갚고 있어서, 안 그래도 경제적으로 어려운데 세계 대공황까지 닥치자 경제적인 어려움이 심각해져 갔다.

 

이러한 경제적 위기를 틈타서 우익, 좌익 가릴것 없이 극단주의 세력이 고개를 들었고 우익 극단 세력은 히틀러의 독일 국가 사회주의 노동자당 즉 나치당이 고개를 들고 좌익 극단주의 세력은 독일 공산당이 고개를 들었다. 각각 총선에서 15% 이상의 지지율을 받으며 예상외의 결과를 보여주자, 당시 독일의 제 1, 2당인 사회민주당과 보수당은 공산당보다는 나치당이 낫다는 생각으로 히틀러를 만만히 보고 히틀러와 연합 내각을 구축해 히틀러에게 총리 자리를 맡겼다. 하지만 히틀러는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였고, 당시 대통령인 힌덴부르크의 사망과 국회의사당 방화 사건을 빌미로 총통 자리에 오르며 1933년 독일을 장악하였다.

 

 

독일을 장악한 그는 민중의 지지를 얻어야 자신이 영원히 집권 할 것이라고 생각해, 당시 직면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국책 사업을 벌였다. 현재 아우토반이라고 불리는 고속도로를 라이히아우토반 계획이라고 명명하고 공공사업을 벌였는데, 당시 독일 정부에게는 경제 위기의 여파로 담보 잡을 것이 금 밖에 없었는데 나치는 국민들을 사로잡기 위해 얼마 되지 않는 금을 끌어 모아 국책 사업을 펼치게 된다.

 

또한 비무장 지대인 라인란트에 군대를 파견해 베르사유 조약을 정면으로 위협했지만, 독일의 군 규모를 실제의 10배 이상으로 추산한 영, 프 연합은 이를 외교적으로만 대처함으로써 히틀러와 군부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히틀러는 군의 재무장을 위해 메포-벡셀 채권을 이용하는데, 쉽게 이야기해 강제 저축이다. 강제 저축을 시키며 일정 저축액을 넘기면 자동차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면 채권을 발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대의 재무장으로 인해 히틀러와 군부는 금으로 인한 파산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에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같은 민족이라는 명분하에 오스트리아를 합병하는데, 이것이 그 유명한 안슐루스 사태이다. 이 또한 베르사유 조약에서 금지하고 있었는데, 영, 프가 수수방관하자 히틀러와 군부는 오스트리아를 합병해 오스트리아 국립 은행에 있는 금을 조달해 재무장으로 인한 파산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므로 시간이 지나자 국가 파산 위기에 휩싸이게 되었다. 히틀러와 군부는 이번에는 체코슬로바키아를 표적으로 삼았다. 체코 슬로바키아의 주데텐란트 지역은 독일인의 비율이 과반수를 넘어갔다. 이것을 이용해 히틀러와 군부는 민족자결주의를 주창하며, 독일이 주데텐란트 지역을 합병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합병에 대한 외교적인 노력이 실패로 돌아갈시 체코 슬로바키아를 침공할 것이라고 외교석상에서 이야기하고 다녔다.

 

 

이에 독일과 협상을 하기위해 4개국이 모였는데,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독일이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당사국인 체코 슬로바키아는 제외하고 말이다. 여기서 프랑스와 영국은 군대가 아직 준비 되지 않았고, 많은 인명 피해를 낳은 1차대전이 끝난지 20년도 안되서 전쟁이라면 염증을 일으키는 국민들의 여론을 무시 못했기에 주데텐란트의 지역만 합병하는 선에서 문제를 종결 시키고자 했고, 이탈리아도 여기에 동의 하였다. 3개국이 동의 하였기에 체코슬로바키아 전체를 집어 삼키고 싶었던 독일은 마지 못해 동의하였다. 체코 슬로바키아의 의견은 단 하나도 반영되지 않은 뭔헨 협정은 그렇게 끝이 났다. 이 협정이 끝나고 런던에 돌아간 영국 체임벌린 총리는 유럽을 전쟁에서 구한 정치인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독일의 확장 야욕은 여기서 멈출 것이라고 확언했다. 그리고 단 5개월뒤 체코슬로바키아 전역은 독일에게 흡수된다.

 

 

뭔헨협정 사례는 주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소국 취급 받는 우리나라에게는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뭔헨 협정은 강대국이 약소국을 일방적으로 버린 사태인데 최근 세계 동향을 보면 미국은 고립주의로 회귀하려고 하고 있으며, 일본은 미국편에 서서 충실하게 활동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다시 한 번 팽창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한반도 문제가 격화되면 미국은 다시 한번 애치슨 라인을 긋고 일본과 미국에게 위협이 되는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만 제거하는 조건으로 한반도에서 철군하고, 이를 노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게 다시 한번 지원을 해 한반도를 적화하지 않는다고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정부는 항상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사태만은 막아야 할 것이고,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이루어진 혈맹인 미국을 중심으로한 자유진영과의 동맹을 든든히 해서 제 2의 뭔헨 협정, 제 2의 월남의 공산화 사태만큼은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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