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원의 시사칼럼] 기생충이 쏘아 올린 성공, 인식까지 바꿀까

 

'아카데미 4관왕 기생충 신화 이어져…'

'기생충, 아카데미의 새 역사 썼다'

'기생충 속 반지하방 그들, 다 계획이 있었다'

                                                                              출처: 위에서부터  파이낸셜뉴스, 경인일보, BBC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을 넘어 아카데미 시상식의 새 역사를 써냈다. 2020년 2월 10일, '기생충'은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고 영예인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그리고 국제장편영화상을 포함해 4관왕을 차지했다. 아카데미 92년 역사상 영어가 아닌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샘 맨데스 감독의 '1917',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아이리시 맨' 등 쟁쟁한 경쟁작을 제치고 작품상을 거머쥔 봉준호 감독은 수상소감에서 여러 거장 감독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재치있는 농담과 유머로 큰 웃음을 안겼다. 뉴욕 타임스 등 여러 외신들은 기생충의 수상을 역사적인 승리라 극찬했고 국내 영화계에서도 찬사가 잇따르고 있다.

 

이 아카데미 시상식을 생중계 방송으로 아침부터 본 나로서는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사실 전문가들은 기생충이 감독상과 국제장편영화상은 수상할지 몰라도 작품상은 '1917'이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믿었다. 오랜 전통이 이어져 온만큼 아카데미 시상식이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백인 문화의 색이 짙고 지금까지도 할리우드 영화작들이 수상하는 것이 태반이었다. 그래서 아카데미 시상식을 두고 '백인들만의 잔치'라며 많은 비판이 일었던 것도 사실이다.

 

아무래도 아카데미 시상식도 이제는 변화의 흐름을 타야겠다는 결심을 한 것이 분명하다. 그러한 결심을 한 아카데미 시상식에게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인종과 출신이 아닌 영화의 작품성만을 평가하는 공정한 시상식으로의 터닝포인트를 이루어내기 충분했던 것이다. 기생충이 아카데미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는 것이 물론 기뻤지만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카데미의 변화가 더 빨리 이루어져야 하지 않았을까?'

 

 

사실 전세계의 인종차별은 복잡미묘하다. 아직도 세계에는 백인우월주의가 남아있다. 내 주변의 많은 친구들이 인종차별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인종차별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동남아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나 흑인들이 그 대상이다. 결국 우리도 차별을 받으면서 또 차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리는 겉으로 보이는 피부색을 떠나서 모두가 다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접할 수 있는 세상이 넓어진 만큼 전세계 사람들의 인식도 변화해야한다.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은 영화계의 인종차별을 깨부수었다.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숨겨져있는 작품성 높은 영화들에게도 수상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영화계에서의 변화가 차이를 향한 우리 모두의 인식에도 터닝포인트가 되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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