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진의 사회비판 칼럼5] 변화된 우리의 삶, 흑사병으로 보는 코로나19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우리의 삶과 흑사병을 통해 얻은 교훈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삶이 멈춰진 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우리의 삶은 많은 것들이 변화했다. 대표적으로 국민들의 '마스크 착용'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미세먼지와 황사로 뒤덮였던 우리나라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기는 힘들었다. 물론 몇몇은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하기도 하였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마스크 착용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지 못했고, 마스크 착용을 꺼렸다. 하지만 단 몇 개월 사이, 길거리 풍경이 변화했다. 정말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병원, 시청, 음식점 등 어떤 건물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은 입장 불가이기도 하다. 건물에 입장하는 과정도 많은 것이 변화하였다. 병원을 예로 들어보자. 1차로 마스크 착용 여부를 판단하고 그 이후에 체온을 잰다. 그러고 나서 특정 지역 방문 혹은 확진자 접촉 등을 확인한다. 모든 검사에서 이상이 없으면 입장이 허용된다.

 

또 다른 큰 변화는 무엇일까? 바로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이다. 이것은 초유의 사태이다. 온라인을 통해 교사와 학생은 만나고 있다. 학교가 아닌 집에서 책이 아닌 컴퓨터 혹은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라는 매개체로 수업이 진행된다. 출석 여부도 온라인으로 판단된다. 처음 온라인 수업 결정 이후 사람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보내기도 했다. 다음날인 4월 20일 초등학교 1~3학년의 온라인 수업을 앞둔 현재, 많은 사람들이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132만 3천여 명의 학생들이 동시 접속하기 때문에 교육 당국이 제공한 원격교육 플랫폼이 접속 오류로 수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어도 문제가 끝나지 않는다. '과제형' 온라인 수업의 경우, 학생들의 수업이 아닌 부모님 혹은 조부모님의 수업이 되었다는 평가가 많은 시점이다. 학생들이 해야 할 과제형 수업을 부모님, 조부모님이 대신하고 학생들은 그 시간에 학원에 가거나, 게임을 하거나 잠을 자는 등의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원격 수업의 특성상, 오프라인 수업(대면 수업)처럼 교시마다 '쌍방형' 수업이 어렵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사실상 부모 개학" 2차 온라인개학...수업 차질 우려(종합) - [서울신문] 김채현기자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00416500125&wlog_tag3=naver )

 

 

이처럼 우리의 삶은 많은 부분이 변화했다. 아직까지도 여러 문제가 논란이 되기는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의 코로나19 관련 대응이 눈부시게 잘 이루어졌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초반에는 하루에 몇백 명씩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며, WHO에서 특별히 주의를 받고 여러 나라에서 입국 금지령을 받으며 곤혹을 당하는 듯 보였으나 현재는 20명 안팎으로 확진자가 발생하며 여러 나라에서 대한민국의 기술력이나 대응 방법을 알려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시에서 처음 발생하여 전 세계로 확대해 가며 단순히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다. 코로나19로 약 15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코로나19 사태를 보면, 과거 유럽을 덮쳤던 흑사병이 생각난다. 둘 다 전염병이라는 특징과 사망자의 수가 엄청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는 흑사병을 통해 코로나19 대처 방안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흑사병은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죽은 굉장히 치사율이 높았던 전염병이다. 전체적인 통계로 보았을 때 인구의 3분의 1이 사망하였지만, 지역별로 차이가 존재했다고 한다. 전체 시민의 80%가 사망한 피렌체 옆에 있는 밀라노는 15% 정도만 사망한 사실을 보면 전염병에서 가장 중요한 것,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열쇠는 '예방'보다는 '정책'과 '시민의 참여'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킬 수 있었다. 물로 예방도 중요하다. 예방의 사전적 정의를 가볍게 언급하자면 질병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대처하는 일이다. 하지만 전염병이라는 질병은 발병 전 미리 알기도 어려울뿐더러 예방법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국,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과 '시민의 참여'가 아닐까 생각한다. 실제로도 폴란드 지역은 흑사병으로 인한 피해가 거의 없었는데, 그 이유는 폴란드 왕이 국경지대를 통제했기 때문이라고 밝혀졌다. 물론 국경지대 통제라는 초강수를 현대에 대입한다면 외교적,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에 이 방법을 현대사회에서도 고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한 국가 간의 지역 통제나 가게(대표적으로 유흥시설, PC방, 학원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를 잠시 폐쇄하는 등의 결단력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당장은 자영업자, 넓게는 시민들의 피해가 막심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생각해볼 만한 가치 있는 정책이 아닐까.

(흑사병은 어떻게 유럽을 집어삼켰을까? 질병의 역사! -[YouTube 함께하는 세계사] https://www.youtube.com/watch?v=BlYlvh-hX7s&feature=emb_title )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의 참여'이다. 과거 유럽은 시민들의 의식, 지식수준이 높지 않아 그저 기도하는 것밖에는 흑사병 전염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어떻게 해야 코로나19 전염을 막을 수 있는지 알고 있다. 성숙한 시민의 모습은 그 나라의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더욱더 성숙하고 깊은 생각으로 정부의 지침에 따라 행동하고, 스스로 조심하는 시민들의 참여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코로나19가 마무리되기에는 아직 먼 미래인 듯 보인다. 하지만 결단력 있는 '정책'과 '시민의 참여'로 코로나19 사태가 끝이 날 수 있다는 점을 흑사병을 통해 알 수 있다. 역사는 현대의 거울이자 좋은 본보기이다. 유럽의 흑사병은 많은 사람이 죽고 큰 타격을 받으며 끝이 났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최대한 타격이 없이 마무리되어 하루빨리 지구촌 시민들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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