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기의 맛있는 IT 칼럼] #8 타다 금지법이 4차 산업혁명에 던지는 메시지

산업혁명에 따른 변화가 낳는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타다 금지법

 

작년에 몇 명의 택시기사가 이것에 반대해 분신하여 사망하고 택시업계는 이것을 대항한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을 정도로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플랫폼이 있다. 바로 타다이다. 타다와 관련한 이야기가 많아지자 급기야 국회에서는 '타다 금지법'이라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까지 내놓은 상태이다. 타다 금지법에 대해 택시업계는 택시기사의 생계를 보호하는 법이라고 하고 타다는 4차 산업혁명에 역행하는 법이라고 주장한다. 도대체 타다 금지법은 무엇이고 이러한 법이 4차 산업혁명과는 무슨 연관이 있길래 그러는 걸까? 다 함께 알아보자.

 

생계와 산업혁명 사이 공존하는 타다 금지법

 

우선 타다 금지법이라 불리는 여객법 개정안에 대해 알아보자. 이번 타다 금지법의 주요 맹점은 타다의 불법 여부이다. 그동안 타다는 여객법 시행령의 예외조항 중 하나인 '11~15인승 승합차에 한해 렌트 시 기사 알선을 허용한다'라는 부분을 근거로 들고 영업 중이었다. 택시 면허가 없는 운전자를 데리고 사업하는 것은 불법이나 11인승 이상의 승합차는 괜찮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택시 업계에서는 생계가 흔들리는 문제라며 이러한 타다를 반대하고 있다. 그래서 타다 금지법이 태어난 것이다. 기존의 예외조항에 '관광 목적'이라는 점을 추가하기 때문이다. 타다는 관광업을 주로 하지 않기에 당연히 불법이 된다.  타다 뿐만 아니라 비슷한 사업을 진행하던 타 업체 또한 불법이 될 수 있는 상태다. 타다를 포함한 모빌리티 산업 관계자가 4차 산업 죽이기, 공유 경제 죽이기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하지만 타다 금지법을 단순하게 4차 산업을 죽이는 법이라 치부할 수 없는 큰 이유가 있다. 바로 기존의 택시기사의 생계이다. 사실상 택시인 타다 서비스가 합법으로 인정되어 많은 국민들이 사용하게 된다면 당연히 택시를 사용하는 수요는 줄어들게 될 것이다. 수요가 줄어들면 공급을 자연히 줄 수밖에 없는 법. 많은 택시기사가 일자리를 잃어버리게 된다. 또한 '택시 면허' 또한 잃어버리게 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택시 면허를 사기 위해 들인 돈을 잃어버린다고 생각하면 쉽다. 개인택시를 하기 위해선 택시 면허라는 것을 사야 한다. 근데 이 면허가 개인택시 시장이 각광받기 시작하며 1억 이상 하는 경우도 있었다. 쉽게 말하자면 택시 기사가 일자리를 잃는다는 것은 일자리뿐만 아니라 1억 가까이 잃는다는 말이다. 당연히 택시기사 입장에선 타다를 반대할 수밖에는 없고, 타다 금지법이라는 것이 태어날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산업혁명 역사에는 '타다 금지법' 쌍둥이가 있었다. 또한 있을 것이다.

 

위에서 알아본 타다 금지법은 이번 4차 산업혁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와 비슷한 쌍둥이가 존재하였는데 바로 '붉은 깃발법'이다. 붉은 깃발법이란 기존의 마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당시 신산업이었던 자동차 산업을 규제한 것이다. 당시에 붉은 깃발을 가지고 속도를 제한하였다고 하여 붉은 깃발법이라 불린다. 당시에는 마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였겠지만 지금은 산업혁명을 막는 법 중 하나라며 비판받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타다 금지법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적어도 인류가 생존하면서 꾸준히 산업혁명을 거치게 된다면 n차 산업혁명 때 마다 태어날 수밖에 없는 법이라는 것이다. 결국 붉은 깃발법이나 타다 금지법에 대해 단순하게 좋다, 나쁘다 할 것이 아니라 산업혁명이 불러오는 변화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양보와 협상으로 혁명을 맞이해야 한다.

 

위에서 붉은 깃발법이나 타다 금지법은 산업혁명 때 마다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그때마다 싸워야 할까? 꼭 택시기사 몇 명은 목숨을 잃어야 하고 사회적인 문제가 되어 국민들이 불편을 겪어야만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일까? 아니다. 올바른 정답은 모빌리티 사업자와 택시 업계, 정부가 서로 합의를 하고 양보하는 것이다. 모두가 만족하지는 못하겠지만 타다 금지법처럼 누구 하나는 결국 피를 볼 수밖에는 없는 해결방법 대신 서로 한 걸음씩 양보하는 방법만이 정답일 것이다. 세상은 결국 다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는 것을 유념하며 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최근 대한민국에선 타다와 관련하여 긍정적인 움직임이라 볼 수 있는 일이 일어났다. 택시업계, 모빌리티 산업 관계자, 정부가 모여 협의체를 구성한 것이다. 정부 측에서는 절충안으로 모빌리티 사업자가 대형 택시 면허를 사는 것으로 제시하였다. 택시 기사의 생계도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추어 발전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점이라는 것에서 무척이나 긍정적인 움직임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러한 움직임이 발전하여 언제 올지는 모르겠으나 5차 산업혁명이 왔을 때는 안타까운 죽음 없이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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