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아의 시사 칼럼] 행복한 지옥, 동물원

지난 9월, 대전의 한 동물원에서 탈출한 퓨마가 사살되며 동물원 폐지 논란이 확산됐다. 그 퓨마는 사육사의 실수로 잠기지 않은 문에 의해 탈출하여 여러 차례 마취총을 쐈으나 계속 빗나가는 바람에 결국에는 사살당했다. 이 일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은 동물원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며 죽은 퓨마를 애도했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 청원에 동물원을 폐지해 달라는 글이 올라오기까지 했다.

 

 

동물원은 사실 예전부터 논란이 많았다. 좁은 철장 속에서 자연과 철저히 분리된 채 꿈도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동물들은 동물권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하게 만든다. 특히 우리나라 대부분의 동물원에는 문제가 많다. 넓은 풀 대신 딱딱한 콘크리트 위에서 생활하는 사자, 추운 남극 대신 동물원의 야외에서 생활하는 북극곰, 하늘을 날지 못하고 돔 안에 갇혀 있는 새까지… 인간의 행복만을 추구하는 동물원을 어떻게 해야 할까?

 

동물원은 동물의 권리를 무시하고 인간의 욕심만을 채우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만약 이 많은 동물들을 모두 야생에 풀어 놓는다면 어떻게 될지 생각을 해봐야 한다. 멸종 위기인 동물들은 생태계에서 적응하지 못하여 사라질 수도 있다. 또한 동물원에 있던 동물들은 대부분 동물원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사냥하는 법도, 천적을 피하는 법도 몰라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동물원의 진짜 문제점은 “환경”에 있다. 사자가 맨땅을 밟고, 새가 날지 못하고, 북극곰이 영상의 기온에 노출돼 있고, 박쥐가 밝은 공간에 있는 등 각자의 생활에 맞지 않는 환경이 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동물원에서는 각 동물의 특성과 생활에 따라 맞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우리나라의 동물원의 모습을 보자. 

 

 

이 사진은 우리나라 동물원의 실태를 정확하게 보여준다. 사자가 흙 위에 무기력하게 서 있는 모습은 동물의 왕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는다. 사자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들에게도 동물원은 그들의 안식처가 아닌 것 같다.

 

이번에는 외국 동물원의 모습을 보자.

 

미국

 

스페인

 

 

해외의 동물원은 우리나라의 모습과 확연히 비교된다. 각 동물에게 맞춰 가꾸어진 환경은 넓고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곳에서는 동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옛날의 동물원은 그저 신기한 동물을 전시하는 목적으로 쓰였지만, 현재는 동물을 연구하여 멸종 위기 종을 복원하고 과학 기술을 발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고 더불어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제는 동물원이 ‘관람’의 목적보다는 ‘보호’, ‘복원’의 목적으로 쓰였으면 하는 바이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