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있어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즐기고, 소비한다! 정보 다양화 시대의 역설

정보와 매체의 증대로 인한 프레이밍 확대

 

 

청소년을 비롯한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이들에게 하루를 시작하는 매체는 무엇일까? 국내에서 최장 시간 이용하는 앱으로 유명한 '유튜브'가 그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들은 유튜브의 파급력이 매우 크다는 점을 추측해볼 수 있다. 무엇보다 뉴스를 전하는 매체가 TV와 라디오, 신문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정보의 홍수" 시대라는 말에 맞게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엄청난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다.

 

뉴스를 전달하던 통로가 좁던 기존의 대중매체는 어젠다 세팅(의제설정)과 프레이밍을 통해서 뉴스를 접하는 대중을 유혹했다고 볼 수 있다. 어젠다 세팅은 쉽게 말해, 언론에서 다룰 주제를 정하는 것을 말하고, 프레이밍은 한 주제에 관해 바라볼 시선을 말한다. 예를 들어보자. 현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4.15 총선의 이 두 주제가 주로 다루어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어젠다 세팅이 된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을 두고 정부의 대응책이 적절했느냐라는 주제를 가지고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으로 기사를 작성한다면, 이것이 바로 프레이밍이 될 수 있다. 즉, 틀(프레임)을 가지고 가두어서 주제에 관해 심도 깊게 논의하는 것이 프레이밍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어젠다 세팅과 프레이밍의 특징에 의해 과거에는 언론이 대중을 통제할 수 있었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이야기한다. 이는 TV와 라디오, 신문만이 뉴스를 전달할 수 있는 매체로서 기능하고 작용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유튜브의 급격한 성장으로 기하급수적으로 1인 미디어가 등장한 현재에는 대중매체가 어젠다 세팅과 프레이밍을 통해서 대중의 여론을 조작할 수 없다고 단정지어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1인 미디어로 많은 이들이 다양한 시선과 시각을 제공받고 있고, 이를 토대로 기성 매체를 비판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바로 이러한 상황은 '정보의 획일화' 시대에서 '다양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정보의 다양화 시대에 우리는 건전하고 아름다운 토론의 장으로서 여러 매체를 활용하지 못한다. 오히려, 너무나 많은 정보에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우리는 "믿고 싶고, 듣고 싶은 정보만 골라서 수용"하고 있다. 즉, 정보 다양화 시대의 역설이 일어난 것이다. '주체적인 수용'이라는 탈을 쓴 획일적인 정보의 수용은 오히려 셀프 프레밍을 이끌어 내고 있다. 자신이 보고 싶은 '틀'(프레임)에 맞춰서만 세상을 바라보는 기울어진 운동장의 시대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자기 주장만 맞다고 주장하는 '이기주의'적 정보 수용까지 도출하고 있고, 이 태도는 그대로 정치적 입장까지도 연결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우리는 많은 정보들이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주제적이고 비판적인 수용의 태도'를 길러야 한다. 대중매체에 의한 어젠다 세팅과 프레이밍이 아닌, 믿고 싶은 정보만 믿어 자기 스스로를 틀에 갇히게 만드는 행위는 세상을 더욱 좁게 볼 수밖에 없게 만들고, 이기적인 식견을 양산해낼 뿐이다. 올바른 근거를 바탕을 지녔지만 나와 잘 맞지 않는 주장에 관해서도 수용적인 입장은 가지진 않더라도, 들어보려는 노력은 해야 한다. 그 후에 비판을 바탕으로 하는 건강한 토론의 장을 열어야 한다. 일방적이고 원색적인 비난과 상대 측의 주장을 듣지 않는 태도는 사회의 진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나와 잘 맞다고 생각하는 주장에 관해서도 겉만 그럴싸하고, 그 핵심이 허구적이지는 않은지, 어떤 생각이 들어 있는지 고려해봐야 한다. 정보에 관한 비판적인 수용력의 적극적인 행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많은 서구 국가들은 이미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는 미디어 교육으로서의 '미디어 리터러시' (매체 독해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비판이 올바른 정보수용을 위하는 유일한 방법임을 우리 모두는 다시금 깨달을 필요가 있다. 우리의 생각을 의심하고, 다시 생각해보자. 그 생각 속의 핵심이 과연 허구인지, 말이 안되는 논리는 아닌지 우리 모두는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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