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고 : 장진 통신원] 日 아사히신문 기자가 말하는 한일 갈등 해결의 열쇠

한일 갈등의 실마리, 문화에 있다.

대한민국 대법원이 일제의 강제징용에 대한 손해 배상 판결을 내린 이후인 2019년 7월 1일 일본의 경제산업성이 한국에의 반도체 제조 핵심 소재의 수출을 제한한다는 발표를 내림으로써 한국에 대한 경제재재가 시작되었다. 경제적 차원에서의 양 국가의 정부 간 갈등은 양국의 시민 간 갈등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러한 갈등의 불씨가 조금은 사그라든 11월 22일 금요일, 일본 아사히 신문의 문화부 기자 나리카와 아야가 판교고등학교를 방문하여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창한 한국말로 강연을 진행하였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19년 7월을 기점으로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된 한국에서는 일본 불매운동을 진행하였고, 일본으로 가는 한국 관광객이 급감하였다. 하지만 나리카와 아야 기자는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관광객의 수는 오히려 증가하였으며, K-POP 팬덤을 중심으로 한일 간 정치적 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는, 그리고 영향을 받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사실에 기반하여 한국과 일본의 악화된 관계가 '문화의 힘'으로 해결될 수 있으리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하는 강연이 끝난 후 학생들과의 질의응답 중 일부이다.

Q. 강연에서 일본 국민들이 한국의 K POP 등 한국 문화에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이것이 대부분의 일본 국민들에게 해당되는 일인지와, 이것이 나아가 양국 간 문화적 교류로 이어질 수 있는지, 이어질 수 있다면 그에 대한 기대 효과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물론 모든 일본사람이 K-POP을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세대별로 보면 10대는 일부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K-POP 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K-POP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 이유가 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래보다는 퍼포먼스. 한국어를 이해할 필요없고 한국에 대한 지식도 필요없습니다.  그런 뜻에서 영화나 드라마에 비하면 한국을 이해하는데 K-POP이 얼마나 효관가 있을까 라는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K-POP을 좋아해서 한국에 유학하거나 한국 친구랑 만나거나 한국과 교류하는 계기가 되는 가능성은 있습니다. 제가 아는 친구도 BTS 노래를 통해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경우도 있습니다.

 

Q. 현재 한일 갈등 상황에서 문화가 정확히 어떻게 관계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나요?

 
A. 국가 차원에서의 갈등 해소를 위해,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영화제 등의 문화적 컨텐츠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영화제의 경우 영화인과 영화인 사이의, 또 영화인과 관객들 사이의 국경을 초월한 교류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영화제에서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 한국은 일본의, 일본은 한국의 영화를 상영하지 않는 등의 일도 많습니다. 하지만 제천국제영화제는 일본영화를 상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제천시의회의 결정에 반하여 일본 영화를 상영했습니다. 그러한 용기가 모여서 한일 관계 개선의 씨앗이 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한일 간 갈등으로 일본에 대한 반감이 어느 정도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판교고등학교 학생들은 열린 마음으로 강연에 끝까지 집중하고 적극적으로 질의응답에 참여하며 한국과 일본의 갈등 해소의 실마리가 바로 '문화'에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또한 강연 시간이 끝난 후에도 학생들과 소통하고, 궁금증이 해결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명함을 제공하여 이메일이나 문자 메세지 등을 통해 소통할 기회를 열어 준 나리카와 아야 기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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