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윤의 독서 칼럼] 침묵의 봄-우리에게 돌아올 그 모든 것들에 대하여

우리는 생활 속애서 셀 수도 없이 많은 화학 약품들을 사용한다. 과거에도 곤충을 없애기 위해, 더 많은 농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살충제를 사용했다. 인간은 환경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춰 변화시키기 위해 무분별하게 살충제를 살포하기 시작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곤충들은 모두 박멸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인간이 뿌린 살충제가 그대로 인간에게 되돌아온 것이다.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에서는 그 당시에 있었던 살충제로 인한 피해들을 낱낱히 밝힌다.

 

사람들은 그저 자신들에게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화학 약품을 이용해 곤충들을 죽였다. 대표적인 예로 과거 캘리포니아에 있던 클리어 호수의 사례가 제시된다. 클리어 호수에서 낚시를 하던 낚시꾼들은 '각다귀'라는 곤충을 성가셔했다고 한다. 이를 없애기 위해 호수에 0.02ppm의 DDD(살충제의 한 종류)를 투입했는데, 호수에 살던 농병아리가 죽는 현상이 나타났고, 이 농병아리의 몸속에서는 무려 1600ppm의 DDD가 검출되었다. 각다귀만 죽이기 위해 아주 적은 양의 살충제만 투입했을 뿐인데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일까? 생태계는 먹이사슬로 연결되어 있다. 물고기는 플랑크톤을, 농병아리는 물고기를 먹고 살아간다. 이 호수에 투입되었던 DDD의 양도 먹이사슬이 진행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었던 것이다. 플랑크톤에서는 5ppm의 DDD가, 메기에서는 2500ppm이나 되는 DDD가 검출되었다. 이 메기가 낚시꾼을 통해 사람들의 식탁에 올랐다면, 그 결과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불개미에게도 살충제는 예외 없이 적용되었다. 미국에서 불개미는 단 2개 주에서만 주요 해충으로 분류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는 불개미가 인간에게 굉장히 큰 해를 입히는 곤충이라고 포장한 후, 대대적인 박멸에 들어갔다. 사람들은 무분별하게 살충제를 살포했고 그 여파로 많은 야생동물들이 죽거나 그 후유증에 시달렸다. 실제로 살충제를 뿌린 지역의 새들은 절반이 죽었다고 한다. 이 피해는 단순히 동물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살충제로 인해 피해를 입은 동물이 사람들의 식탁에 올라왔다면, 살충제가 인간에게 무해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침묵의 봄’ 속 사람들은 생명에 위협이 되지도 않는 생물들을 오로지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온갖 살충제를 사용해 죽인다. 이렇게 쓰인 살충제들은 오늘날 대부분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단순히 옛날이야기가 아니다. 지금도 ‘살충제’를 검색하면 수많은 곤충박멸제들이 나온다. 또한 살충제가 아니더라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일회용품과 화석 연료는 지구온난화를 심화시키고 생태계를 점점 죽음으로 몰아가는 주범이다. 우리는 아직도 ‘불필요한 파괴’를 일삼고 있다. 일차적으로 피해를 입는 건 동,식물들이겠지만 그 다음은 인간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가 사용한 것들은 부메랑처럼 되돌아올 것이다. 50여 년 전 카슨의 호소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가 오랫동안 여행해온 길은 놀라운 진보를 가능케 한 너무나 편안하고 평탄한 고속도로였지만 그 끝에는 재앙이 기다리고 있다. ‘아직 가지 않은’ 다른 길은 지구의 보호라는 궁극적인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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