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예은 영화 칼럼 3] 색다른 조합, '한국 영화'와 '좀비'의 만남!

우리는 언제부터였을지 모를 만큼 오래 전부터 '좀비'라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좀비의 사전적 의미는 '반쯤 죽은 것 같은 무기력한 사람'이지만, 아마 다른 이미지가 더욱 익숙할 것이다. 온몸에 피칠갑을 하고 눈을 까뒤집은 채 짐승의 울음소리를 내는 존재, 평범한 인간들을 물어뜯어 좀비 바이러스를 퍼뜨리려는 존재, 평범한 인간들보다 이동 속도가 느린 존재, 아무리 때리고 찔러도 죽지 않다가 머리가 터져서야 비로소 쓰러지는 존재 등등.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생물체인 것만 같이, 우리가 좀비에 대해 생각하는 이미지는 거의 비슷하다. 사람들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해외에서는 이미 좀비를 소재로 한 많은 창작물들이 만들어졌다. 좀비 영화, 좀비 게임, 좀비 소설, 좀비 만화 등등.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창작물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사람이 직접 연기하는 좀비 영화는 좀처럼 볼 수 없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좀비를 소재로 한 영화는 정말 없는걸까?

 

 

정답은 '있다'이다. 2016년에 상영한 우리나라 좀비 영화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부산행'이 있었다. 우선 '부산행'의 줄거리를 먼저 살펴보자.

 

'석우'는 자신의 아내와 따로 떨어져서 딸인 '수안'이와 자신의 어머니와 같은 집에서 살고 있다. 어느 날 '석우'는 '수안'이를 데리고 아내에게 찾아가기 위해 KTX 부산행 열차에 탑승하게 된다. 하지만 그 KTX에 어딘가 이상한 한 의문의 여자가 무임승차하게 되고, 그 여자를 못 본 승무원은 출발 신호를 알린다. 결국 KTX는 출발하고, 좀비 바이러스에 걸렸던 여자는 승무원을 물어뜯기 시작하며 비극이 시작된다. 그리고 열차 안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단 하나의 안전한 도시 부산까지 도달하기 위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게 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용석'이라는 캐릭터의 악랄함이 굉장히 잘 비추어진 것 같아 더더욱 호평하고 싶다. 작 중 '용석'은 본인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인물이며, 다른 이들이 죽든 살든 본인만 살아남으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진희'가 돌아오지 않는 '영국'을 기다려야한다며 사정할 때조차 감염됐는지 안됐는지조차 모르는데 어딜 들여보내냐며 화를 내는 몰인정한 태도를 보인다. 영화를 관람할 때는 모두가 이 캐릭터에게 욕을 퍼부었겠지만, 막상 이러한 재난 상황이 닥쳐왔을 때 현실의 '용석'이 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생각보다 의외로 많을 것이다. 사람은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보다 무방비한 상태에서 큰 사건이 닥쳐올 때 대처하는 방식을 통해 그 인간의 인간성과 인성을 파악할 수 있다. 그렇기에 필자도 지금은 '난 안 그러겠지.'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일이 닥쳐오면 일단 남의 목숨보다는 본인의 목숨부터 챙길 수도 있다. 어쩌면 더 이기적인 면이 드러날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본다.

 

이제껏 외국 영화로만 좀비를 접해왔던지라 한국형 좀비 영화는 매우 낯설고 신기했지만, 115억을 들여 만든 영화인만큼 CG도 훌륭하고 기대 이상이라고 생각하며 감탄했다. 영화를 보며 필자처럼 생각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예상한다. 주인공 '석우'도 '용석'처럼 인성을 분석해보기에 좋은 현대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날 때 그렇게 해보기를 바라며 필자는 이만 글을 마친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