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예진의 국내 이슈 칼럼] 학원 일요 휴무제, 시행되어야 할까?

사교육은 보충학습의 목적을 지나쳐 점점 과열되고 있다. 일부 교육 전문가들은 사교육이 학생들 간의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며 ‘학원 일요 휴무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원 일요 휴무제 시행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찬성과 반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과로사 기준을 주당 60시간으로 잡고 있는데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의 주당 학습시간은 80시간에 이른다고 한다. 또 OECD의 보고서에 의하면 OECD 회원국 학생들의 주당 평균 학습시간은 35시간인데 한국은 50시간 이상인 것으로 보아 한국의 많은 학생들이 학업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나치게 긴 학습시간은 학생들의 건강과 직결된다. 하루 중 학생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체력을 단련할 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에서 매년 실시하는 PAPS에서 최하위인 4-5 등급을 받는 학생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고등학생의 증가 비율이 가장 높다. 대도시권에 집중된 ‘약골’ 학생들의 분포는 학습과 체력 저하의 관련성을 보여준다.

 

학습 시간은 성적과 비례하지 않는다. 조선에듀는 핀란드의 학생들은 4시간 22분 공부해 수학 시험에서 544점을 성취한 반면 한국 학생들은 8시간 55분 공부해 542점을 받았다며 긴 학습시간의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짧은 시간 공부하더라도 집중력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휴식이 필요하다.

 

‘학원 일요 휴무제’를 실시하면 학생들이 자기계발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 우리 학생들은 일주일 대부분의 시간을 공부를 하면서 보낸다. 학교, 학원 그리고 집을 오가는 반복되는 일상으로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경험을 해볼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학생들이 진로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일요일에 학원을 가는 대신 독서, 봉사활동, 예술 활동 등을 하면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고민해본다면 꿈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학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한편, 2016년 교육부의 발표에서는 학생들이 일요일에 8~9시간의 여가 시간을 가졌을 때 삶의 만족도가 가장 크게 나타난다고 한다. 학생들의 일요일 평균 학원에서 학습하는 시간은 2~3시간으로 충분한 여가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일요일 하루 학원을 가는 것은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심야 교습이 제한되고 있는 지금, 여전히 상당수의 학원들이 창가를 피해 자리 잡고 오후 10시 이후에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비슷하게 학원 일요 휴무제가 실시되어도 개인 과외, 인터넷 강의를 통해 학습할 수 있기 때문에 학습 부담을 대폭 줄이기는 힘들 것이다. 또 학원 일요 휴무제가 실시되면 학원 수강 대신 개인 과외를 받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이다. 학원 수강료보다 높은 과외비는 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증가시키고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른 교육 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

 

 

‘학원 일요 휴무제’는 학생들의 학습, 대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므로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 및 휴식권을 동시에 보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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