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경의 언어 칼럼] 알아두면 유용한 신비한 맞춤법 사전

자주 틀리는 맞춤법 모음

 

지난 6월 18일, 전국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들에게는 그 어떤 모의고사보다도 중요했던 2020년 6월 전국연합 학력평가가 있었다. 모의고사를 치러보거나 수능을 이미 치러본 사람들은 아마 '국어' 과목에서 어떤 유형의 문제가 나오는지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총 45개의 국어 문제 중 11번에서 15번까지, 단 5개의 문항으로 출제되는 분야. 바로 '언어' 문제이다. 각종 문법과 문장성분 등을 알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출제된 '언어' 분야의 문제는 한국인으로서 당연히, 그리고 쉽게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실제로 다수 이들이 틀리는 경우가 많다. 사소해 보이지만 어쩌면 한 문제 한 문제가 등급을 나눌 수 있는 언어 분야의 문제를 맞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평상시의 언어 습관이 중요하다.

 

아무리 한국인이더라도 누구나 가끔 헷갈리는 맞춤법이 있기 마련이다. 사실 학교 국어 시간에 배우는 문법에 관한 내용은  배우기 전에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일 것이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어쩌면 태어났을 때부터-우리는 언어와 접하고 삐뚤빼뚤하게 글씨를 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한글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어릴 적에는 하나도 맞지 않았던 맞춤법이 자라면서 올바르게 고쳐진 이유는 우리가 오류를 깨닫고 수정하여 배웠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문법을 사용하는 능력이 우리에게 내재해 왔다. 그런데도 종종 지금의 우리가 맞춤법을 틀리는 이유는 학교 국어 시간에 문법을 배우더라도 실전에서 적용할 때 잊어버리거나 실수하는 때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로 국립 국어사전을 확인해보면 어느 정도의 규칙이 있지만 '예외'라는 것이 수없이 많이 존재한다. 내가 지금까지 당연하게 써왔던 맞춤법도 알고 보면 틀린 것이었을 수 있다.

 

 

그렇다면 헷갈리기 쉬운 혹은 알고 보니 바르지 않았던 맞춤법에 대해 알아보자. 실제로 며칠 전 진행되었던 지난 2020년 6월 전국연합 학력평가에서 15번으로 출제된 단순한 띄어쓰기 문제이다. 다음의 선택지 중 각 단어를 붙여 써야 하는 경우는 무엇일까? 1번은 '봉사 보다는', 2번은 '도울 뿐이었는데', 3번은 '너 밖에', 4번은 '때 만큼은'이다. 정답은 1번, 3번, 4번이다. 이유는 조사는 예외적으로 그 앞말에 붙여 써야 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형태 사이에서 헷갈리는 맞춤법도 있다. '어이없다'와 '어의없다', '웃어른'과 '윗어른', '널빤지'와 '널판지', '곰곰이'와 '곰곰히', '국기 게양대'와 '국기 계양대', '통째로'와 '통채로' 등이 그 예이다. 앞에 있는 모든 사례 모두 전자가 정답이다.

 

헷갈리는 맞춤법은 또 있다. 어떤 경우에 '-건대'를 사용하고, 또 어떤 경우에 '-컨대'를 사용하는 것일까? 원리부터 말하자면 바로 앞에 쓰이는 끝소리가 유성음이면, 다시 말해 ㄴ, ㄹ, ㅇ, ㅁ이면 '-컨대'로 아닌 경우에는 '-건대'로 써야 한다. 그러므로 '생각건대'와 '단언컨대'가 각각 맞는 표현이다. '왠지'와 '웬지'도 자주 틀리는 맞춤법 중 하나이다. 이 경우에는 의미에 따라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왠지'는 '왜 그런지 모르게', '뚜렷한 이유도 없이'라는 뜻이고, '웬-'은 '어찌 된', '어떠한'이라는 의미이다. 또 다른 예로는 '되'와 '돼'가 있다. 이를 쉽게 구분하려면 '하' 또는 '해'를 대입해보면 된다. '하'를 대신 넣었을 때 어색하지 않다면 '되'가 맞는 표현이고 '해'를 대신 넣었을 때 어색하지 않다면 '돼'가 맞는 표현이다. '든지'와 '던지'도 헷갈리기 쉽다. '든지'는 선택될 수 있음을 나타낼 때 그리고 '던지'는 과거를 추측하고 어떤 일의 원인으로 생각할 때 쓰는 말이다. 이 외에도 실수할만한 한글 맞춤법은 수없이 많다. 

 

한글 맞춤법을 제대로 알고 있을 때 좋은 점은 단순히 국어 시험에서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다는 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바른 맞춤법은 공식적인 상황이나 필요한 상황-가령 대입 자기소개서나 면접 자기소개서를 쓸 때-에서 매우 중요하다. 가끔가다 틀린 맞춤법이 난무하는 글을 보면 자연스레 눈살이 찌푸려지지 않는가? 혹은 심각하게 왜곡된 맞춤법 때문에 의사소통조차 쉽지 않았던 적은 없는가? 이처럼 틀린 한글 맞춤법은 다양한 불편함을 초래한다. 따라서 올바른 맞춤법을 배워두고, 혹여나 틀렸을 때도 바로잡고 알아두면 된다. 다음번에는 올바른 맞춤법을 사용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한글 맞춤법을 사용하다 보면 어느새 맞춤법 마스터가 되어있을 것이다. 맞춤법을 알아두면 분명 유용하게 쓰일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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