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의 문화 칼럼] '고요 속의 외침' 게임으로 약탈 문화재 알아가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부스 행사

 

지난 10월 26일 토요일, 판교청소년수련관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부스 행사를 개최하였다.  수많은 부스들 중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끈 것은 바로 판교청소년수련관 문화기획단 TMa!n (이하 티메인)의 부스였다.  이날 티메인은 일제 강점기 때에 일제가 약탈하거나 파괴한 문화재와, 우리 민족이 힘을 모아 지켜낸 문화재들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문화재 환수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의식 변화를 이끌어내자는 취지의 부스 활동을 하였다.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접할 수 있도록 유명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신서유기'에서 인기를 끈 '고요 속의 외침'이라는 게임을 활용한 것이다. 

 

참가자들은 두 명씩 짝을 지어 문화재들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들은 후 한 사람은 문화재의 이름을 외치고, 다른 한 사람은 노래가 나오는 헤드폰을 착용하여 상대방의 말이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스케치북 속 문화재의 사진과 문화재 이름의 초성 글자, 그리고 상대방의 입모양을 통해 문화재의 이름을 제한 시간 내에 최대한 많이 알아맞히는 방식이었다. 학생들뿐 아니라 유치원생들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참여하였다. 어린 자녀와 함께 참여한 한 학부모는 청자상감운학문매병, 금동비로자나불삼존좌상 등 읽기조차 어려운 문화재들을 게임과 접목한 것이 신박하였고 단순 오락 위주가 아니라 사회적인 의미도 함께 지녔다는 점에서 유익했다는 소감을 남겼다.

 

실제로 해외 20여 국에 반출된 우리나라 문화재 156,160점 중 75% 이상은 일제강점기 때 약탈된 것이다. 일제에 의해 약탈되었던 문화재에는 백제 미륵보살 반가사유상, 고종황제투구, 금동비로자나불삼존좌상 등이 있으며, 일제가 파괴한 문화재로는 석굴암, 창경궁, 미륵사지 석탑 등이 있다. 간송 전형필 선생과 같은 용기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지켜낸 문화재로는 훈민정음 해례본, 청자상감운학문매병, 해악전신첩, 혜원전신첩 등이 있다. 정부가 국가 대 국가 차원에서 문화재 환수를 시도하는 것은 외교적 분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에 시민들의 노력이 중요하다. 실제로 문화재환수위원회와 같은 시민 차원에서 해외 불법 반출 문화재를 국내로 환수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져 오고 있으며, 한국 미술사적으로 막대한 가치를 지닌 겸재 정선의 화첩 등은 이러한 시민 단체의 공헌으로 우리나라의 품에 다시 안길 수 있었다. 이번 부스 행사가 많은 사람들이 문화재 환수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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