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윤의 만화/애니 칼럼]4. 유사과학 탐구영역

‘선풍기를 틀고 자면 사망한다’, ‘기다란 모양의 구름(지진운)이 하늘에 보이는 것은 지진이 일어날 징조이다’ 등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정말 많은 유사 과학들을 접하고 있다. 이러한 유사 과학에 대해서 들을 때 마다 ‘어……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 싶으면서도 이게 왜 아닌지,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 나에게 해결책을 준 것이 바로 이 만화, <유사 과학 탐구영역>이다.

유사 과학 탐구영역(이하 ‘탐구영역’)은 ‘계란계란’이라는 이름의 작가가 다음 웹툰에서 연재하고 있는 대학교 배경의 만화로, 장르는 학습, 과학, 유머이다.

탐구영역의 등장인물은 매우 많으나,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유바람, 고혜람, 약장수의 3명이다.

유바람은 대학교 1학년 소녀로, 심각한 팔랑귀 기질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자주 약장수에게 넘어가 유사 과학과 관련된 물품을 구입해 오곤 한다.

고혜람은 대학교 2학년 소녀로, 이과생이다. 이 작품에서는 주로 유바람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유사 과학에 대해 얘기할 때 이에 대해서 시원하게 반박을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작품의 설명충 겸 대부분의 개그를 만들어 내는 장본인이다. 잘못된 유사 과학에 대해 알기 쉽고 재미있는 비유를 들어 설명해주곤 하는데, 그것이 이 작품의 주 개그 패턴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장면의 대표적인 예로는 24화의 ‘켐트레일’편이 있다. 여느 때와 같이 비행기 구름을 보고 유바람은 ‘저건 사실 인간에게 해로운 물질을 전 세계적으로 살포하고 다니는 것 이다!’라는 식의 어디선가 들은 유사 과학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를 들은 고혜람이 ‘정 인구를 줄이고 싶음 인피니티 뭐시기(어벤져스에 나왔던 그것 맞다. 이 작품에는 타 작품에 관한 패러디를 상당히 자주 볼 수 있다.) 모아서 손가락 튕기면 끝이지, 뭐 하러 저렇게 눈에 띄는 방법을 선택하겠냐? 당장 옆 나라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도 전부 보도되는데?’라고 반박하는 장면이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다.

약장수는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에게 일명 ‘기적의 논리’를 이용하여 유사 과학을 전파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다. 상당한 언변을 가지고 있으며, 흔한 약장수들이 돈 버는 수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이 작품이 매우 높은 평가를 받을 만 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던 유사 과학에 대한 것을 화학, 물리에서 생물까지 다양한 분야의 과학을 접목하여 설명해 주는데, 그 설명이 매우 유쾌하고, 알기 쉬운 비유를 들어 설명해 주기 때문에, 과학에 대한 지식을 재미있게 습득 할 수 있게 해 준다.

사람들이 이 만화를 보는 이유로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그동안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던 상식을 논리로 깨부수는 것에 대한 통쾌함’이 그 이유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작품의 댓글 란에는 이과생 및 과학도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내오고 있다. 심지어는 탐구영역의 단행본이 나오자, ‘어르신들 책장에 놔드려야겠어요’ 같은 반응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나는 이 책을 재미있게 과학 공부를 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단지 기계적으로 무언가를 외우는 공부가 아닌, 책에 나온 개그와 과학 지식을 연결하여 공부하는 것이 좀 더 재미있을 것 같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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