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대작 공세를 예고한 중국 영화 시장

'유랑 지구'의 흥행으로 본 중국 SF 영화 시장

평소 SF 영화를 즐겨보는 편이라 넷플릭스에서 중국 영화를 찾아보던 중, 2019년 중국 최고의 흥행작이라는 타이틀을 단 ‘유랑 지구’를 알게 되었다. 영화 후기를 찾아보니, 이 영화가 중국 박스오피스를 초토화했을 뿐만 아니라, 북미에서도 좋은 반응을 모으며 로튼 토마토 관객 지수 80%를 넘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궁금해졌다.

 

제작비 550억 원을 투자하여 전 세계 매출 8천억 원을 기록한 영화 '유랑 지구'는 중국 영화 사상 두 번째로 많은 수입을 올린 흥행 대작이다. 아시아인 최초로 휴고상을 수상한 작가 류츠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지구라는 행성 자체를 다른 태양계로 옮긴다는 상상력이 돋보이는 소재를 선택했다.  또한 완성도가 높은 CG 처리 작업이 목성 충돌의 위기와 재난을 몰입감 있게 보여주어 SF적인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화이다. 이처럼 중국은 거대 자본을 앞세워 대형 SF 작품을 속속 내는 추세이다. 제작비 회수를 뒷받침하는 인구 덕에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고 이 매출이 재투자를 부르는 선순환이 가능해지고 있다. 우주 개발에 관심이 많은 중국의 정부 차원에서의 영화 산업 지원은 향후 중국 SF 대작의 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중국 영화 성장 규모는 지난해 100억 달러가 넘었고 해마다 성장세가 뚜렷해 내년에는 세계 1위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대형 할리우드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기가 꺾길 수밖에 없는 한국 영화 입장에서는 이에 버금가는 경쟁상대가 새로 생긴 셈이다. 하지만 중국 SF 영화의 성장이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CG · VFX 회사들의 영화제작 기술과 제작 능력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으며 새로운 문화 수출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랑 지구’ 작품에서도 한국 회사인 덱스터가 CG 작업에 참여했다. ㈜투썬디지털아이디어가 영화 드래곤 블레이드를 제작한 중국영화의 거장 이인항 감독의 신작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85만 달러의 수출 계약을 맺었고, ㈜인스터가 중국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는 계약을 맺었다.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유망한 CG 전문 기업 발굴 및 해외시장 진출 지원을 위해 중국 베이징 국제영화제와 미국AFM 등 주요 해외 마켓의 참가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앞으로 더욱 발전할 기술 서비스와 신선한 시나리오 창작으로 한국 영화 시장에서도 좋은 SF 영화가 많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한국 영화를 사랑과 관심으로 응원하며 한국 영화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데 동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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